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영성/약함의 선교

주일학교 전도 집회

후앙리 2020. 6. 26. 19:08

 

주일학교 전도 집회를 개최하고 난 뒤 전도 집회에 대해 보고한 기도편지이다.

<이곳 에콰도르의 인디헤나 어린이들은 부모와 사회, 그리고 교회에서까지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내버려진 존재들이다. 교회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주일학교는 있어도 어린이들을 위한 주일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교회에서 어른들을 위한 전도 집회와 찬양 집회는 일 년에 수차례씩 열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초청예배 혹은 어린이 전도 집회는 단 한 차례도 개최하는 것을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교사 강습회에서 교사들에게 어린이 초청 잔치에 대해 소개해주고, 어린이들을 위로하고 전도하는 기회를 갖도록 도전의식을 주었습니다. 이 제안을 듣고 난 뒤, 한 교회에서 어린이 전도 집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전도 잔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워 주었습니다. 계획에 따라 주일학교 교사들이 준비를 하고 전도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 결과, 평소에는 주일날 약 20명 정도의 어린이가 나오는 교회에 무려 500명이나 되는 어린이가 이 전도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멀리에 있는 마을에 사는 어린이들까지 참석한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너무나 은혜롭게 전도 집회는 잘 마쳤습니다. 이번 전도 집회를 통해서 교회는 대단히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린이 전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교회가 투자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가 일하는 교회 연합회인 AIEP에 속한 여러 교회들도 전도 집회를 보면서 많은 도전을 받아 어린이 사역에 적극적으로 감당하기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 나라가 어린이들을 통해서 소망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교회들이 계속해서 어린이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더 많이 일할 것을 기도하고 있습니다(199711).>

현재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은 직접 전도하고 몸과 발로 직접 뛰는 사역도 필요하지만 현지인들에게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일을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전도 집회를 하면서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20여 명의 아이들이 출석하는 교회가 처음으로 어린이 전도 집회를 열었는데 500여 명이 참석한 것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기도편지에서도 언급했듯이 에콰도르 교회는 이런 어린이 집회에 대한 경험이 없었고, 이런 집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 선교사인 내가 한 일은 어린이 전도 집회를 열어볼 것을 제안한 것, 그들이 하겠다고 해서 대략적인 행사 계획을 세워주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교회 스스로 모든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였다. 행사의 재정도 그들 스스로 부담하고 프로그램 진행도 그들이 했다. 선교사인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가지고 한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중심이 되어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준비하여 진행한 것이다. 선교사가 재정도 도와주고 주도권을 가지고 일일이 행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현지인들이 이런 사역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교사들은 사역을 할 때 모든 것을 선교사 스스로 다 하려고 한다.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지인들이 할 수 있는 것까지 선교사가 다 하려고 할 때, 현지인들이 자립하고 독립하는 선교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선교사는 사역()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사역을 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선교사가 직접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현지인들이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를 돌아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