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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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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자료, 이슈, 연구/현대선교 이슈

포장

후앙리 2011. 4. 26. 11:45

선교지에서 살다 한국에 와 보면 물건을 포장하는 것에 놀랄 때가 있다. 선교지에서는 종이 한 장, 비닐봉지 한 장이 귀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포장보다는 내용 자체가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때로 포장이 내용물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가격에 있어서도 포장이 내용물보다 비쌀 때도 있다. 꽃다발을 살 때 꽃 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이 포장일 때가 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선교지와 한국과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기술이 발달하다보니 2차 산업에 해당하는 물건이 대체로 저렴하다. 가전제품이나 플라스틱 등 원재료를 가지고 가공을 해서 대량 생산하는 것은 선교지보다 저렴하다. 그에 비해 1차적인 것이 오히려 더 비싼 것을 볼 수 있다. 음식이나 원목 같은 오히려 사람이 손대지 않은 것들이 더 비싸다.

한 한국 사람이 선교지를 방문해서 꿀을 사게 되었다. 방문했던 분이 선교사님께 꿀이 가짜는 아닌가 물었다. 선교사님은 그 나라에서는 꿀보다 설탕이 더 비싸기에 가짜는 없다고 하셨다. 한국에서는 설탕보다는 꿀이 비싸기에 때로 가짜 꿀로 손해를 보기에 이렇게 질문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플라스틱 제품 중에 1회용으로 사용하는 것들이 너무 좋을 때가 있다. 그릇이나 접시 같은 것 중에 선교지에서는 없어서 사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한국에서는 1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1회용을 선교지에 가지고 가면 1회용이 아닌 아주 귀한 영구적인 생활 용품이 되기도 한다.

선교지에서 부담 없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과일이나 커피가 한국에서는 몇 배 비싸기도 하다. 선교지의 특산물을 한국으로 가져오면 정말 비싸고도 귀한 것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한국인들은 이것을 이용하여 여행할 때마다 한국에서 해외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물건을 사들고 다니는 경우가 있다.

언젠가 중국에 갔을 때, 한국으로 돌아오는 중국 공항에서 조그만 보따리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것을 보았다. 한국 관광객들이 참깨를 5Kg 씩 사들고 돌아오는데 그 보따리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포장 이야기를 하다 선교지와 한국의 다름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선교란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문화라는 포장을 잘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는 문화에 민감해야 한다.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문화를 잘 활용하여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래서 선교사는 포장지와 같은 문화에 민감해야 하는 것이다.

요즈음 세상은 내용보다는 포장이 앞서는 세대들이 사는 세상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보이는 것이 속 내용보다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젊은이들은 실력이나, 인격을 키우는 대신에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입는 옷, 화장, 머리 스타일 등이 삶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세대인 것이다.

이런 시대이기에 선교를 알리는 데 있어서도 선교의 본질보다는 외형적인 것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용보다 포장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서 선교의 홍보 효과가 달라진다. 나는 한국에 와서 포장을 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광고, 홍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홍보에 재정적인 투자도 해야 한다. 내용이 좋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홍보에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다.

선교사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홍보하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선교사가 해야 할 일중의 하나인 것이다. 기도편지도 잘 쓰고, 홍보 영상도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굳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기에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 주신 모든 재능을 활용하되, 현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여 그에 합당한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본질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선교 전략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선교 전략이란 그 시대에 맞는 선교 방법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전략에 민감해야 한다. 좋은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이 시대의 중요한 우리의 사명이다.

단, 선교의 본질적인 면을 넘어선 전략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선교의 본질(내용)보다 방법론적인 것이 앞서거나 중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시대가 사람의 속 내용(인격과 실력등)보다는 외형적인 면(외모, 옷 등)을 중요시 여기기에 여기에 편승하여 선교에 있어서도 전략이 본질을 앞서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다. 진정한 전략이란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다. 요즈음 나오는 전략들이 본질을 무시하거나 앞서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략인지, 본질인지부터 구분하는 것이 선교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요즈음 선교계에서 말하는 추세가 본질적인 부분인지, 문화(포장)적인 부분인지를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버 선교, 비즈니스 선교, 단기 선교, 전문인 선교, 미전도 선교, 전방 개척 선교, 교회 성장학의 선교, 디아스포라 선교 등이 본질인가, 아니면 전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