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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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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기부(구제)

후앙리 2020. 8. 17. 11:59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를 한다. 기부하는 행위만큼 아름다운 행위는 없다. 그런데 기부의 동기가 때로 불순할 때가 있다. 어려운 자들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의를 드러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단기 선교팀이 선교지에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현지인들에게 나누어 준다. 때로 직접 나누어 주는 것이 현지인에게 도움이 안 될 때도 있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주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독이 되기 때문이다. 장기 선교사는 가능하면 단기팀이 가져온 물건들을 그 자리에서 나누어 주는 것보다는 장기 선교사들이 맡아 놓고 있다가 적절하게 나누어 주는 것을 권유한다. 그런데도 자기 의를 나타내기 위해서 자신이 직접 나누어 주겠다고 고집하는 단기 팀들이 있다. 이런 행위는 예수님이 지적한 것처럼 자기 의를 위해 하는 구제와 같다. 진정으로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선교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가 선교지에 도움을 줄 때도 자기 의를 세우기 위해서 주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물건을 기증할 때 그 물건에 자기 이름이나 교회 이름을 새겨 넣는다. 심지어는 현지 교회건물을 지어주고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교회 이름을 지어주는 경우도 있다. 자기 의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누구에게 어떤 물건이나 돈을 기증 혹은 기부를 할 때, 그 순간에 기부 받는 사람에게 물건이나 돈을 위임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헌금을 할 때, 그 헌금의 사용 용도를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고 교회에 위임하는 것이 헌금이다. 교회에 헌금을 하고 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목적헌금일 때는 목적헌금의 용도를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헌금은 그것을 관리하거나 받는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혹시 그 돈이 잘못 쓰였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그것을 헌금하거나 기부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미 그 돈은 하나님께서 받으신 것이다. 돈을 기부한 사람은 하늘의 상급을 받는다.

그러나 때로 자기가 기부하거나 헌금한 것을 지나치게 주장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선교헌금이나 선교에 관련된 기부를 할 때 기부자가 자기 마음대로 선교사를 움직이고 조정(?)하려고 한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선교사에게 드린 돈은 하나님께 바쳐진 것으로 여겨야 한다. 그 바쳐진 돈의 결과는 바친 사람에게 하나님이 상으로 갚아주실 것이다. 그래서 바치는 순간, 기부자는 권리를 행사하지 말고 멈추어야 한다. 그 기부금이 비록 잘못 사용된다면 그것을 받는 사람이 하나님께 책임을 질 것이다. 기부한 것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감사(감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것마저도 기부를 받는 사람들의 시스템과 마음을 믿고 맡겨야 한다. 교회에 땅을 기부하고 나서 나중에 그 자녀들이 그 땅을 되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나타나는데 이는 기부의 가장 악한 행태이다.

우리는 누구에게 기부하는가? 하나님께 하는 것이다. 기부를 받는 사람에게 하는 그 순간 하나님께 드린 것이다. 그러므로 기부할 때는 기부를 받는 사람을 믿고 기부해야 한다. 기부금이 쓰이는 것까지 기부자가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기부자는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의의 상은 받은 것이다.“사람에게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는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를 표현하자면 요즈음 말로 무엇을 주고서 지나치게 공치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 의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참 제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