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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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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영성/일상의 영성

+ 결혼식과 장례문화

후앙리 2021. 11. 10. 05:19

얼마 전에 경기도 양평에 소재하는 하이 페밀리”(원장 송길원 목사) 단체의 센터를 방문하였다. 송길원 목사님의 안내를 받으면서 그 센터를 돌아볼 수 있었다. 송길원 목사님은 한국 교회의 가정 사역에 집중하여 가정을 살리는 일을 주로 해 오신 분이다. 아울러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그곳에 청란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도 동시에 하고 있다. 그 센터 부지 안에 공원묘지를 만들어 평토장도 하고 수목장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교회에서(목사님께서) 직접 장례식을 집례하고 있다. 3일 동안의 장례식을 교회에서 하고 그곳에 시신을 화장하여 안장한다. 물론 목사님이 직접 시신에 대한 염을 하고 가족들이 교회에서 3일 동안 머물면서 조문객을 받는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가 병원이나 장례식장에 넘겨준 장례식을 가져와야 한다고 목사님은 강조하였다. 왜냐하면 장례식을 통해 기독교 장례 문화를 형성해 갈 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교회의 목사님들의 권위가 추락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시신의 염을 장례식장의 장례 지도사에게 맡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장례 지도사들의 횡포(?)도 심하다고 한다. 유족들은 부모님(혹은 가족)들의 시신의 염을 하는 분의 말과 권위를 쉽게 생각할 수 없기에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례식을 교회가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그런 모델을 청란교회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비전을 말씀하셨다.

내가 선교지에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교회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두 가지는 바로 장례식과 결혼식을 세상에 넘겨주었다는 것이다. 교회가 장례식과 결혼식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잃었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교회의 본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식과 장례식을 집행하는 것인데, 그러므로 이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 당연한 것을 교회가 하지 않는 것이 많이 안타까웠다. 나는 교회가 이런 일들을 왜 세상에 내어 주었는지에 살펴보았다. 그 이유는 단순한 것이었다. 그것은 결혼식과 장례식을 교회가 해야 하는 책임의식이 없어서이고, 그 중요성을 몰라서라는 사실이다. 또한 교회가 그 일들을 하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섬기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인데, 그런 본질적인 부분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는 하이 페밀리를 방문하면서 그래도 한국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면서 소망을 갖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교회가 소금과 빛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실행하는 교회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였다.

마지막으로 송길원 목사님께서 정인이 이야기를 하셨다. 정인이는 태어난지 16개월 만에 입양되어 양부모에게 고통을 당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아이다. 정인이의 양부가 모두 교인이었을 뿐 아니라 양가 부모가 모두 목회자라는 사실이다. 이런 정인이의 장례식을 하이 페밀리에서 치렀다. 하이 페밀리 센터 동산에 정인이의 묘지가 있다.

정인이의 장례를 치를 때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교회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교회에 분노하였고 정인이의 양부모과 그 가족들이 목사였다는 사살에 대해 많이 화가 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정인이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왔는데, 그곳이 바로 교회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분노하였다고 한다. 그 때 송길원 목사님은 장례를 집례하면서 묵묵히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었다고 한다. 비난을 들어주고 성난 항의를 들어주었다고 한다. 아무 대답이나 변명을 하지 않고 묵묵히 찾아오는 사람들을 섬겼다고 한다. 그 때 한 사람이 송 목사님을 가리키면서 저 분에게는 항의하지 말자고 하였다고 한다. 왜냐하면 정인이의 시신을 거두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인이를 위해 그 귀한 일을 했기에 다른 교회와 목사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정인이 사건에 대한 교회를 향한 분노를 멈추었다고 한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교회는 이 세상에 분노의 대상이다. 그런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장례식 때문이었다. 이런 귀한 장례식을 교회가 다시 찾아와야 한다는 송 목사님의 귀한 생각과 행동에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