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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와 협력

후앙리 2019. 4. 26. 22:17

조반석 선교사는 한국 선교사들에 대한 장단점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한국 선교사들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열정과 희생정신, 현지 적응이 빠르고 장소 환경을 가리지 않는 개척 정신, 기도의 강한 능력과 성경 중심적인 신앙, 가족 전통 사회에서 자라서 원주민 전통 사회를 잘 이해하며 현지어 습득이 빠르며 재정 지원을 잘 한다는 것을 장점이다. 반면 독립성이 강하고 팀 사역에 약하고 유연성이 부족하며, 균형적인 사역의 부족, 곧 예배당 등 눈에 보이는 사역 위주로 시야가 좁으며, 무계획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일 처리, 파송교회가 선교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선교사를 컨트롤하는 경향과 담임 목사가 선호하는 선교지만 지원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 만난 미국 선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 선교사들의 선교의 열정을 높이 평가 합니다. 하지만 음식과 언어 등 문화적으로 뛰어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중시하며 사진을 지나치게 많이 찍습니다. 돈으로 현지인들을 통제하려고 하며, 하나님 나라의 관점과 동역자 간의 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이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 선교사의 약점 중의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팀 사역 혹은 협력 사역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단점은 눈에 보이는 사역 위주로 선교를 하는 것이고 무계획적이라는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이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한국 문화의 영향이 크다. 한국 문화는 변화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권위주의 문화이고 수평적이기보다는 수직적인 조직을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런 문화는 합리적이고 계획적이며 장기적인 사역을 하는데 약한 문화라는 것이다. 한국인은 또한 지정의 중에서 감정적인 부분이 예민하고 발달되어 있다. 이런 성향은 유행이 빠르고 순발력이 탁월한 문화로 나타난다.

 

이런 한국인의 문화는 그 원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전문성을 키우고 인내하며 사는 부분에서는 약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합리적이기보다는 임기응변을 잘하는 것이 발달 된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협력 사역을 잘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협력 사역을 잘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어야 하고, 각자의 전문성이 탁월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일을 분담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서 약하기에 협력 사역을 잘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자신의 은사를 키우는 것이다. 여기서 은사란, 하나님께서 주신 경험, 재능, 직업, 전공, 잘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한 가지 이상의 은사를 주신다. 여기서 은사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잘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은사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는 데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인은 어떤 일을 끝까지 이루는 데는 약하다. 그러기에 은사를 키우는 것에 대해 그렇게 중요시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일본인들은 장인 정신을 가지고 가문 몇 대째 이어오는 전문가들이 분야마다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장인정신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일의 성과를 빨리 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빠르게 배우는 한국말이 빨리 빨리라는 말인 것처럼 한국인들은 모든 것을 급하게 하려고 한다. 인내하며 끝을 맺기보다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처럼 무엇이든지 시작하기를 반복한다.

 

필자가 외국 생활을 하면서 한국인들의 특성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목격하였다. 외국에 나와 있는 일본인들은 전문가들이 주로 해외로 나오고 그들의 숫자는 적지만 그 나라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일을 하던지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으로 일을 진행한다. 필자가 사역했던 에콰도르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에콰도르 사람들의 평가는 아주 좋았다. 일본 사람들은 에콰도르에 무상으로 많은 것을 지원해주었다. 도로포장을 해주고 병원을 지어준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필자가 살았던 수도 뀌또에 시내버스로 운행하도록 일본 정부에서 미쓰비씨 버스 100대를 무상으로 지원해 주었다. 이렇게 무상 지원을 많이 하지만 그 무상지원은 장기적인 계획 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말이 무상 지원이지 다른 부분에서 유리한 공사를 수주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상 지원인 셈이다. 에콰도르의 수도에 버스를 100대 지원했을 때, 에콰도르 사람들은 일본의 통 큰(?) 지원에 한없는 감사와 칭송을 하였다. 그러나 지원을 하면서 분명히 사람들이 모르는 다른 어떤 유리한 사업을 계약했을 것이다. 그리고 버스는 3~5년 정도 타게 되면 부속품을 교체해야 한다. 일본은 에콰도르에 버스만 지원을 해 주었지 버스 부속품까지 지원 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부속품 교체 시기가 되면 에콰도르는 부속품을 사야 한다. 여기서 일본 사람들은 부속품을 공짜로 주지 않고 비싸게 판다. 에콰도르 입장에서는 버스를 사용하려면 비싼 부속품 값을 지불해야만 한다. 버스 지원을 받은 지 10년이 되면 부상 공급했던 버스 값을 부속품으로 채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 일본의 입장에서는 일석 삼조의 유익이 있다. 버스 무상 지원의 10년이 지나면 부속품을 팔아 원금을 보상받아서 손해가 없고, 무상공급해 줄 당시에 다른 사업에 유리한 계약으로 유익을 얻었으며, 에콰도르 사람들 마음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이익을 얻은 것이다. 이처럼 장기적인 계획과 안목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일본 사람들이다.

해외에 나와 있는 중국 사람들은 어떤가? 그들은 중국인 공동체가 함께 협력하여 살고 있다. 새로운 사람이 이민을 오게 되면 그 사람이 정착하도록 돕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기반을 마련해준다. 아무런 배경이나 돈이 없이 해외에 나와도 중국인 공동체가 책임을 지고 도와준다. 그리고 그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중국인 교민회에 충성해야 한다. 서로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돕고 협력하면서 생존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인들은 어떠한가? 각자가 각개전투를 한다.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누군가 한 분야에서 사업이 잘 되었다고 소문이 나면 그 종목을 가지고 그 옆에서 똑같은 사업을 진행 한다. 결국 두 사람이 다 망한다. 그리고 이민해 온 나라에 도착해서 3년 만에 어떤 성공(?)을 거두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3년 동안 열심히 한다. 사업이 잘되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은 사업에 실패한다. 그래서 더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필자가 해외에서 경험한 작은 경험이지만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도 이와 같은 양상으로 하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좋은 선교 사역 아이템이 있다면 그것을 그대로 그 옆에서 따라한다. 땅따먹기 식으로 꼭 그 옆에서 그 사역을 한다. 예를 들면 신학교를 누군가 하고 있으면 자신도 신학교를 연다. 그래서 별 특징 없는 신학교를 같은 지역에서 선교사마다 각자 자기 신학교를 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렇게 되니 자연히 신학교를 세워 운영할 때 교수가 부족하다. 혼자 다하려고 하기 때문에 재정도 어렵다. 그러나 이런 사역에 서로 협력을 한다면 굳이 신학교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신이 잘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을 이미 세워진 신학교에서 가르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과목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신학교를 세우면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만 혼자 다하려고 하면 가르치는 것은 뒷전이 된다. 신학교 운영을 위해 모금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게 될 뿐 아니라 교육이 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협력 사역을 하지 않음으로 인한 손해와 피해는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선교사들과 한국 교회, 그리고 현지인에게 그대로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이 인내를 가지고 자신의 은사를 발전시키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많은 시간이 들지라도 한 가지 은사만 계발하고 발전시키면 된다. 예를 들어, 신학교를 세워 운영하기보다는 자기가 잘 가르칠 수 있는 신학교 과목하나에만 집중하여 계발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경 신학 혹은,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선교신학이 되든 상관없다. 그러기에 선교사는 자신의 은사를 계발해야 한다. 그 은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선교지에 가기 전부터 은사계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은사 계발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인고의 시간이 요청된다. 무언가 빨리 빨리 이루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사역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아야 한다. 후원교회의 요청이나 눈높이보다는 자신과 선교지의 필요에 따라 사역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의 성과가 없어서 갖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어쩌면 은사 계발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 이익만 얻겠다는 마음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일도 수고 없이는 열매도 없다. 죽음 없이 부활이 없다. 죽음의 고통이 생명의 부활을 낳는다. 그래서 선교사가 해야 하는 일은 사역에 대한 열매가 아니라 오늘 주어진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면서 손해를 감수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 인내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은사를 계발하는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선교사는 계속해서 노력하여 은사를 계발하는 선교사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거나 눈에 보이는 열매 중심이 아니라 꼭 필요한 일을 위해 자신의 은사를 계발하는 일에 집중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절약하고 또한 열심히 살아야 한다.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자신이 집중해야 하는 은사를 찾는 일도 필요하다. 그리고 끝까지 눈물을 흘리면 은사를 계발해야겠다는 다짐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역에 대한 분명한 목표 설정도 필요하다. 타인에게 집중했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은사를 키우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 시간이 흐르면서 사역의 열매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은사가 계발되고 특별한 은사를 가지게 되면 비자 문제도 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도 전문성 있는 선교사로서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른 선교사들과 경쟁하거나 싸우는 일이 줄어들 것이며, 함께 기쁜 마음으로 협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자신을 계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은사 계발, 즉 준비가 사역이라는 마음으로 준비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은사 계발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이다. 은사계발을 할 수 있는 자질이 곧 자기관리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자기관리가 어려운 사람은 선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이런 관점은 선교사들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현재 있는 자리에서 선교사. 자신이 하는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직업이 바로 선교사역이다.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은사를 계발하고 발휘할 때 선교를 하고 있는 선교사가 되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끝까지 장인정신을 가지고 매진할 때, 이 땅에서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는 선교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