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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갑작스런 죽음 본문

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갑작스런 죽음

후앙리 2020. 7. 15. 12:02

어제 40대의 한 한인 젊은 가장이 갑작스럽게 죽게 되었다. 어제 낮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밤에 술을 마시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이었다. 평소에는 술을 먹지 않았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술을 마시게 되었고 그것이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이 죽음을 보면서 이곳에 사는 한인들에게 적잖은 불안감이 일어나고 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과연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이런 죽음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남겨진 가족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죽음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사람이 갑작스럽게 죽을 때 당장은 죽음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 유가족들에게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말이 오히려 마음을 상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획은 신실하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것을 믿어야 하고 주님의 뜻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이 다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죽음을 통해서 영광을 받기 원하신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죽음 가운데에도 하나님의 영광이 있다. 이 세상의 어떤 곳이나, 어느 순간에나 하나님의 영광이 없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음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기대하며 슬픔을 이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죽음 앞에서 믿는 자에게 부활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죽음 가운데서 이 세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알기를 원하신다. 이 세상이 전부라면 죽음보다 더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죽음이 전부가 아니다. 죽음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죽은 후에 새롭게 시작하는 세상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곳에서 죽은 자를 부활시키신다. 그 부활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든다. 죽음이 없으면 부활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소망이다. 이 소망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이다. 죽음의 아픔보다도 더 큰 소망이 있다고 슬픔 중에 있는 유가족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과 그분의 약속에 대한 신앙이다.

다른 사람의 죽음 앞에서 인간은 각자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전도서 기자는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낫다고 했다. 죽음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라는 말씀이다. 하나님 앞에 자신의 생명을 돌아보라는 말씀이다.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라는 말씀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죽음을 무서워하거나 죽음 앞에 좌절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한 사람의 죽음은 우리에게 죽음을 준비하면서 살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살라고 가르쳐 준다.

남은 유족들은 죽은 사람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죽은 사람이 자신의 가족일 경우 그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처신을 잘해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는 고인이 다하지 못한 사명까지 자신이 감당할 책임을 가져야 한다. 그분의 죽음으로 인한 교훈과 생각을 간직하며 더 바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바른 삶을 사는 것이 죽은 자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볼 때 유가족에 대한 책임이 주변에 있는 모든 이웃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이웃들은 유가족과 슬픔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 함께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 내 일과 내 가족처럼 그렇게 돌보며 살아야 한다. 유가족을 위해 돕고 기도하고 믿음으로 서로 돌아보며 살아야 할 책임이 유가족의 주변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다. 또한 유가족들은 자신들의 슬픔을 이웃에게 표현해야 한다. 이웃들은 아픈 자들의 슬픔을 받아주어야 한다. 같이 울어 주어야 한다. 함께 울어주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위로이다. 유가족을 위한 진정한 기도도 그리스도인 이웃의 책임이다.

한 사람의 죽음을 보면서 이 세상에 소망을 두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이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살지는 않았는가를 돌아본다. 이 세상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은 잠시 있다 가는 곳이다. 이 세상은 단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할 장소이다. 오직 인간의 본향과 소망은 하나님의 나라에 있다는 것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는 곳이다.

사람의 죽음 앞에서 인간은 하나님을 더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인생의 주관자인 것을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 한 중년 가장의 죽음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항상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것을 기도한다. 또한 인간적으로 유가족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위로의 말이 없다. 다만 하나님께서 유가족을 위로해 주시고 앞으로의 삶을 지켜 주시기를 기도한다. (20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