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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바울의 표현 본문

선교와 영성/일상의 영성

바울의 표현

후앙리 2020. 9. 13. 14:24

바울은 결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다. “결혼하는 자도 잘하는 것이지만 결혼하지 아니하는 자는 더 잘하는 것이니라”(고전 7:38). 우리의 일상에서 보는 많은 일들에서 이 표현 방식대로 사용하는 것이 참 지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요즈음 한국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여와 야, 전라도와 경상도로 확연하게 구분되어 서로 싸우고 있다. 흔히 말하는 당파싸움, 즉 이념 갈등의 양극화가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바울의 표현 방식을 사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좌는 나쁘고 우만 옳다. 혹은 좌는 선이고 우는 악이다, 라는 방식의 표현보다는 좌도 좋지만 우는 더 좋다, 혹은 우의 사상도 좋지만 내게는 좌의 사상이 더 나을 것 같다. 이런 표현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람도 그 누가 완벽한 사람이 있는가? 누군 좋고 누군 나쁘다는 식의 사람을 구분하는 것만큼 잘못된 것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면이 있고 약한 부분이 있다. 그 사람은 이런 면에서는 좋지만 저런 면에서는 더 좋은 것 같애, 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혹은 저 사람의 약점은 이런 거지만 저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저 사람의 장점은 이런 건데 정말 좋고 아름다운 것이야, 라고 칭찬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표현과 말을 그리스도인들이 이 사회속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가 더 옳고 누가 그른 것을 판결하기 보다는 누구는 참 좋은데 누구는 좀 더 좋더라, 라고 말한다면 이 사회는 양극화로 인해 싸우는 것이 줄어들지 않을까를 생각해 본다.

내가 가입해 있는 한 단톡방이 있다. 서로 만나 교제하는 좋은 모임이다. 이 모임 참석자들은 정치적, 사상적으로 우와 좌가 분명하게 나눠져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서로의 정치적인 입장을 내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서로 얘기하다보면 다투게 되고 관계가 나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예민한 정치적인 문제는 언급을 하지 않으려 하고 피하려 한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서로 사상과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한 가지 공통점으로 모인 모임이니 오히려 서로 이런 부분에서 토의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이념을 깍아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고 듣고자 하는 태도를 가져야만 가능하다. 내 사상만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서로가 다른 사상에 대해 배우려는 태도를 갖는다면 나와 다른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가운데 서로 배울 수 있고 서로 이해를 넓힐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가? 그런데 반대로 그런 성숙함이 부족하기에 이런 문제가 생기면 오리려 긴장하게 된다.

오늘 바울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에, “그것도 참 좋지만 이런 것도 더 좋지 않을까?”라고 표현하면 어떻까? 이런 태도가 성숙하고도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