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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제 1-5강 선교지 정착과 선교사의 생활 본문

선교 교육, 훈련 자료/선교학교 1힉기

제 1-5강 선교지 정착과 선교사의 생활

후앙리 2020. 4. 8. 21:37

 

 

선교지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은 길고도 힘든 시간이다. 선교사가 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끝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꼭 준비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훈련과 선교단체 허입과 복잡한 과정들이 때로 지치게 만들고 선교사가 되는 것을 포기하게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모든 과정을 잘 통과하고 선교지로 출발하게 되었을 때, 드디어 하나님의 특별하신 도우심으로 소원하던 사역을 하면서 기쁨으로 선교지에서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출발하게 된다. 그러나 선교지는 예상치 못한 또 다른 힘든 일들과 충격들이 기다리고 있다. 선교지에 도착할 때부터 진정한 선교사로서의 전쟁은 시작되는 것이다. 선교사가 제일 힘든 기간이라면 선교지에 도착해서 문화에 적응할 시기인 첫 2-3년 정도이다. 이 시기가 선교사에게 가장 힘든 시기이기에 이 시간들을 잘 보낼 때 모든 면에서 건강한 선교사로 살아갈 수 있다.

 

I. 문화적응의 단계

선교사가 타 문화에 적응할 때 몇 가지 단계가 있다.

 

1. 1단계: 모든 것이 아름답다. “집처럼 좋다

이 단계에서 새로운 문화에 들어갔을 때 모든 것이 신혼의 기분이다. 이때는 사진을 찍고 여행자처럼 행동한다. 선교지의 모든 것이 아름답다. 음식이 좋고 사람들은 친절하고 재미있는 것이 많다. 고향에서 사는 것과 크게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친구들과 후원자들에게 기도편지를 열심히 써서 보내지만 그것을 받아보는 후원자들은 그렇게 좋을 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2. 2단계: 문화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문화충격의 증상이 시작되는 단계다. 짜증나고, 참지 못하고, 고단하고, 실망스럽고, 화가 나고, 비판적이 된다. 의사소통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다. 냄새는 역겹고 소리들은 성가시다. 물과 음식이 신경 쓰이고 누구에겐가 속은 것 같다. 때로 짜증이 솟구치면 자제력을 잃고 폭발하게 되며 자신이 없어지고 우울해진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수준으로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이 기간에도 잘 견디고 즐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너무 힘들어서 짐을 싸서 본국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문화충격의 기간을 잘 견디고 적응을 잘 할 때 다른 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3. 3단계: 조정하고 만족하게 된다. “나는 이제 편안하다

이 단계는 변환의 단계이다.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일어선다. 삶이 편안해지고 덜 외롭고 유머가 살아난다. 문화차이가 이해되기 시작하고 조금씩 중요한 결정들을 하게 되고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고 조각난 인생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문화 충격에서 회복되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불안이 가라앉고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되면서 안도하게 되는 것은 별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 머물러서 문화를 배우는 것과 사역을 느슨하게 한다면 진정한 만족감은 없어질 수도 있다.

 

4. 4단계: 역문화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나의 고국이 더 힘들다

선교지에 정착을 하고 안정감을 찾아 사역을 시작할 때 쯤 되면 안식년(본국사역)을 맞게 된다. 안식년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때는 많은 기대와 소망을 갖는다. 그러나 몇 년 만에 돌아온 고국은 선교사가 생각했던 것만큼 편안하고 좋은 곳은 아니다. 그 동안 선교사도 변했고 고국도 변했다. 처음에 도착하였을 때는 흥분과 행복감이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선교지에서 정착할 때 경험했던 문화충격만큼의 혼란과 좌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 시기를 역문화 충격이라고 한다. 선교사는 역문화 충격으로 별로 말을 하지 않게 되고 심리적인 이상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재입국의 역문화 충격을 극복할 때 쯤 되면 다시 선교지로 2기 사역을 위해 출발하게 된다.

 

II. 선교지 정착

1. 선교지 정착에 대한 준비

선교지에 도착하기 전에 한국에서 미리 선교지 정착에 대한 준비를 한다면 정착시기에 문화충격을 줄일 수 있다.

 

첫 번째 준비는 선교지 상황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선교지 상황, 즉 문화, 언어, 생활 관습, 사회, 경제 구조 등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한다.

 

두 번째 준비는 선교지 정착에 대한 철학과 선교사로서 삶과 사역의 철학을 갖는 것이다. 선교사로서의 방향과 목적과 태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을 갖지 않으면 정착하는데 있어서 많은 혼란이 있을 뿐 아니라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이는 선교지 정착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사역의 형태와 대상, 현지인의 생활수준을 고려해서 선교사가 어느 정도의 경제 생활수준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런 철학은 집은 어느 정도의 집에서 살고, 자동차는 언제,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구입하고, 도우미나 운전기사 등을 고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선교사의 사역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과 선교사 자기관리도 선교사가 가진 철학에 따라 결정된다. 선교사가 선교지 문화에 적응하고 정착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선교사가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하면 선교지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기 힘들다. 그럼으로 선교사의 진정한 문제는 선교지의 환경이나 문화가 아니라 선교사의 자기관리 능력에서 비롯된다. 선교사의 자기관리 능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의 성장배경과 과정이 자기관리 능력을 만든다. 학교교육과 선교훈련, 그리고 교회생활을 통해서 자기관리능력이 계발된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은 선교사가 되기 전에 이미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선교지의 환경과 문화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교지의 다른 문화를 극복하고 정착하여 사역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선교사가 되기 전에 어떤 삶의 철학과 자기관리 가운데 살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준비는 가르치는 선생으로가 아니라 배우는 학생으로 산다는 마음의 자세를 갖는 것이다. 배우는 학생은 질문할 수 있는 자유, 실수할 수 있는 자유,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유, 형식과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 마음대로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는 자유,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그럼으로 선교사가 배우는 학생의 자세로 살 때, 문화 충격을 줄이면서 선교지 정착을 잘 할 수 있으며, 정착의 과정을 잘 통과하면서 아름다운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선교사는 주인이 아니라 현지인의 종으로 산다는 섬김의 자세가 선교지 정착에 도움이 된다. 종은 주인을 섬기면서 모든 것을 주인의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종은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다. 종은 주인의 뜻에 자신의 뜻을 맞춘다. 선교사가 현지인의 종이 될 때 현지인의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교사는 누구인가? 선교사이기 전에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인이 갖는 가장 중요한 정신은 사랑과 용서와 관용이다. 사랑과 용서와 관용의 삶과 태도는 선교지의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2. 현지 정착의 실제

한국에서 결혼하는 젊은이가 신혼생활을 위한 많은 준비들을 해야 하는 것처럼 선교사도 선교 현지에 도착하면 해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이 있다. 집을 구해야하고 가구를 장만해야 하며, 자녀 학교를 알아보아야 하며 시장과 은행과 관공서를 찾아다녀야 한다.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복잡한 과정이고 힘든 일이지만 피해갈 수 없는 일들이다. 이런 힘든 과정 가운데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정착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이다. 피할 수 없다면 친구를 삼고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선교지 정착의 어려움을 선교사는 받아들여야 한다. 정착할 때의 고생은 나중에 추억이 될 수 있고 선교사 자신을 위한 훈련이 될 수 있다. 삶은 환경이 아니라 해석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것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기는 자세를 가질 때 극복할 수 있다.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만족하는 삶이고 감사의 삶이다.

 

1) 선교지에 도착해서 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

(1) 선교지에 도착하면 한국 대사관(영사관)에서 재외국민 등록을 한다.

(2) 한국 대사관에서 발행하는 거주 증명서는 많은 금액의 선교비를 받을 때 필요하다.

(3) 처음 도착하여 주변 지리를 익히고 환전을 하고 은행 구좌를 개설한다. 전화나 인터넷 가입을 한다. 이런 일들은 선임 선교사의 도움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신임 선교사는 일정 기간 동안 선임 선교사의 지도와 보호아래서 정착하는 것이다.

(4) 물건 구입은 각자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선교사의 정체감을 생각하는 가운데 너무 과도하지 않게 구입한다.

(5) 위기 상황에 대비한다. 선배 혹은 동료 선교사, 그리고 선교부에 비상 연락처를 알린다. 교통 체계나 강도 혹은 도둑이 들어왔을 때 대처방안을 파악한다.

(6)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굳이 알리려고 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사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다.

(7) 선교지에 있는 현지인 교회에 출석한다. 자녀들은 한인교회에 보내고 선교사 부부만 함께 현지인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능하면 가족이 다 함께 현지인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좋다.

(8) 신임 선교사는 정착의 과정 가운데서 현지 문화에 적응할 때, 어린 아이처럼 실수할 수 있다. 선교사는 실수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신임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어린 아이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다. 어린아이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선교사는 어린아이와 같이 된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9) 신임 선교사는 선임 선교사와의 갈등을 예상해야 한다. 선임 선교사는 자신의 경험과 입장이 아닌 신임 선교사의 입장에서 대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반대로 신임 선교사는 선임 선교사의 경험을 귀하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10) 초기 정착시에 일처리를 빨리 하고자 서두르지 않는다. 문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곳에 정착할 때 적절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2) 집구하기

(1) 집은 가족들이 안정되게 정착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공간이다. 한번 집을 구하면 1년은 살아야 하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2) 집을 구하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선교사는 외국인으로 살기에 현지인들의 눈에 쉽게 띌 뿐 아니라 현지인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집주인과 함께 사는 경우, 선임 선교사와 함께 사는 경우, 경비원이 있는 경우의 집을 구할 수 있다. 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다른 것들은 자녀 학교, 소음, 자연 재해, 가격(월세), 크기, 주변 환경, 생활의 편리성, 교통 등이 있다.

(3) 집을 구할 때 선임 선교사의 도움을 받되, 선임 선교사가 설명이나 제안한 내용을 잘 수용한다. 선임 선교사에게 집구하는 것을 위임할 때는 불평을 하지 않아야 한다. 선임 선교사가 구해준 집이 마음에 안들 때는 불평하지 않고 계약기간까지 기다린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자신이 선택하여 이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선임 선교사의 노력과 배려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4) 선교사가 원하고 꼭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갖춘 완전한 집은 없다. 집을 구할 때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의 선택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선교사에게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집은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2)번의 고려해야 할 사항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그에 따라 맞는 집을 선택한다.

(5) 선교사는 누구에게 공개해도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집을 구한다. 선교사로서 최소한 합당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집을 구한다.

(6) 장기 선교사로 살 경우,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 집을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7) 독신 선교사는 다른 독신 선교사와 살 수 있지만 무조건 권장하지는 않는다. 부부 선교사 가정과 함께 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독신선교사에게 무엇보다도 안전이 중요하며, 독신으로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3) 자동차 구입과 사용

(1) 자동차는 공식적인 언어 공부 후에 사는 것이 좋다. 언어 공부를 위해서 현지인과 많은 접촉을 하는 것을 자동차가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언어 습득 기간에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현지 문화와 생활 습관을 익히는데 방해가 된다.

(2)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가능하면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류의 차종을 구입한다.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차종은 고장이 났을 때 부품도 많아 고치기가 쉽고 대체적으로 다른 차종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이 많이 타는 차종은 외국인으로서 특별하게 눈에 띄지 않는 장점도 있다.

(3) 자동차 운전 보험에 반드시 들어야 하며, 자동 경보 장치를 설치하여 도난에도 예방하도록 한다.

(4) 차량 사고의 위험을 예상하여 사고에 대비한 조치들을 익힌다. 자동차 사고 시 외국인이기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선교사 사망의 1위가 교통사고인 것을 염두 해 둔다.

(5) 교통 법규 위반시나 경찰의 검문을 당할 때의 대처 방안을 숙지한다.

(6) 현지인 운전사를 고용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선교사로서 정체감과 재정적인 면을 고려할 때 운전수 고용은 재고해보아야 할 일이지만 시간 활용이나 사고 시 대처를 잘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4) 현지인 가사 도우미

현지인 가사 도우미를 구하는 장점으로는 선교사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 식료품을 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현지 문화를 익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내 선교사의 일을 줄여 언어 공부와 사역에 도움이 된다. 현지인의 일자리 고용이라는 장점도 있다. 한국 문화와 달리 현지 문화는 외국인이 도우미를 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오히려 도우미가 없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단점은 선교사의 삶이 외부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인보다 잘 산다는 것으로 인한 괴리감을 현지인에게 줄 수 있다. 도우미로 인해 도난을 당할 수도 있으며, 고용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국 문화에서 후원자들의 입장은 선교사가 도우미를 구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III. 선교사의 문화 충격

선교사는 선교지에 정착하는 과정과 사역하는 동안에 선교지의 문화 충격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문화충격을 잘 이겨내지 못하면 선교지 정착과 생활, 그리고 사역은 어렵게 된다. 문화 충격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이해해야만 선교지에서의 생활을 잘 할 수 있다.

 

1. 문화 충격 일반

문화충격이란, 폴 히버트(Paul Hiebert)는 선교사와 문화 인류학에서 우리가 새로운 문화를 대할 때 일어나는 혼돈감과 방향 상실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삶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던 정상적인 지침들이 갑자기 의미를 상실하게 되면 혼동과 불안, 때로는 좌절, 분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 문화 충격이다. 문화충격은 우리의 연합과 증인된 삶,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또 우리를 통하여 성취하고자 하시는 것들을 약화 시킬 수 있는 매우 미묘하고 위험한 면을 가지고 있다. 문화 충격이 정말로 위험한 이유는 우리의 기대 및 판단과 관련되는데 우리가 진짜 적이 누구인지 착각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혼란은 우리가 상황을 올바로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믿어버릴 때 생긴다

 

1) 문화 충격은 실제로 존재한다.

문화 충격은 다른 환경에 들어갈 때 직면하는 혼돈과 방향 감각의 상실이다. 외국 문화권으로 이주하는 이사 충격과 병원이나 교도소에 가는 충격, 심지어 결혼 충격 등이 있다. 새로운 문화 속으로 들어갈 때 문화 충격이 실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문화충격을 극복하는 것이 시작된다.

 

여행자들은 자신의 문화와 비슷한 작은 섬과 같은 외국 호텔에 들어감으로써 문화 충격을 피하지만 선교사들에게는 그럴 수 없다. 문화 충격을 받지 않는 선교사는 없다. 선교지의 현지인들은 선교사의 문화충격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교사에게 문화충격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문화충격을 받고 있는 선교사들이 서로 도와야 하는데, 특별히 선배 선교사들은 후배 선교사들의 어려움과 문화 충격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도와줄 책임이 있다.

 

2) 문화적 충격은 타문화로 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문화충격은 잘 사는 나라에서 못 사는 나라로 가는 사람 뿐 아니라 못 사는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가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문화 충격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문화 충격은 똑같이 존재한다. 외국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문화 충격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선교사들에게는 문화 충격이 몸의 가시처럼 늘 어려운 시험이 된다.

 

3) 문화적 충격은 지리적인 거리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선교사가 가는 나라가 고국에서 멀면 멀수록 문화 충격은 심하게 나타난다. 미국 사람이 캐나다에 갈 때는 문화 충격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미국 사람이 아프리카나 인도에 갈 때는 많은 문화충격을 경험한다. 한국인이 중남미 지역으로 갈 때, 중국이나 동남아로 가는 것보다 더 많은 문화적 차이와 충격을 느낄 수 있다.

 

4) 사회적 수준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은 내려가는 것보다 쉽다.

백만장자가 하루아침에 자기 재산을 다 날리면 자살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이 복권에 당첨되면 자살하지 않는다. 큰 집으로 가는 것은 충격이 별로 안 되지만 작은 집으로 가는 것은 큰 충격이 된다. 인력거를 타는 사람은 제트기를 타면 좋지만 제트기를 타던 사람이 인력거를 타는 것은 쉽지 않다. 선교사들은 일반적으로 부자 나라에서 가난한 나라로 가기에 문화 충격이 크게 나타난다. 한국인이 가난한 아프리카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한국인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한국에서보다는 큰 집에 사는 경우가 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작은 집으로 가는 것은 역문화 충격을 받게 된다.

 

5) 문화적 충격은 보통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남자들은 일을 하면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과 접촉하고 사역을 하면서 문화 충격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는 집안일을 하면서 일상생활에 관계되는 수많은 불편들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으로 남편이 아내를 돕되 고국에서 보다도 더 많이 도와야 한다.

 

6) 문화적 충격은 여러 단계로 일어난다.

처음 도착한 선교지는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 짐을 실어다 주고 팁을 원하는 사람, 눈 깜짝할 사이에 도둑질하는 사람이 있다. 택시 승강장에서는 짐을 낚아채고 도와주면서 팁을 요구하고 택시 요금은 정해진 요금보다 더 받는다. 길거리의 간판을 읽을 수도 없고 물건을 어디에서 사야하는지를 모르는 것과 물건을 흥정해야 하는 것들이 스트레스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충격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이 신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신기한 것들로 인해 기도 편지에 쓸 이야기 거리들이 많이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은 불편함과 언어 습득의 어려움도 선교사에게 문화충격이 된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처음 도착해서 언어를 모를 경우에 선교지 생활은 불편하기 한이 없다. 생애 최초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되는 답답함은 말 못하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처럼 답답하다.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지만 갈수록 언어 실력이 늘지 않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더딘 진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러 번 위장에 탈이 나게 되고 설사병을 한 두 차례 치러야 한다. 세 살 난 딸은 온몸에 땀띠가 나고 아내는 임신을 한다.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어?’ 하며 불평하게 된다. 선교사는 이런 충격의 과정을 겪으면서 조금씩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정착하여 적응할 시점에 안식년 통보를 받게 된다. 선교사가 문화에 잘 적응하고 이제는 이곳이 정말 좋다고 느낄 만 할 때 안식년으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때 역문화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왜냐하면 본국으로 다시 돌아와 적응해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교지에서는 주위의 가난이 충격이지만 본국에서는 풍요로움에 충격을 받게 된다. 그동안 선교지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보며 함께 아파하면서 지내왔는데 돌아온 고국은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 있고 모든 것이 풍요로운 모습에 선교사는 충격과 혼동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이 낭비하는 것을 볼 때는 화가 나고 음식을 남기는 것만 보아도 속상하게 되는 것이다. 선교사는 이런 단계별 문화충격 가운데 살아가는 것이다.

 

7) 선교사들은 문화 충격에 각자가 다 다르게 반응한다.

사람은 모두가 문화 충격에 대해서 다른 반응을 한다. 어떤 선교사는 더위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떤 선교사는 더위를 힘들어 하기도 한다. 어떤 선교사에게는 파리와 모기가 문제가 되어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지만 어떤 선교사는 모기에 대해서 전혀 문제가 없기도 하다. 어떤 선교사는 멀리서 밤에 들려오는 현지인의 음악소리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지만 어떤 선교사는 그 음악소리 때문에 오히려 잠을 더 잘 잘 수도 있다. 한 사람에게는 약이 되는 것이 한 사람에게는 독이 된다. 어떤 선교사도 같은 환경에 대해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는다.

 

2. 문화 충격의 형태

문화충격이란 어릴 때부터 배워온 모든 문화적 틀과 지침들이 더 이상 적용되지 못할 때 경험하는 방향감각의 상실이다. 삶을 영위하던 모든 기준들이 허물어질 때 혼동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 무엇이 잘못인지 알지 못하고 그 가운데 무엇을 해야 할지는 더더구나 알 수 없는 혼동에 빠지게 된다.

 

1) 언어충격

첫 번째 문화충격은 의사소통의 불능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사람은 계속 말하고 몸짓을 하고 글을 써왔기 때문에 언제부터인가는 의사소통의 과정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도 의사소통은 자동적인 것이다. 그런 사람이 이방인으로 새로운 세계에 들어오면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때, 갑자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주된 수단을 잃어버리게 되는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단순한 말을 하려고 하더라도 어린 아이 같이 애를 써야 하고 계속적으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수 주간 언어 공부를 하고 난 뒤에도 선교사는 감자 한 바구니 값이 얼마인지 이야기하는 것 이상의 능력이 없다. 자신의 교육이나 지식, 그리고 고향에서 자신의 지위나 신분안정을 주던 상징들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진다. 선교지에서 지적이고 교육받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선교사는 그들에게 어린아이수준의 답변 밖에 할 수 없다.

 

선교사는 언어를 배울 때 사람들이 뒤에서 웃고 있는 듯한 불안한 느낌을 갖게 된다. 뒤돌아보면 실제로 현지인들은 선교사를 보고 웃고 있다. 이 때 자신에 대한 실망감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언어 공부는 지치고 지루하며 선교사를 실망스럽게 한다. 아무것도 논리적이거나 자연스럽지가 않다. 이런 과정이 길어지거나 충격이 너무 클 때는 선교사가 중도에서 포기하기도 한다. 그것은 육체적인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대인 기피적인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한다.

 

어떤 선교사들은 자신이 언어를 배울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선교사들은 스스로 이해할 수 없거나 연습하는 것을 지독히 싫어해서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수를 저지르지 않거나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을 하지 않고서 언어를 배울 수는 없다. 언어충격은 사람들을 어려움 가운데 몰아넣을 수 있지만 언어를 배우지 못하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고, 어울리지 못하면 더더구나 배울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런 이유로 불충분하게 한 언어 습득은 결국 제대로 된 사역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2) 일상생활의 변화

선교사가 본국에서는 장보기, 요리, 은행일, 세탁, 치과 치료 등의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서는 아주 단순한 일조차도 커다란 정신적 부담이 되고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어떤 나라에서는 음식을 준비하는데 본국에서보다 두세 배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는데 장작불을 지펴야 하고 닭요리를 하기 위해 사온 닭이 아직도 살아서 주변을 뛰어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화권에서 첫 해 동안의 선교사의 삶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만 계속할 수 있다. 모든 시간을 요리, 세탁, 장보기, 집을 수리하는데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선교지에 온 목적은 선교 사역인데 사역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은 선교사를 답답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좌절은 더 커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속수무책일 상황이 되기도 한다.

 

3) 관계의 변화

인간의 삶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관계를 통해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상을 얻게 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실패하면 삶의 개념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인 인정이나 지지가 없이 자신의 신조나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아무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것보다는 구설수에라도 오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본국의 문화권 안에서도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문화권에서의 인간관계 유지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배우자나 자녀들도 새로운 문화권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들 스스로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가장인 선교사 자신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데, 가족들의 적응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더 더욱 힘든 일이다. 선교사 주변의 다른 선교사들도 바쁘기 때문에 선교사의 어려움을 도와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지인과의 관계에서도 겨우 말할 정도의 언어 수준밖에 되지 않기에 현지인들이 말하는 묘한 뉘앙스까지 이해할 수는 없다. 현지인들의 유머는 와 닿지 않고 자신의 유머는 그들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히려 현지인들의 말을 경청하려는 선교사의 노력은 더 큰 에너지를 소진하게 한다.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으로 흥분되던 예배 출석조차도 시간이 갈수록 무미건조해지고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외로움에 시달리며 생각을 나눌만한 사람도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본국에서는 직위, 학위, 다양한 집단의 회원자격 등을 가지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이러한 옛 정체성이 사라진다. 새로운 선교지 환경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4) 이해력의 상실

사람이 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문화를 배우고 상황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삶 가운데 자신이 기대하는 것과 남들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다. 본국에서는 우측으로 운전해야 하는 것과 설탕 값을 깍아 달라고 흥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매표소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선교지에서는 그런 것을 모른다. 어떤 지역에서는 손가락으로 무엇을 가리키면 더럽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지만 선교사는 그것을 모르기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는 현지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 된다. 선교사가 자신이 확실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어긋날 때 좌절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것은 가치의 혼돈을 가져오게 한다. 이 혼돈은 의미에 대한 상실로 이어지고 이 의미 상실은 현실에 대한 부정과 인간 삶에 대한 회의를 가져오게 하여 가장 큰 문화충격이 된다.

 

5) 감정과 가치관의 혼돈

문화충격에는 감정과 평가의 방향상실도 있다. 선교사에게 현지인의 음악은 화음이 안 맞는 것 같고 음식은 이상한 냄새가 나고 오락은 유치한 듯 보인다. 이는 본국의 음악을 듣고 싶고 익숙한 음식을 먹고 싶고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저녁 뉴스를 보고 싶고 오락을 즐기고 싶은 갈망을 갖게 한다. 외국에서 왔다는 초기의 흥분이 사라지고 나면 향수병에 시달리고 익숙하지 않는 관습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 이 일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더디기 때문에 속이 상하는 일이 많아진다.

 

가치관의 영역에서 점잖지 못한 옷차림, 가난한 자에 대한 무관심, 선교사에게는 명백한 도둑질, 부정직, 뇌물로 보이는 일들을 보면서 도덕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이고 이것은 선교사를 화가 나게 만든다. 현지인들이 선교사들의 행동을 부도덕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선교사는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예를 들면 뉴기니아에서 현지인들은 선교사들을 인색하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선교사들이 자신의 음식을 나누어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옷, 담요, 총 같은 소유물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여선교사의 복장을 부도덕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여자의 신체에서 가장 성적 자극을 주는 곳이 여자의 종아리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 문화 충격에 대한 선교사의 증상

1) 타문화 배격 현상의 증상

선교사에게 문화충격이 올 때 선교지 문화를 배격하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1) 현지인에 대한 기피의 태도를 보인다.

(2) 동료들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

(3) 끊임없이 타인의 약점을 찾고 사람들과 계속 충돌하게 된다.

(4) 늘 쓴 마음과 갈등 속에 있게 된다.

(5) 실패의 두려움, 무가치함, 실수에 대한 자책감, 나쁜 자아상을 갖게 된다.

(6) 늘 염려하고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으며 스트레스를 잘 받게 된다.

(7) 때로는 하나님에 대한 불평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왜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오게 하셨나? 왜 나를 선교사로 불러주셨나? ? 라는 질문들이 자꾸만 쏟아져 나온다.

(8) 현지 환경의 삶에서 곤충이나 벌레를 보고 질색하게 되고 병균이나 질병에 걸릴까봐 지나치게 염려하게 된다.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하여 현지 음식을 전혀 먹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2) 타문화 몰입현상의 증상

타문화 배격의 반대로 선교지 문화에 대한 몰입현상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 선교사의 조국과 민족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하게 된다.

(2) 선교사가 소속한 선교 단체를 지나치게 비판하게 된다.

(3) 선교사가 가진 자신의 문화와 가치 기준을 지나치게 비판하게 된다.

 

3) 영육간의 문제

문화충격을 받았을 때 행동으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영적,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1) 스트레스로 인하여 삶의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2)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입맛을 잃기도 한다.

(3) 심리적, 영적 우울증 때문에 현지인들이 이유 없이 싫어지고 미워지기도 한다.

(4) 신앙적으로 계속 후퇴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4. 문화 충격을 일으키는 요소

1) 기후

한국 선교사들은 4계절을 경험했기 때문에 대체로 기후에 잘 견딘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람들은 겨울에는 온방이 잘 된 곳에서 여름에는 에어컨 시설이 잘 된 곳에서 추위와 더위를 느끼지 않고 살기에 오히려 이런 환경이 다른 기후에 적응하는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선교지 나라들은 적도 가까이에 있다. 적도에 있다는 것은 열과 습기가 있다는 것이다. 열과 습기가 합해지면 대단히 덥게 된다. 대부분의 선교지는 우기와 건기의 두 계절만 있다. 우기에는 몇 달 동안 비만 내린다. 하루 밤 사이에 책과 가죽 제품은 다 습기가 차서 못쓰게 된다. 마른 옷을 입어 볼 수가 없다. 건기 때는 서너 달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마른 먼지가 사람을 극도로 피곤하게 한다. 더위는 살인 더위여서 한 손에는 부채, 한 손에는 수건을 가지고 잠을 자야만 한다. 전기가 없는 곳이라면 그 기간이 지나는 것 밖에 이겨 내는 방법이 없다. 이런 날씨로 인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이상이 생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2) 가난

선교지는 대부분이 가난한 나라이다. 선교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가난을 자신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선교사가 가난한 환경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편하게 있을 수 있겠는가? 선교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면서 살지만 마음은 너무 무겁고 괴로운 것이다.

 

3) 질병

선교지에 질병이 많은 것은 영양실조, 비위생 시설, 영적인 혼탁으로 건강을 돌보지 않는 이유가 있다. 병원이나 보건소 시설이 열악하여 가난한 사람에게는 예방이나 치료를 받기에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위생 관념이 부족함으로 눈병이 많고 식중독에 많이 걸리게 된다. 영양실조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키가 작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을 매일 접하는 선교사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좌절하게 된다.

 

4) 언어

언어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 되지만 처음에는 상당한 충격이다. 때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전이 없어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설교나 성경공부를 가르치는데 감정의 전달까지 다 하지 못해서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언어 때문에 때로는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고 아울러 온갖 당혹스러운 일을 당하게 된다.

 

5) 이상한 관습들

어느 선교지는 남자가 여자와 인사를 나눌 때 얼굴의 볼을 맞대고 인사를 한다. 처음 접하는 한국인 선교사는 어색하고 인사하기가 힘들다. 사람을 만날 때 어떤 말을 하며, 언제 팁을 주며, 언제 초대에 응하고, 거절하며, 거절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들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격들이다.

 

6) 다른 충격들

이밖에도 사소한 문화충격을 일으키는 것이 많이 있다. 전기가 끊어진다든지,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든지, 행정적인 일을 보는데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든가, 나라의 비합리적인 체제나 부정부패를 본다든지, 운전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든지, ‘아니오’(NO)를 하지 못하는 습성 때문에 고충을 당한다든지, 외국인에 대한 권위주의로 피해를 볼 때 선교사는 지치게 된다.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없을 때, 외국인이라고 놀림을 당할 때, 이럴 때 드러내 놓고 화를 낼 수는 없고 이것이 쌓이면 큰 스트레스가 된다.

 

5. 문화 충격을 극복하는 방법

문화충격이란 실제적이고 골치 아픈 것들이지만 그것들은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은 아니다. 하나님이 선교사로 보내실 때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문화충격들을 이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들을 허락하신다.

 

1) 예수님과 그분의 성육신을 기억한다.

예수님은 이 세상 사람들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고 사람들과 함께 사셨다. 그 분은 이 땅에 계실 때 슬픔의 사람이었고, 고난을 통하여 순종을 배우셨다. 주님은 부요하신 자로서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우리로 부요케 하려 함이었다(고후 8:9). 주님은 인간이 되셨을 뿐 아니라 종이 되셨다(2:7). 그분은 자기가 태어날 수 있는 가정을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셨지만, 부유하고 권세 있고 신분 있는 집안에 태어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요셉과 마리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셨다. 우리는 그분을 따라가는 사람들이고, 제자는 그 스승보다 낫지 못하며, 종이 그 상전보다 낫지 못하다(10:24). 주님의 성육신을 생각하면서 우리도 그런 삶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2) 문화적 충격이란 정상적인 반응임을 인식한다.

문화적 충격은 나에게만,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무리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다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선교사도 인간이며 주어진 환경에 인간적으로 반응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서 문화 충격을 받는 자신의 감정을 헌신의 부족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문화적인 변화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며, 영성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마귀가 선교사를 공격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문화충격으로 인한 좌절이며, 그 마음에 의심을 뿌리는 것이 마귀의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다른 사람들도 극복해 내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문화충격으로 인해 좌절할 때 선교사는 최악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두 달만 잘 견뎌내면 그것은 완전히 잊혀진 것으로 지나가 버린다. 우기가 있으면 해가 뜨는 건기의 날이 반드시 온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경험을 통과했으며, 그들도 계속해서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 선교사는 자신도 잘 극복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4) 가능한 한 빨리 언어를 익힌다.

의사소통은 문화 충격을 해소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화할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것일지라도 해결할 가능성은 있다. 말할 줄 알아야 억울함을 당해도 잘못을 지적하고 항의하지만 말을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더욱 답답하게 되기에 언어가 잘되면 문화적 충격을 빨리 극복할 수 있다.

 

5) 문화 속에 있는 좋은 것들을 찾는다.

선교사는 현지 문화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대해야 한다. 어떤 문화도 다 나쁘거나 다 좋은 것은 없다. 모든 문화에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것들이 있다. 타문화의 긍정적인 면을 본다면 자국문화와 현지 문화의 두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서 현지 음식에 대한 마음을 열고 자주 먹는다면 한국 음식의 맛과 현지 음식의 맛 두 가지를 즐기는 것이 된다. 자기 음식만을 고집하며, 그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지음식을 즐기지 못할 뿐 아니라 현지 적응도 어렵게 된다.

 

6) 두고 온 본국 생활을 빨리 잊는다.

선교지를 본국과 비교하지 않는 것도 문화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본국의 문화와 환경을 생각지 않고 현지 문화에만 충실하게 적응할 때 문화충격을 이길 수 있다. 본국의 것들은 과거의 것들이며, 안식년이 오면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7)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고 소명감을 확인한다.

바울은 말하기를 어떤 형편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고 했다(4:11~12).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라고 했다(고전 15:10). 내가 선교사를 선택하기 전에 하나님이 나를 먼저 선교사로 선택하셨고 내가 어려움 당할 때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하시고 아시는 하나님이 계신다. 은혜로 지금까지 산 것이지 선교사 자신의 힘으로 산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의해서 왔다는 소명감이 있다면 하나님의 은혜로 넉넉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고후 9:8). 다른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해외에 나와서 억척같이 사는 것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서 선교지 까지 온 선교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견딜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더불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한다.

 

8) 두려움을 인정한다.

어떤 새로운 상황에서 가질 수 있는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처음 도착하여 두려움을 느낀다면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혼자 집을 나왔을 때 버스를 타고 가면서 다시 집에 돌아가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있고 택시를 타면서 혹시 택시 운전사가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때로 선교사는 두려워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선교사가 이런 두려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다.

 

(1)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사에 참여한다. 현지 사람들과 더 가까이 지낸다. 현지인들과 마음을 나누고, 새로운 문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배우는 것은 두려움을 이기게 해준다.

(2) 문화적인 관찰을 한다. 언어를 배우면서 문화를 배운다. 언어노트, 문화노트를 사용하여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며 두려움을 이기게 해준다. 시장, 거리, 운동장, 공공장소 등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고 세밀히 관찰하는 습관을 갖는다.

(3) 현지인 친구를 사귄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좋은 친구는 그 문화와 선교사를 연결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선교사는 선교사들끼리만 친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지인 친구를 통해서 선교지의 문화를 배워 나갈 때 문화충격을 줄일 수 있다.

(4) 마음의 불안을 인정하고 사람들에게 드러낸다. 불안은 확실한 근거가 없는 막연한 두려움일 뿐이다. 이런 불안의 대부분은 실제 하지 않는 것들이다. 만약 자신이 가진 불안감을 표현한다면 두려움을 이길 수 있고 선교지에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5) 선교사가 갖는 불안은 일시적인 것이다. 새로운 문화권에서 사는 방법을 배우게 되면 많은 두려움이 없어진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두려움이 사라진다.

(6) 스트레스를 다룬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선교사가 처음에 언어를 배울 때는 실수할 수 있다. 실수할 때는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면 자신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스로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과 같다. 선교사도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여유 있게 생각하고 그 실수에 대해서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선교지 사람들이 선교사의 실수를 보고 웃을 때도 있다. 그것은 현지인들이 선교사에 대해서 웃는 것이 아니고 선교사의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노력에 대해서 웃는 것이다. 선교사의 실수는 인격을 격하시키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여유를 갖는다.

외국 생활에서 선교사가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갖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국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일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 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런 환경 가운데서 살았던 한국인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가서 일에 대한 부담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는 일에 대한 조급함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스트레스로 스스로 망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살았던 문화와 습관과 생각을 떨쳐 버리고 한가로운 시간을 만들어 책을 읽거나 사람들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선교사는 가족끼리 가끔은 외식을 할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일상의 생활에서 유머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은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장소를 피한다.

선교지에 처음 도착하여 언어를 못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피해서는 안 된다. 계속해서 가게, 슈퍼, 교회, 시장 등을 방문해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아야 한다. 많은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선교사는 여행을 자주 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다. 선교사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선교지 나라를 연구하는 기회가 된다. 그러나 선교사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

 

9) 문화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지인과 신뢰를 쌓는다.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현지인과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다. 친구를 사귀게 되면 더 많은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많은 사람과 신뢰를 쌓게 된다. 현지인들이 선교사를 신뢰하게 되면 그들 문화 속에 선교사를 포함시키고 선교사는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현지인과 신뢰를 쌓는 데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1) 학생이 되어 선교지의 문화를 배운다.

선교사는 자신이 무엇을 가르치러 온 사람이라는 인식을 내려놓고 대신 배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현지인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문화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나라 사람들과 자신의 문화를 나누는 것을 즐겨 한다. 선교사가 그들 문화를 배우려는 태도로 그들에게 접근 할 때 신뢰관계는 깊어진다.

 

(2) 현지인들에게 선교사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다.

선교사도 사람이기에 약점이 많이 있다. 현지인들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기도를 부탁하는 것은 현지인과 신뢰관계를 쌓는데 좋은 도구가 된다. 예를 들어 선교사가 위가 좋지 않거나 배가 아팠을 때는 현지인들이 주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그 때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현지인들에게 크나큰 실례가 될 수 있다. 이 때 선교사가 그들에게 자신의 약함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수 있다. 그 약한 부분에 대해 기도를 부탁할 때 현지인들은 오히려 선교사를 용납해 준다. 선교지 사람들과 성경공부를 할 때나 설교할 때 내 자신의 실수와 연약함에 대해서 드러내는 것도 선교지 적응에 좋은 방법이다. 상대의 약한 모습까지 알 때에 그 사람을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기에 선교사가 연약함을 드러낼 때 그것은 현지인들에게 더욱 신뢰를 쌓아 가는 도구가 된다.

 

(3) 현지인들의 문화의 틀에 맞추어서 생활 한다.

선교사는 선교지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하기를 바라기 전에 자신이 먼저 선교지 사람들을 이해하고 적응하려고 해야 한다. 선교사는 손님이지 주인이 아니다. 손님이 남의 집을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되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선교사가 변해야 한다. 선교사는 예수님처럼 성육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1:14). 성육신은 선교사로써 가장 힘든 부분이다. 남자 혼자라면 좀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아내와 자녀가 있기에 더욱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여 성육신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을 잃어서는 안 된다. 마음의 부담을 잃어버린 선교사는 이미 선교사의 자격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선교사의 변화를 통하여 현지인들이 구원 받을 뿐 아니라 그들의 감정, 정신, 물리적인 것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선교사가 먼저 그들 중에 장막을 치고, 그들의 길로 여행을 하고, 그들의 집을 방문하고, 그들의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한다.

 

현지인들은 사람들과 같이 모여서 오랜 시간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선교사가 볼 때에 현지인들이 목적 없이 그냥 오랫동안 담화하는 것이 시간낭비처럼 보일 수 있다. 선교사의 눈에는 비합리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럼으로 선교사는 그들과 함께 그 담화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때 신뢰가 쌓여가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의 생활수준도 현지인과 비슷하면 할수록 신뢰를 쌓아 가는데 좋은 방법이 된다. 음식도 같이 나눌 수 있어야 하고 옷도 현지인과 비슷하게 입는 것이다. 양복을 입는 문화가 아닌 현지인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과감히 양복을 벗는 것이 좋다. 선교사는 주일에도 현지인들에게 선교사는 다르다는 이질감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서 그들과 똑같이 청바지를 입고 교회에 출석하고 설교할 필요가 있다. 만약 양복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고집한다면 그들은 설교하기 전에 이미 옷 모양 때문에 선교사에게 마음을 닫아 버릴 것이다.

 

선교지마다 선교사가 처음에 힘든 음식이 있다. 그것을 처음부터 피하게 되면 현지 음식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힘든 음식일지라도 한 번 두 번 먹다 보면 적응하게 되고 차츰 그것을 즐기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대접했을 때 손님이 잘 먹어 주는 것을 기대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손님이 먹지 않으면 호의를 거부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음식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만약 먹는 것이 어려우면 처음부터 적게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가까운 현지인을 사귀어 음식 문화를 배우는 것도 지혜이다. 어떤 선교지에서는 음식을 대접받았을 때 직접 먹지 않고 대신에 봉지에 넣어 가져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곳도 있다. 음식이 맛이 있어서 집에 가서 식구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가 이런 문화를 알면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어느 사회에나 의복은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의복은 보호와 예의, 편안함과 필요, 성과 나이, 직업, 혹은 신분의 상징으로서 기능을 한다. 어느 곳에서는 단순한 장식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처음에는 선교사의 눈에 현지인들의 고유 의상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른다. 반면에 현지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기후 속에서 수백 년 동안 살아오면서 익숙한 것이기에 그들에게는 이상하지 않다. 그들은 그들에게 맞는 가장 적절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선교지 사람들의 옷은 때로 옷의 기능을 할 뿐 아니라 필요하면 깔고 앉을 수도 있다. 밤에는 이불도 되기도 하고 추위가 오면 그것을 뒤집어 쓸 수도 있고 어린 아이를 감싸는 도구가 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이런 그들의 풍습과 의복에 대해 선교사들은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선교사가 사역하는 나라는 대부분이 생활양식에 있어서 자유롭다. 그러나 어떤 지역은 미니스커트를 금지하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남자들의 장발을 금지하는 곳이 있다. 어떤 곳은 머리를 길게 하는 곳도 있다. 선교사는 이것을 거스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교사가 완전히 현지인과 같아 질 수는 없다. 그렇다고 본국의 풍요로움을 다 누리고 비싼 장비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본국에서 좋은 것이 선교지에서는 악이 될 수도 있고, 가난하게 사는 것, 불편하게 사는 것이 덕이 될 수도 있다. 선교사들은 경쟁이라도 하듯이 누가 더 좋은 장비를 가졌는가, 누가 더 좋은 컴퓨터를 가졌는가를 따진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이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않다(12:15). 사람은 부유해 질 수 있는 두 가지 요건이 있는데, 그 하나는 재산을 증식시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삶의 양식을 간소화 하는 것이다.

 

인도나 다른 지역에서 사회 계층이 존재한다. 남미에서는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두 종류가 있다. 그들 간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지역에서 선교사가 사역의 대상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대상을 정했으면 그 그룹에 어울리게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한 특정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복음을 다양하게 전할 수 있고 계급을 없애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살 때 정찰제가 아닌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교지는 정찰제가 아닌 곳이 많다. 거기다 현지인들은 생각하기를 외국인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추측한다. 외국인인 선교사에게 바가지를 씌우려고 한다. 그럴 때 선교사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선교사는 이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요령이 생기기 때문이다. 복잡한 일을 처리 하는데 있어서도 현지인을 세워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현지인의 도움을 받으면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시간에 있어서는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끝까지 참아야 한다. 참고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선교사들은 시간중심의 삶을 살지만 현지인들은 사건 중심의 삶을 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현지인들은 시간에 자유롭고 오늘 못하면 내일 한다는 생각으로 산다. 선교사가 현지인의 시간 개념을 배워 그들과 같은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선교사는 현지인들, 그 사람들 자체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들 문화에 대해서 진정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때 선교사 자신이 갖는 문화 충격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인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되고 사역의 열매도 얻게 될 것이다.

 

6. 선교지에 적응하는 지혜

1) 선교지 적응과 문화를 배우는 과정도 사역이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도착하여 정착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재정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집도 구해야 하고 가구도 준비해야 하며, 자녀학교도 정해야 하고 언어를 배워야 한다. 이 때 선교사는 선교지에 사역을 하러 왔지 생활을 하러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시간과 재정과 에너지를 사역하는데 투자해야지 정착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후원자들이 기도하고 귀한 헌금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죄책감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선교지에 정착하는 과정이 없이 사역을 할 수는 없다. 안정되게 정착을 잘 할 때만이 사역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가정이 안정이 되지 않고 생활이 불안하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사역을 할 수 있겠는가? 선교사는 이런 정착의 시간들이 낭비가 아니라 사역을 위한 과정일 뿐 아니라 이 과정이 바로 사역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좋다. 정착을 잘 하는 것이 사역을 위한 것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정착의 과정 자체가 사역이라는 것이다.

 

선교사들은 사역의 결과와 열매를 중심으로 평가를 받는다. 어떤 사역을 했으며 그의 대한 결실이 무엇인가가 선교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열매와 결과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열매와 결과를 맺는 주체는 선교사가 아니라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선교사는 선교지에서의 주어진 일을 어떻게 감당했느냐 하는 성실한 태도가 중요하다. 선교사가 성실하게 사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별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가 있다. 반대로 선교사가 성실하게 사역을 하지 않고 인간적인 술수로 사역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사역의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 결과는 과정 가운데 선교사가 행한 그대로 반드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사역의 결실을 맺는 영역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역의 열매가 부족한 선교사가 사역을 잘못했고 결과만 좋은 선교사가 좋은 선교사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결과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의해 이루어진다. 비록 지금은 결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잠시 보이는 결과가 좋을지라도 과정이 좋지 않은 결과였다면 그것이 언제까지 좋을 수는 없다. 사람의 영역은 주어진 현재의 시간에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영역은 사역의 결과를 맺으시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의 사역을 겉으로의 결실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된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나무를 보면 열매를 알 수 있다는 말씀을 선교사의 사역에 너무 지나치게 적용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스데반은 성실한 신앙인이었지만 결과는 죽음이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명이 십자가에 죽는 것이었기에 그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고 성부 하나님이 그를 부활시키셨다. 부활은 성자 예수님이 스스로 하신 것이 아니라 성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다. 하나님이 선교지에 선교사를 보내실 때, 필요한 모든 정착의 과정을 허락하셨다. 그 정착의 과정을 하나님 앞에서 잘 감당할 때 하나님은 그것을 보시고 판단하시고 결과는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그분의 뜻에 따라 맺으신다.

 

선교사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고, 1-3년 동안 사역을 하지 않고 언어습득을 하는 모든 시간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허락한 소중한 시간들이다. 선교사의 정착의 시간과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모든 과정이 바로 사역이라는 생각을 할 때 첫 선교지 생활의 정착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2) 선교사는 삶의 과정에서 하나님 나라를 경험 한다.

필자는 신임 선교사들에게 선교사의 삶이 바로 선교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삶이 바로 선교라는 말은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선교사의 삶이 엉망이면서 사역을 잘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선교 사역이란 선교사의 말과 행동과 태도라는 것이다. 설교하는 시간, 전도하는 시간만이 사역의 시간이 아니라 집에서 음식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도 바로 사역의 시간이다. 그것은 그 선교사의 삶을 통해 온전한 복음(전인적인 복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흔히들 생각하기를 선교사역을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서 듣는 사람이 영접하여 구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선교사역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건물을 세우고 많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교사가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면 그 전하는 것 자체를 선교사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하라고 전했다면 사랑이 무엇인지를 직접 본을 보임으로 가르쳐주는 것이 진정한 선교사의 사역이다. 사랑하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에 대해 현지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하라는 말씀을 아무리 잘 전해도 그들은 사랑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사랑하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몰라서 사랑을 할 수 없다. 바로 선교사의 삶을 통해서, 선교사의 평소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사랑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 그들은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역(가르침)은 선교사의 말이 아니라 선교사의 삶이다. 그러기에 선교사의 삶이 바로 사역인 것이다. 선교사의 삶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은 진정한 능력이 없다.

 

선교사 입장에서 삶을 통해 사람들에게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다. 순간순간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때 하나님이 누구인가를 선교지 사람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선교사가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만나게 할 수는 없다. 그러면 선교사는 언제 하나님을 만나는가? 설교하는 시간인가? 전도하는 시간인가? 사역하는 시간인가? 그 시간에도 하나님을 경험하지만 일상의 삶, 일상의 시간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물건을 살 때,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줄 때, 집 주인과 계약을 할 때, 그 순간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의 경험을 매 순간하지 않으면서 사역 시간에만 하나님의 임재를 기대할 수 없다. 선교사가 일상의 시간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을 볼 때 선교지 사람들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선교사가 정착하는 모든 시간과 순간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할 때, 문화충격과 선교사가 겪는 어려움들을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 경험이 선교사의 영성과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적응하는 그 순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때, 그것이 바로 선교사역이다. 그것이 바로 선교사의 영성을 지키는 것이요, 선교지 정착을 잘 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순간마다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할 때 어려운 순간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3) 선교사는 일상의 삶에서 다른 사람을 세워준다.

선교사는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며, 복음을 삶으로 드러내는 사람이다. 복음의 핵심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셔서 인간을 구원하신 것이 복음이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 희생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복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선교사의 삶의 기준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된다.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는 의미는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나님이 주신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할 때 다시 일어서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그 도움이 되는 것이다.

 

특별히 선교사는 도움의 첫 번째 대상자가 동료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 동료 선교사는 싸우고 시기하고 경쟁해야 할 상대가 아니라 함께 협력해야 할 대상이다. 선교사가 처음 선교지에 도착할 때부터 다른 선교사를 세워주는 것이 또 다른 사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선교사를 세워 그 선교사가 회복되어 사역을 잘 하게 된다면 그 선교사의 사역의 결실은 바로 세워준 선교사의 몫이다. 필자는 신임 선교사들에게 만나는 선교사는 모두 내가 멤버케어 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하라고 당부한다. 모든 선교사들이 나의 멤버케어 대상자가 될 때, 그것은 그 선교사뿐만 아니라 선교사 자신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만큼 자신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선교사 자신이 사는 길이다. 다른 선교사를 멤버케어 해주는 것이 선교사 자신에게 멤버케어를 해 주는 것이다. 반대로 다른 선교사를 깍아 내리거나 피해를 준다면 그 피해는 선교사 자신이 받게 된다. 주위에 쓰레기를 버리면, 그 쓰레기는 언젠가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환경파괴로 돌아오는 것처럼 다른 선교사에 대한 도움은 도움으로, 피해는 피해로 돌아오는 것이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적응을 잘하고 사역을 잘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삶의 태도는 그리스도께서 희생으로 모든 인류를 도우셨던(구원하셨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4) 복음의 본질을 따라 살 때 선교지 적응에 도움이 된다.

선교사에게 필요한 복음의 본질은 무엇인가? 힘과 권력이 아닌 섬김과 봉사로 사는 것이다. 높아지고 성공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고 낮아지고 실패(예수님이 십자가의 죽음이 인간의 눈으로는 실패인 것으로 보는 것)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강함과 채움의 논리가 아닌 약함과 비움의 논리로 사는 것이다. 선교지의 현지인을 종이 아닌 주인으로 보고 선교사 자신이 종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정신으로 살지 않을 때는 선교사 스스로 힘들 수밖에 없게 된다. 선교사가 대접을 받고 높아지려 할 때 다른 사람이 그렇게 인정해 주지 않으면 선교사는 힘들어하게 된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크게 된다. 선교사는 기독교의 본질을 몸에 지니고 사는 사람이다. 선교사가 먼저 양보하고 먼저 희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사가 먼저 도와주고 먼저 용서하는 것이다. 먼저 낮아지고 겸손해지는 것이다. 먼저 온유하고 가난해지는 것이다. 먼저 억울함을 참는 것이다. 복음을 삶에서, 선교지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복음을 실행하는 존재가 바로 선교사이기 때문이다.

 

5) 현지 문화를 존중할 때 선교지 적응에 도움이 된다.

한국인은 단일 문화이기에 타 문화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많다. 타 문화 수용성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낮을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타문화에 민감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살아온 삶에 대한 많은 경험은 자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선교지 문화를 판단하거나 무시하기 전에 문화에 대해 배우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타문화는 잘 적응하려고 노력해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배우려고 하는 마음을 가질 때 적응을 잘 할 수 있다. 새로운 문화를 배운다는 마음을 가질 때 문화는 충격의 요인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6) 자기 계발을 위한 글을 쓴다.

선교사가 글을 쓸 때 유익한 점은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점이다. 글을 쓰는 것을 통해 선교사는 또 다른 사역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선교사가 사역일지를 쓴다면, 그 글은 다른 선교사들에게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선교사의 일기는 때로 많은 신앙인들에게 영적 각성을 일으키는 귀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주신 모든 인생은 아무런 기억과 기록이 없이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인생이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인생을 더 가치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그날그날의 삶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힘들 때 글을 쓴다면 심리적으로도 많은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선교사는 정기적으로 기도편지를 써야 한다. 기도편지 없는 선교사는 불통하는 선교사요, 혼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무모한 선교사가 될 뿐 아니라 후원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교만한 선교사가 된다. 기도편지는 선교사로서의 선교후원자들에게 하는 기본적이며 중요한 책무이다. 선교사가 쓸 수 있는 글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 사역을 정리하는 사역일지, 선교사의 삶과 사역의 일화를 기록할 수 있는 에세이, 성경을 묵상하며 기록할 수 있는 묵상글, 글로 기도할 수 있는 기도문, 선교지 역사나 문화를 관찰하면서 쓰는 연구 글, 선교사역이나 선교이론에 대한 학술 연구지가 있다. 선교사는 선교지 언어로 신학이나 신앙, 혹은 좋은 책을 번역을 할 수도 있다.

 

한국인 선교사들은 일반적으로 글 쓰는 습관이 잘 되어 있지 않다. 글을 쓰기를 힘들어하는 것은 글을 쓰는 솜씨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안 되어 있을 수 있다.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씀으로 인해서 얻는 유익은 엄청나다. 글 쓰는 구체적인 방법은 글쓰기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참고하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한 인터넷을 통한 강의도 많이 나와 있음으로 활용할 수 있다.

 

7) 선교지에 적응을 잘 하기 위해서 몇 가지를 더 언급한다.

(1) 선교사는 절제된 컴퓨터 사용이 요구된다.

(2) 선교사는 한국에서 온 손님이나 현지인 손님을 잘 대접한다.

(3) 동료 혹은 선임 선교사와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좋은 관계 기술을 익히며 자신이 먼저 손해 보는 마음을 갖는다.

(4) 자기 자랑을 하지 않는다. 선교사의 모든 삶과 사역은 자원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에 대한 상급은 하나님의 권한이다.

(5) 첫 임기 동안에는 선교지에 잘 적응하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생각하여 사역에 일찍 뛰어들거나 무리하게 많은 사역을 하지 않는다.

(6) 선교사가 문화충격으로 인해 당하는 스트레스는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7) 현지인들을 선교사의 귀중한 멘토로 삼는다. 현지인들의 도움이 적응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8) 좋은 것을 즐긴다. 선교지 문화는 힘들고 다르고 어렵게 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즐기고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문화예술, 취미, 음식, 여행지, 운동, 환경)이 있다.

(9) 선교지 교회의 일원이 된다.

(10) 타문화권에서의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11) 선교사의 한계를 인정한다. 선교사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에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한다.

(12) 정말 힘들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심리적으로 힘들거나 우울증에 빠졌을 때, 부부관계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탈진했다고 생각할 때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IV. 언어 습득

선교사들은 선교사에게 두 가지 가장 힘든 귀신이 있다는 농담을 한다. 하나는 언어 귀신이고 또 하나는 비자 귀신이다. 이처럼 언어는 선교사가 평생을 두고 안고 살아야 할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영어와 현지어를 배워야 하는 두 가지 고충이 있다. 언어는 아무리 오랫동안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멀고도 높은 장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는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언어를 배우지 않고는 사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언어 능력이 뛰어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렇지만 언어 습득의 모든 것은 선교사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 비록 언어에 대한 감각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더라도 열심히 공부를 한다면 언어를 정복할 수 있다.

 

1. 언어 습득에 대한 기본 사항

1) 현지어를 습득하는 것은 선교사 사역에 필수적이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언어 습득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로 해야 할 필수적인 것이다. 언어 습득 없이는 선교 사역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교사가 처음에 선교지에 도착하여 다른 사역을 하지 않고 1~3년 동안은 반드시 언어 습득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2) 어떤 선교사들은 두세 가지 언어를 배워야 한다.

선교지의 부족들 중에는 그 나라의 공용어 외에 자기 부족 언어가 따로 있다. 현지인들 중에는 공용어를 못하고 자기 부족 언어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 선교사는 필수적으로 공용어와 부족언어를 해야 한다. 거기에다 국제 선교 단체에 소속된 한국 선교사들은 영어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한국 자생 선교단체 소속의 선교사일지라도 국제적인 협력을 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할 줄 알아야 한다.

 

3) 모든 언어가 동일하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영어권 출신의 선교사는 어원이 비슷한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태리어는 배우기가 쉽다. 반대로 아시아권 선교사들은 영어와 어원이 비슷한 언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다. 아시아권 선교사가 같은 아시아권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국 선교사는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서양 선교사보다는 훨씬 빠르다. 서양권 선교사들은 동양권 언어를 배우는데 10년이 걸릴 수 도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 사람들은 언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서양 선교사보다도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영어를 기존 세대 사람들보다는 더 잘한다. 영어를 일정한 수준까지 하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 졸업을 시키지 않는 대학교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실을 볼 때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도 유리할 수 있다.

 

4) 선교 사역의 종류에 따라서 언어 습득률은 달라질 수 있다.

선교사 자녀 학교(국제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현지 언어를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현지어는 현지인이 쓰는 언어가 아니라 영어이기 때문이다. 의사나 간호사 들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만 현지 언어를 구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의학 전문 용어 외에는 설교나 더 고도의 언어를 사용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은 통역자를 이용해서 사역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성경을 가르치는 선교사들은 일상용어 뿐 아니라 성경을 가르치고 설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 번역 선교사와 같은 사람들은 문법을 전문적으로 정확하게 익혀야 한다. 이들은 헬라어나 히브리어 등 성경에 관계된 언어도 습득해야 한다. 선교사는 어떤 사역을 하던지 언어를 배워야만 사역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선교사 자녀학교 교사라 할지라도 현지어를 잘 한다면 사역의 효과는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 의사 선교사라고 하더라도 언어를 잘 한다면 현지인들과 더욱 친밀하게 되어 사역의 효과가 좋을 수 있다. 언어를 못한다면 몸은 고칠 수 있어도 영혼은 고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5) 이전의 경험이 언어 습득에 영향을 미친다.

언어 습득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기대감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에 언어를 빨리 습득 할 수 있다. 좋은 경험이란 전에 언어를 배워 성공한 경험이나, 재미있는 선생에게 언어를 배웠거나, 단기선교 여행을 가서 기초적인 현지 언어와 재미있는 제스처를 배운 경험을 말한다. 반면에 언어습득에 좋지 않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근심과 두려움이 있기에 언어습득이 느릴 수 있다. 좋지 않은 경험이란 언어를 배우는 것이 문법위주였거나, 시험을 위한 것이었거나, 지겨운 번역이었거나, 알아듣지 못한 상황에서 대화하는 경험들이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문화와 언어습득은 지겨운 일이 아니라 신나고 도전해보고 싶은 재미있는 일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 사람 개인 인생에도 좋은 기회와 유익이 된다.

 

6) 모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반드시 제 2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언어를 배울 때는 직관적으로 흉내 내고 부모나 가족들, 선생님들에게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언어를 배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어린아이와는 다르다. 새로운 문법을 익히고 단어들을 새로 배우고 생소한 발음을 익혀야 하는 것은 성인들에게 많은 부담이 된다. 그러나 성인이기에 오랫동안 집중하여 문법을 분석해가며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언어를 더 빨리 습득하기도 하지만 나이가 많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나님은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그 언어 능력은 복음을 전하는 데 사용하라고 주신 것이다.

 

7) 사역지역에 따라 공용어와 부족언어를 이중으로 습득할 필요가 있다.

많은 선교지는 다중 언어를 사용한다. 국가에서 지정한 국어가 있고 어디서나 통용되는 공용어가 있으며, 부족언어가 있는 곳이 있다. 필리핀은 따갈로그가 필리핀 국어이다. 영어는 공용어이이고 각 부족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부족언어가 있다. 필자가 사역했던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는 시부아노가 공용어이다. 이럴 경우 선교사는 시부아노를 먼저 배워야 하고 영어 또한 배워야 한다. 이곳에서 어떤 선교사는 영어만 배워서 사역한다. 이런 선교사는 제대로 된 사역을 하기 어렵다.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시부아노를 배워야 한다. 시부아노를 구사하지 못하면 이 지역에서는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역지역에 따라 그 나라의 공용어와 부족(지역)어를 이중으로 습득해야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다.

 

8) 개인적인 성향이 언어를 배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은 내향적, 어떤 사람은 외향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외향적이고 모험을 잘하고 사람들과 교제를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내성적인 사람보다는 사회언어학적 역량이 잘 개발되어 있기에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독일에 유학을 간 한 학생이 있었는데, 이 학생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항상 말이 많았던 사람이었다. 다른 한국인 학생들을 험담하면서 많은 말을 하고 다녔다. 한국학생들은 불평하고 험담하는 이 학생과 어울리지 않았다. 이 학생의 주위에는 한국인 학생들이 아니라 독일인 친구들만이 남았다. 결과는 그 여학생이 독일어를 다른 한국 학생들보다 빨리 배웠다는 사실이다. 한국 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독일 사람들과만 어울렸기에 언어 습득은 잘 되었던 것이다. 언어 습득만 놓고 보았을 때 현지인들과 교제가 많고 또한 말을 많이 할 수 있을 때 언어 진보는 빠르다는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은 규칙에 따라 언어를 배우고 분석하고 복잡한 원리들을 이해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사람들이 좀 더 밖으로 나가는 훈련을 한다면 끈기와 주의력이 있기에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언어를 더 효과적으로 익힐 수도 있다. 또한 어떤 문화에서는 절제하고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내향적인 사람을 외향적인 사람보다 더 환영하기도 한다. 이는 언어를 새로 배우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격려가 되는 말이다.

 

9) 언어 습득은 기회와 시기가 있다.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는 선교지에 도착하여 첫 몇 년 동안이다. 이 기간 동안 언어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거주한다고 해서 언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언어를 배우기 전에 사역을 먼저 시작한다면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된다. 때를 놓치면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언어를 배워야 하는 초기 시기와 기회를 잘 활용할 때 장기적으로 효과적이 사역을 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니들은 언어를 습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운다고 기회를 놓쳐버리면 언어를 배우지 못하게 되기에 부인 선교사에게도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10) 언어 공부는 긴 과정이다.

언어는 짧은 시간으로는 정복하기 어렵다. 과정을 좀 더 길게, 그리고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언어를 머리로 말하는 것과 입으로 말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선교사는 입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 공부를 중단해서는 안 되고 문법이 끝났다고 언어 공부를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생활 용어 등 어느 정도 언어를 하게 되면 좀 더 진보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끊어 버리는 선교사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11) 사람들은 언어 학습을 할 때 서로 다른 사고 유형을 가지고 있다.

직선적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언어를 습득할 때 체계적인 접근을 한다. 처음에 단어를 몇 시간 외우고 나서 동사 시제를 공부하고 어려운 발음 연습을 한다. 문법 규칙 중에 예외가 있어서 난감해하기도 한다. 어법을 분명하게 구사하는 역량이 생긴다.

 

직관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문법을 분석하기보다는 이야기를 읽는다.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분석하기보다는 밖으로 나가서 현지문화 속에서 어휘를 배운다. 말을 듣고 추측하며 문법을 배운다. 그들에게는 언어 구조와 규칙을 헤아리는 것보다 대화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

 

필자는 직선적인 사고를 하고 필자의 아내는 직관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다. 언어를 배울 때 문법 시험은 필자가 더 잘 보지만,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것은 아내가 더 잘했다. 부부 사이에 서로 자신이 언어를 더 잘 한다고 했지만, 누가 더 잘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방식과 성향이 있다는 것이고, 각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로가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상대를 도우면서 언어를 공부한다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12) 언어 학습자는 다양한 전략을 취한다.

듣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듣고 말하기를 좋아한다면 대화 도우미와 연습을 한다든지 인터넷에 말로 서로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읽고 쓰기를 좋아한다면 인터넷에 좋은 글들을 찾거나 신문, , 잡지들을 곁에 두거나 그 언어를 구사하는 친구들과 이메일 교환을 할 수 있다. ,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읽어야 하며 읽기 좋아하는 사람은 듣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살리되 다른 쪽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13) 언어 습득은 선교사 자신의 책임이다.

선교단체나 언어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언어공부를 마치는 것이 아니다. 문화와 언어를 효과적으로 습득하려면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어야 한다. 선교지로 출발하기 전에 현지 언어를 배우는 좋은 방법들이 무엇이 있는지 정보를 얻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선교사는 선교지에 도착하여 언어학교를 다니고 언어 도우미를 구하고 언어를 배우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는데 이 모든 책임은 선교사 자신에게 있다.

 

14) 자기 훈련이 언어습득과 관련이 있다.

언어 습득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자기 훈련이다. 자기 훈련이 언어 습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모든 선교사들이 다 자기 훈련에 익숙하거나 숙달되어 있지는 않다. 언어 학교에서의 짜인 프로그램에서는 비교적 잘 따라 가지만 혼자 하는 것은 힘들어하는 선교사가 있다. 선교사가 언어를 혼자서 계속 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기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다른 모든 부분에서도 자기 훈련의 부족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선교사는 언어 공부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자기 훈련을 키울 필요가 있다.

 

15) 끝까지 하지 못하고 자주 중단하는 것은 언어 습득의 장애 요소다.

언어 습득의 가장 큰 효과는 무엇보다도 꾸준히 계속 공부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공부하는 것이 언어 습득을 잘 할 수 있는 요소이다. 그러나 선교사들 중에는 사역과 여러 가지 상황으로 언어 공부를 자주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몸이 아프다든지, 자녀 교육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출산을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언어 습득의 중단 요인이다. 할 수만 있다면 이런 중단의 요소를 줄여 가는 것이 언어 습득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다.

 

16) 하나님을 신뢰하는 태도를 갖는다.

언어 훈련의 과정은 긴 기간이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이 있다. 좌절감이 들고 인간의 힘으로 하기에는 벅찬 과정이 많이 있다. 이 과정은 하나님의 도움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그분께 어려움을 의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나님은 신실하시다. 하나님은 도우신다. 그분을 신뢰하며 포기하지 말고 계속 공부하고 전진하는 것이 언어 습득의 기본이 된다.

 

2. 효과적인 언어습득을 위한 방법

1) 좋은 언어학교를 선택한다. 개인 교사를 통해서보다 언어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며, 높은 수준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언어학교는 가능하면 비용이 조금 비싸더라도 제일 좋은 언어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경험이 유능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에게 배우는 것은 습득의 효과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2) 언어학교와 동시에 언어 습득 도우미(혹은 개인 교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현지인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한다. 선교사가 외로움으로 한인 모임에 자주 참석하거나 한인 선교사와 자주 접촉하는 것은 현지인과의 만남의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4) 언어습득을 하면서 동시에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하고 설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5) 언어는 학습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언어습득 능력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연습을 했느냐에 따라 언어 습득의 효과가 달려 있다. 반복된 연습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6) 언어의 일차 목적은 읽고 쓰는 것이 아니라 듣고 말하는 것이다. 듣고 말하는 것 중에서도 듣는 것이 우선될 때 언어의 진보는 빠르게 나타난다. 말은 잘 못해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충분한 소통은 이루어진다. 처음부터 듣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TV나 라디오는 듣는 연습을 도와주는 좋은 도구이다.

7) 기존의 언어훈련 방식인 읽기, 쓰기 중심에서 암기위주로 훈련한다. 필기 중심의 공부나 책상에 앉아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은 초창기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효과적인 언어 습득은 무조건 외우는 것이다.

8)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권위나 성인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을 활용할 수 있다.

9)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는 자신의 잘못된 말은 고쳐달라고 요청을 한다. 이런 요청을 하지 않을 경우에 사람들은 잘못을 지적해주지 않는다.

10)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언어를 배우는 기간에는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는다. 자동차가 있으면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는 것에 많은 제약이 된다. 현지 문화를 배우는 것도 자동차는 방해요소가 된다.

11) 언어습득 원리를 배워서 활용한다. 언어를 배우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찾아서 배워 활용할 때 효과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

12) 처음에는 성경 언어 중심이 아니라 생활회화 중심으로 배운다. 생활 언어를 하고 난 다음에 성경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13) 언어 공부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14) 언어는 선천적인 능력보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노력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15) 문법을 잘 익히면 성경을 가르치거나 설교를 할 때 많은 장점이 된다. 회화 중심의 언어공부보다 문법과 회화의 균형을 두는 것이 좋다.

16) 독신 선교사는 부부 선교사보다 언어를 빨리 배운다. 현지인들과의 접촉이 많고 가사 일이 적기 때문에 언어에 매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V. 선교사의 생활

 

1. 건강한 영적 생활

선교사의 영적 생활에 대해서는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영적인 생활은 모든 삶의 기본이 될 뿐 아니라 전부가 될 수 있다. 선교사가 영적인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 영적인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면 다른 많은 부분에서 약하다고 하더라고 그것을 이길 수 있는 기본이 갖추어져 있게 된다.

 

선교사가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충만한 교제의 시간을 유지해야 한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어떤 형편과 환경에서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본국에서는 영적 충만함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회나 주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교지에서는 영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영적인 부분에서 도와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선교사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습관은 선교지로 떠나기 전에 이미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 선교지에 도착했다고 해서 좋은 영적인 습관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건강한 영성을 갖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영적인 싸움도 강하고 환경적으로 신앙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선교사는 선교 사역을 잘 한다고 해도 자신은 비참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결국 선교사의 생활은 황폐해지고 사역은 비효과적이 된다. 그럼으로 선교사는 영적인 사람으로 충만한 영성을 유지하며 사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습관이 도움이 된다.

 

1) 자신만의 조용한 시간을 유지한다.

현대인은 노래와 잡음, TV와 컴퓨터 속에 살아가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과 단 둘이서 몇 시간만이라도 조용히 보내는 묵상의 시간을 갖는 것을 어려워한다. 선교사는 이런 현대의 삶의 형태 가운데서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서 사람을 의지하는 마음보다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버마의 선교사였던 아도니람 저드슨은 평생 동안 매주 금요일은 하루 종일 기도하며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의 선교의 원동력은 매주 금요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직 하나님과의 시간을 갖는데 있었다.

 

2) 기도 시간을 확보해 놓고 기도하는 습관을 갖는다.

선교사는 기도를 잘 하기 위해서 기도에 최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기도에 최우선 순위를 두지 않으면 바쁜 선교지의 일정 때문에 기도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어쩌면 기도는 습관이지 본능이 아니다. 기도를 적게 하면 적게 하는 습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도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기도하기 위해 정해진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 내지 선교회를 창설한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에 대한 이야기 중에 허드슨 테일러가 무릎을 꿇지 않고는 결코 동쪽 하늘에 태양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는 기도하는 선교사였다. 그는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3) 경건 서적 읽기를 습관화한다.

사역이 바쁘다 보면 책 읽는 시간을 내기 어렵기도 하고 책 읽는 습관이 안 된 선교사는 경건 서적을 읽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선교사는 계속해서 새롭고도 좋은 경건 서적을 읽을 때 건강한 영성을 유지할 수 있다.

 

4) 찬송을 한다.

찬송은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하는데 있어서 좋은 도구이다. 찬송 중에 하나님은 찾아오시고 찬송하면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찬송을 통해 아픔과 고통을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다. 찬송 중에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위로를 경험할 수 있다. 찬송 중에 마음과 영혼의 치료가 있다. 찬송하는 입에서 불평이 나올 수 없다. 찬송하면서 하나님을 떠난 삶을 살 수 없다. 어떤 면에서 찬송은 기도보다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데 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찬송을 통해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5) 가족 예배를 드린다.

가족 예배는 선교사 자신 뿐 아니라 온 가족의 영성을 위해서 필요하다. 가족 예배를 통해서 온 가족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선교지에서의 삶을 가족이 함께 이겨 나갈 수 있다.

 

6) 동료 선교사들과 성경공부를 한다.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성경을 공부하고 기도하는 것은 영성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다. 함께 성경공부를 할 때 선교사 자신의 영성을 지킬 뿐 아니라 사역에서도 동료 선교사들과 협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7) 말씀으로 개인 QT와 성경 연구를 한다.

선교사의 영성을 지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매일 하는 QT와 성경연구는 선교사의 영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다. , 가르치기 위한 성경연구도 필요하지만 선교사 자신만을 위한 꾸준한 성경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8) 전도와 제자훈련을 생활화한다.

선교사가 전도하지 못한다면 선교사로 나가야 할 이유가 없다. 전도는 선교지에 나가면 자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전도 훈련을 받고 전도의 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사 후보생들은 다른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전도를 해 본 경험을 가져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생활로도 전도해야 한다. “우리가 말로만 너희에게 이른 것이 아니라 오직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된 것이다(살전1:5).” 전도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영역이 필요하다.

(1) - 전도를 위해서 선교사의 삶은 모범이 된다.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의 삶을 사는 것은 선교사에게 기본이 된다.

(2) - 선교사는 기회가 있는 데로 은혜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준비를 한다.

(3) 행동-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을 함으로 복음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한다.

 

전도와 더불어 제자훈련을 생활화한다. 제자 훈련은 예수님이 세계를 복음화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선교사는 언어 습득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언어습득만이 아니라 선교사의 태도를 통해 언어교사를 제자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하는 목표를 실천해야 한다.

 

2. 정서적으로 건강한 생활

선교사가 선교단체에 허입을 받기 위해서는 심리검사를 받아야 한다. 선교지에서는 본국보다 정신적인 압박이 많을 수 있다. 과거의 상처를 해결하지 않고 선교지에 간다면 한국에서 드러나지 않는 상처들이 선교지에서 드러나 자신에게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 오늘날 선교사들은 신체적인 어려움보다는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더 많은 고생을 하고 있으며, 선교의 실패도 정서적인 면에서 나온다. 다음은 정서적인 건강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1) 선교지에서 지적인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공부를 한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지적인 성장은 정서적인 안정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선교사가 지적인 성장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뒤 떨어졌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이는 정서적인 불안을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것은 선교사의 정체감의 상실까지도 연결된다. 지적으로 자기 성장이 되지 않으면 말씀을 가르치는 선교사로서의 자격이 상실되는 것이다. 지적인 성장을 위한 공부는 공식적인 학위 공부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선교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가운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독서를 통해서 규칙적으로 공부도 하고 일반 잡지나 신문을 계속해서 구독할 수도 있다. 학교를 통한 공식적인 연장교육이 필요하다면 안식년 때 선교지가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유학을 할 수도 있지만 사역과 더불어 현지 대학에 등록한다든지 사이버(Cyber)공간을 통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다.

 

2) 취미생활을 한다.

선교사는 선교지에 죽으러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하나님이 주신 인생을 행복하게 즐기면서 사역을 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선교사는 어떻게든지 오랫동안 살아서 주님 오시는 날까지 열심히 그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 일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하는데 정신 건강에는 취미 생활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다.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를 하나씩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을 찍는다든지, 건전한 운동을 한다든지, 음악을 듣는다든지 하는 좋은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

 

3) 가정을 안정되게 한다.

가정이 안정되어 있으면 사역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가정에 안정이 없으면 사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선교사가 가정을 돌보는 것을 어떤 사치나 잘못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복음은 가정을 통해서 증거 된다. 선교사의 가정은 복음 전파를 위한 직접적인 통로가 될 뿐 아니라 가정이 안정될 때에 사역도 안정되게 잘 할 수 있다. 어떤 선교사들은 사역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하는데 만약 선교사의 가정생활이 순탄치 못하다면 그 결과는 선교 사역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1) 친밀한 부부 관계를 위해 부부가 함께 노력한다.

(2) 성경적인 바른 가정관과 세계관을 배운다,

(3) 부부 세미나에 참석하여 부부 대화 기술 등 부부관계에 대해 배운다.

(4) 자녀 교육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5) 자녀를 위해서 적절한 시간을 투자한다.

(6) 자녀 교육에 대한 지식을 넓혀 간다.

(7) 정기적으로 가족 휴가나 소풍을 간다.

(8) 종종 가족이 함께 외식의 시간을 갖는다.

(9) 영화나 음악 감상, 유적지 방문 등 가족과 함께 문화 활동을 한다.

(10) 가족과 함께 취미 생활을 한다.

(11) 가정에서 검소한 생활을 한다.

 

4) 생활의 변화를 시도한다.

선교사가 늘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는 삶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 때로는 집의 가구를 바꾸어 볼 수도 있고, 때로는 시장에 가서 먹을 것 한 가지 덜 사고 꽃 한 다발을 사는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다.

 

3. 건강한 육체 생활

한 선교사가 사역을 잘한다 하더라도 육체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더 이상 선교를 계속할 수 없다. 건강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귀중한 선물이며, 우리가 잘 지켜야 할 책임이다. 영적인 부분이 중요한 만큼 육체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선교사에게 중요하다.

1) 선교지로 떠나기 전에 건강 진단을 꼭 받는다.

2) 건강에 대해 적절한 예비 조치를 취하면서 산다.

3) 규칙적으로 적절한 운동을 한다.

4) 적당한 휴식을 취한다.

5)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종합 건강 검진을 받는다.

6) 의약 상식 책과 의약품을 소지한다.

7) 적절한 의료보험에 가입한다.

8) 어떤 상황에서라도 건강에 대한 염려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9) 선교지 생활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하나님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다는 것을 믿는다.

10) 건강을 위해 현지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지혜를 활용한다.

 

 

VI. 재입국

선교사가 선교지에 정착하여 4년 정도의 언어습득 기간과 사역을 마치면 안식년으로 본국에 돌아오게 된다. 때로 현지 적응에 실패하거나 위기상황에 직면하거나 추방 등의 이유로 본국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안식년으로 본국에 돌아가게 될 때 선교사 가족은 고국에 돌아가는 기대를 하게 된다. 가족과 친척, 친구, 후원자들을 만나는 것을 고대하고 한국에서 한국말로 예배하는 것을 기대한다. 그 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실컷 먹어보고자 하는 마음과 그리웠던 고향 땅을 찾아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기분이 좋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한국에 도착함과 동시에 실망감으로 바뀐다. 때로는 머물 거처가 없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녀야 하고 자녀들은 한국의 가족들과 다른 문화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기도 한다. 선교사는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역문화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그 동안 본국도 변했고 선교사 자신도 변했기에 많은 문화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서 사역을 했던 선교사들은 고국의 풍요로운 환경가운데서의 사치와 먹다 버리는 음식들로 인해 충격을 받게 된다. 선교지의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자신만 잘 살고 있다는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 고국에 대해 불평하게 되고 안정감을 잃어가게 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필자는 첫 안식년을 맞이하여 미국을 통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미국에 도착해서 한국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먹을 기회가 있었다. 가족들이 각자 다른 음식을 시켜놓고 먹으려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교지에서 이렇게 많은 반찬과 함께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먹지 않는 것을 생각하였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다양한 한국음식인가! 가족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음식을 앞에 놓고 기도를 하는데 오랜만에 접하는 풍성한 한국음식으로 만족감과 더불어 선교지 사람들의 어려움이 생각났다. 선교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은 풍성한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기쁨보다는 이렇게 우리만 잘 먹어도 되는가 하는 죄스러운 마음을 갖게 하였다. 필자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눈물이 나왔다. 아마도 그리운 한국 음식을 접하는 감동과 선교지 사람들을 생각하는 아픈 마음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 와서 밥을 먹을 때마다 한동안 이런 마음이 들어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선교사들이 갖는 역문화 충격이었다.

 

재입국하는 선교사들은 여러 가지 변한 고국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된다. 선교사가 한국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의복을 미처 구입하지 못할 때 선교지에서 입던 옷을 입고 다니다가 간첩으로 오해받은 경우도 있었다. 한 선교사는 구멍가게에 들어갔다가 가게 주인이 천 원짜리를 주면서 빨리 나가라는 말을 듣기도 하였다. 버스를 탔는데 요금을 어떻게 낼지 몰라 머뭇거리다가 버스 운전기사에게 야단을 맞은 선교사도 있다. 미처 핸드폰을 마련하지 못할 때 사람들과 만나는 약속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국의 달라진 문화가 선교사에게 많은 불편과 실망감을 주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국은 선교지에서보다 물가가 비싸고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에 대한 후원이 줄어듦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재입국한 선교사는 그 동안 자신이 많이 달라진 것을 경험하게 된다. 선교사 자신은 몇 년 전 선교지로 나갈 때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다른 세계관, 가치, 생활양식을 접하여 선교지 사람들과 친구로 살았고 먹는 것, 입는 것, 행동하는 것이 고국에서 살던 이전과 달라지게 만든다. 선교사가 변하는 동안 고국도 달라졌다. 가족 친구, 교회가 달라졌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있는 동안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출생과 죽음, 결혼, 직업변동, 교육, 휴가, 질병 등으로 인해 많은 것이 변하였다. 이러한 변동으로 인해 친구들은 옛 친구가 아니며, 기대하고 왔던 고국은 낯선 곳이 되었다. 선교사 자신은 이방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고국이 선교지 처럼 느껴지고, 오히려 선교지가 고향처럼 느껴진다. 상실감과 슬픔과 그리움과 기쁘고 즐거운 감정들이 함께 섞여 복잡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선교사가 역문화 충격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몇 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선교지에서 잘 떠나와야 한다. 선교지를 떠나올 때 선교지 사람들과 잘 헤어져야 한다. 선교지에서 긴장관계에 있었던 사람과 화해하고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친구가 되어준 것이 좋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 장소들, 소유했던 물건들에 대해 작별인사도 한다. 선교지에서 있었던 일들, 즉 힘들었던 일들, 열매들, 배운 것들, 자신이 변화된 것들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진을 찍고 기념이 될 만한 것들을 고국으로 가지고 간다. 선교사는 이런 것들을 가지고 고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삶과 사역을 이야기해줄 수 있다. 고국에 돌아오면 역문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급한 일부터 하되 한 두주일은 공식석상에서 말씀을 나누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고국의 상황을 물어볼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변화된 것을 물어볼 수 있다. 사소한 것까지도 귀찮아하지 않고 잘 들어주고 대답해줄 수 있는 친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그런 친구를 마련해주실 것이다. 그 친구와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으면 더욱 더 좋다. 선교지에서 있었던 일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재정착하는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선교단체다. 선교단체는 재입국 세미나를 통해서 재적응하는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선교단체에서는 디브리핑을 통해서 선교지에 있었던 기간을 정리하여 보고하고 상담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디브리핑 시간에는 사역에 대한 것 뿐 아니라 가정생활, 건강, 인간관계, 심리적인 면까지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다. 선교단체에서 재정착 세미나와 디브리핑을 잘 할 경우에 선교사는 역문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재입국 세미나를 통해 얻은 정보들을 중심으로 해서 고국의 달라진 부분을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선교사가 돌아온 마을은 거리도, 사람도, 가게, 사회시스템도 많이 변해있다. 이처럼 달라진 부분들을 관찰하고 인식할 때 재적응에 많은 도움이 된다. 선교사가 고국으로 돌아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교사 자신의 마음의 자세이다. 고국은 생각하고 있는 것만큼 기대가 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선교사 스스로 인정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고국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은 것이다. 누군가 잘 맞이해줄 것이라는 기대,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기대들을 내려놓은 것이 재적응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기대한 만큼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낙심되고 실망되고 힘들지만 기대를 내려놓게 되면 실망할 것도 낙심될 것도 없다. 무엇보다도 선교사 자신의 선교지에서의 고생과 사역의 결실을 교회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이 된다. 이것은 고국 생활에 대한 포기가 아니라 고국이 내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고 고국은 내가 새롭게 맞추어 살아 가야할 새로운 선교지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선교사는 말 그대로 나그네다. 어디에서건 오랫동안 정착하여 사는 존재가 아니다. 나그네는 한 곳에 정착하여 살다보면 언젠가는 또 떠나야 한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그네는 떠나지 않으면 불안하고 떠나야 편하다. 떠나는 나그네는 그 새로운 곳에 맞추면서 살아간다. 나그네 자신이 맞추어야 하지 환경이 나그네를 맞추어주지는 않는다. 나그네는 변화와 불편함을 받아들일 것을 각오한 사람이다. 나그네는 새로운 곳에 대한 불편함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는 사람이다. 도전은 때로 힘들고 어렵다. 그 힘들고 어려운 것을 즐길 줄 알아야 나그네의 삶을 살 수 있다. 선교사로서의 고통스러운 삶이 오히려 선교사의 특권이며, 행복이라는 역발상의 마음이 바로 선교사의 존재 가치를 빛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