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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에콰도르를 떠나면서 본문

선교와 영성/약함의 선교

에콰도르를 떠나면서

후앙리 2020. 7. 15. 11:46

 

에콰도르 1기 사역을 마치고 떠나면서 기록했던 1998124일의 일기다.

 

<우리 가족은 지난 4년 동안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안식년을 위해 모레 한국으로 출발한다. 그 동안 했던 사역들은 각 분야별로 책임자들을 세워서 맡겼다. 송별회를 하며 그 동안의 일들을 돌아보면서 나를 이 땅에 있게 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생각하고 감사하게 된다. 송별회는 지난 4년 동안 이곳에 있었던 나날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시간들이었다.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정말 귀한 분들과 좋은 관계 속에서 기쁨으로 살게 하셨다. 한편으로 마음이 너무 아픈 송별의 시간들이었다. 그 동안 함께 주님을 섬겼던 사랑하는 사람들을 놓고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경험하였다. 며칠 동안 마음이 슬프고 아프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헤어짐은 인생에서 가장 큰 고통인 것 같다. 나는 그 동안 한 것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들 서운해 하면서 우는 그들의 모습이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든다. 나는 잠시 안식년으로 한국에 가지만 임마누엘의 하나님은 여전히 이들과 함께 있을 것을 확신하면서 스스로 위로의 마음을 가져본다.

알파와 오메가 교회 청년들은 카세트테이프에 자신들이 부른 노래와 인사말을 녹음해서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35명의 청년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함께 나누면서 가진 송별회는 참으로 감격스런 시간이었다. AIEP 목사님과 사모님들의 모임의 송별식, AIEP 교회 전체 성도가 모여 가진 송별식, 알파와 오메가 교회 성도들과의 눈물로 드린 송별 예배가 있었다. 테레사 자매의 개인적인 방문은 이곳에서의 나의 사역을 인정해주는 것이어서 정말 감사하다. 얼마 전에 AIEP 회장 공급횡령 사건으로 서로 오해가 생겨 나를 그렇게도 비방하고 다녔는데, 나를 위해 감사패까지 준비하여 전해주었다. 다시 화해하게 된 것과 감사패를 만들어 주었으니 전화위복을 시켜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다. 테레사 자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세상의 빛(Luz del Mundo)교회의 성도들, 쟈노 치코(Llano chico)교회의 성도들, 빠라다 델 씨에떼(Parada del siete)교회의 성도들, 산 호세(San Jose)교회의 성도들, 구스밤바 깐델라리아(Gusbamba Candelaria)교회 성도들이 우리 가족을 따로 불러 각자 송별식을 해 주었다. 정말 정이 많은 분들이다. 내가 한 것은 별로 없는데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 사랑은 거저 받는 사랑이다. 내가 무언가를 해서가 아니라 이분들이 사랑이 많아서 이런 귀한 시간들을 마련해 주신 것이다. 내가 이곳에 4년 동안 있었던 것, 이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나 이해가 필요 없는 것 같다. 감사하다.

그리고 엘레나와 마리셀라 자매의 사랑, 빠블로네의 그 고마운 마음, 니콜네, 비나네 식구들의 우리 가정에 대한 사랑, 블랑까 가족의 은혜, 무엇보다도 함께 살고 함께 사역하고 있는 변 목사님 가정, 이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이곳에서 버티고 사역하며 살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함께 살다가 우리 가정만 가게 되어 얼마나 외로우실지, 변 목사님 가정께 죄송한 생각이 앞선다. 박 성민 선교사님의 가정이 빨리 오셔서 우리와 지냈던 것처럼 함께 즐겁게 보내시기를 마음으로 바랄 뿐이다.

이제 모든 분들을 이곳에 남겨 두고 내일 모레 떠난다. 이제 보혜사 성령님께서 이들과 함께 하실 것이며, 나의 안식년 동안에도 동행하실 것이다. 한국 땅, 4년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만 설렘과 동시에 새로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간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