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명과 직업
며칠 전에 둘째 딸 희래와 같이 차를 타고 가면서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을 들었다. 그 프로그램의 주제는 학생들의 급식에 대한 것이었다. 학생들 입장에서 급식의 질이나 서비스의 문제점들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중에 급식을 만드는 학교 식당 조리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그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한 사람이 백 명이 넘는 학생들의 음식을 조리해야 하고 무거운 것들을 들어야 하고 화상의 위험 등 산재사고가 많다는 내용을 방송하였다. 이 이야기를 듣던 희래가 고등학교 때 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자신을 챙겨준 아주머니를 잊을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 아주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기 싫어하는 학생들의 입맛을 알아 학생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따로 준비해서 주었다는 것이다. 희래는 누룽지를 좋아하기에 아침마다 따로 누릉지를 만들어 희래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너무 고마운 분이라고 하면서 그분 때문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었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서 이 사회의 모든 사람이 이분처럼만 산다면 이 세상은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분은 자신이 하는 직업에 대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명을 알고 일을 하기에 행복한 분이며, 인생을 누구보다도 잘 사는 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직업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단순히 직업을 사는 수단으로 삼는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직업을 소명으로 생각한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 소명감으로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천지차이의 다른 가치로 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직업을 초월해서 소명감으로 일을 해야 한다. 직업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봉사와 섬김의 기회요, 기쁨과 감사로 다른 사람에게 유익되게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매일 하는 나의 일에 만족감을 가지고 하는가? 다른 사람에게 유익되게 하는가?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마지 못해 하는가? 이왕 하는 거라면 하나님이 주신 소명으로 알고 기쁨과 감사와 섬김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