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버는 방법과 돈 쓰는 방법
SBS에서 주일날 밤에 방영하는‘집사부 일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나 혹은 유명인이 나와 자신의 삶의 장점이나 좋은 점들을 보여준다. 몇 주 전에는 증권의 전문가가 나왔다. 그는 돈을 버는 방법, 즉 주식이나 증권 투자, 그리고 부동산 투자방법까지 어떻게 하는 것이 돈을 잘 관리하고 많이 벌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는 많이 가르치지만 돈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별로 가르치지 않는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해 보았다.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책,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에 대한 책도 수없이 많이 나왔다. TV에 ‘서민 갑부’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두세 차례 보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도 주로 돈을 쓰는지에 대한 얘기보다는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에 대해 말한다. 전에 개그맨 김생민 씨가 진행했던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돈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다루었다. 그런데 결국 이 프로그램도 돈을 쓰는 방법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쓸 것인가에 대한 방법, 즉 돈 버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TV나 도서 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돈에 대해 대화하는 대부분은 돈을 유용하게, 필요한 곳에 잘 쓰는 것보다는 돈을 잘(많이) 버는 방법에 대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성경은 돈을 잘 버는 것보다는 돈을 잘 쓰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여기서 잘 쓰는 방법은 바르고도 유익하게 쓰는 방법이다). 즉, 돈을 잘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세상은 돈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돈이 많이 있을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 자기 하고 싶은 것에 쓰는 것이 돈 쓰는 우선적인 방법일 뿐이다.
나는 종종 돈을 많이 번 성도들을 만난다. 그분들은 돈을 번 것에 대해 내게 자랑(?)한다. 그런데 나는 그 자랑이 귀에 잘 들리지 않는다. 대신에 내 마음속에 드는 생각은 “저 많은 돈을 다 쓰고 하나님께 가야 할텐데...”라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얼마를 벌었든지 간에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 일단은 번 만큼 다 써야 한다. 그것이 고생해서 돈 버는 하나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놓고 다 쓰지도 못하고 죽는다. 얼마나 불행한 인생인가? 적은 돈을 벌었어도 잘 쓰고 죽는 사람이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이다. 많은 돈을 벌었다면 그 돈을 다 쓰고(물론 잘 쓰는 것도 포함해서) 죽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다.
성경은 부자를 칭찬하기보다는 오히려 책망하는 말씀이 더 많다. 물론 성경은 부자가 다 잘 못 되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재산을 복의 일부로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은 가난한 사람을 도우라는 말씀을 수없이 많이 한다. 이는 돈을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돈을 잘 쓰는 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은 돈이 ‘우상’이고 ‘신 神’이라고 할 만큼 돈이 인간의 가치와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갈수록 돈이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것 같다. 모든 기준이 돈이 되어 버린 것 같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회에서도 돈이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돈을 잘 쓰는 것인가?
첫 번째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자기가 번 돈은 이 세상에서 다 쓰고 죽는 것이다. 남겨놓지 말고 살았을 때 다 쓰는 것이다. 한국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재산을 자녀에게 유산으로 남긴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단체에 기부한다든지, 그것도 처리가 안 되었을 경우에는 국가에 귀속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돈은 벌기 위해 버는 것(돈 버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만족을 찾는 것, 돈이 많으면 우쭐 될 수 있고 배부르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다른 사람보다 더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 번다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나를 위한 것보다는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 것이다. 하나님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이나 선교후원금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다른 사람이란, 성경에서 말한 것처럼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리고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베풀고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하는 것이 돈을 잘 사용하는 두 번째 원리이다.
세 번째는 나를 위해 쓰는 돈은 검소하고 절약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람들은 나를 위해서는 하고 싶은데로 다 쓰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최대한 절약한다. 이처럼 나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과감이 쓰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구제하거나 후원하는 것은 많이 절약하는데, 오히려 이것을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베풀고 나를 위해서는 좀 더 아끼는 것이다. 이것이 돈을 잘 쓰는 세 번째 방법이다.
네 번째는 돈에 대한 마음 가짐, 혹은 태도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돈은 사는데 필요한 수단이지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그러기에 돈 벌기 위해 산다거나,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돈은 필요한 만큼만 가지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이다. 오히려 가난하게 사는 것도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 중의 하나라는 가치관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고 잘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가난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돈을 잘 사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많은 사람은 돈이 있어야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 돈이 필요하면 하나님이 주신다. 중요한 것은 돈을 잘 사용하는 것이다. 돈을 잘 사용하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시지 큰 돈으로 큰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돈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사랑하고 나누는 것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님 나라는 정직하고 성실한데서 이루어진다. 돈의 많고 적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나님은 “금도 내것이요, 은도 내것이다”고 하셨다. 필요하면 하나님은 돈을 주신다. 그러기에 돈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옛날에 어떤 목사님은 젊어서 매달 썼던 생활비의 수준이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중년이 되니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 목사님의 지출은 죽을 때까지 가난했던 젊었을 때와 똑같았다고 한다. 더 많이 벌었던 돈은 모두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사용한 것이다.
얼마나 멋지고 훌륭한 목사님인가? 사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수입이 늘어가니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금도 그 목사님을 생각하면서 나도 가능하면 배고팠던 청년시철처럼 경제적으로 절약하며 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죽을 때까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사는 것이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