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갖는 새해 다짐 중의 하나다. 올 한 해는 정말 기도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결심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다짐을 하는 것은 기도가 정말 인생에서 중요하며,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기도가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도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데 지금까지는 기도를 잘 하지 못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여기서 잠간 우리는 왜 기도가 중요한지 알면서도 기도하지 못할까를 생각해 보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하나의 핑계일 뿐이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고 산다. 바빠도 잠을 자고 해야 할 기본적인 것은 한다. 그러므로 기도가 우리가 하는 일상의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바빠도 기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도는 바빠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에 기도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도가 중요한지 알지만 왜 우선순위에 두지 않을까? 그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스티븐 코비는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한다. 또한 급한 일과 덜 급한 일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중요하면서도 급한 일을 최우선으로 삼고 산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훌륭한 사람은 급하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인간이 해야 하는 최우선 순위는 급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 급하지 않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목사가 하는 설교하는 일과 급한 교인을 위한 심방은 급하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목사가 독서나 집안일을 돕는 일은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급하지는 않다. 대게는 목사들의 삶의 우선순위는 설교나 심방이지만 정말 훌륭한 목사의 우선순위는 독서나 집 안 일을 돕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기도는 중요한 일이지만 긴급하지는 않는 일이다. 기도를 가장 급한 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은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당장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하게 급한 일은 아니다. 물론 그런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기도는 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교제의 시간이기에 중요하기는 하지만 급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스티븐 코비가 주장하는 기준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의 최우선의 일은 기도가 되어야 한다. 기도는 중요한 일이면서도 다급한 일이 아니기에 삶의 최우선순위로 삼을 때 그 사람이 훌륭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를 최우선 순위로 삼고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한다. 기도가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도우셔야만 기도할 수 있지만 그러나 나의 기도의 노력이 습관을 만든다. 꾸준히 세 달만 하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진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도의 습관은 정해진 시간에 세 달만 하면 그 후로는 자동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 혹은 일정한 삶의 패턴에서 자동적으로 하게 되면, 그 때는 기도가 최우선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 때는 기도를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정도까지 된다. 기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미 습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관으로 하게 될 때, 하나님은 기도의 즐거움과 맛을 맛 볼 수 있게 하실 것이다. 그렇게 하는 기도는 억지로 하는 기도가 아니다. 의무감으로 하는 기도도 아니다. 책임감이나 숙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즐거움으로 한다. 기쁨으로 한다. 그 기도는 인생의 많은 일 들 중에서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 된다.
기도는 근본적으로 하나님께 무엇을 달라고 하는 시간이 아니다.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이다. 우리의 육신의 아버지, 혹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달라고 하면 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진정으로 참 아버지이고 우리와 가장 친밀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아버지 혹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지 않더라도 같이 있기만 하면 좋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을 주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있으면 좋은 것과 같다. 기도는 하나님과 같이 있는 시간이다. 그것을 ‘교제’라고 표현한다.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이 기도이지 무엇을 달라고 하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기도의 응답이기도 하다.
올 한 해의 다짐 중에 하나님과의 교제를 우선순위에 두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들과 교제하기를 고대하시기에. 부모님이 자녀를 기다리고 보고 싶어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