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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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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영성/일상의 영성

+ 하나님의 계획과 나의 욕심

후앙리 2021. 10. 28. 12:42

지난 며칠 동안 고향을 다녀왔다. 고향 주변의 아름다운 장소를 돌아보면서 복 된 시간을 보냈다. 고향에는 형님들이 사신다. 고향에 갈 때마다 형님들은 이것저것 먹을거리들을 챙겨주신다. 나 또한 방문할 때마다 특별히 꼭 가지고 오고 싶은 것들이 있다. 언제는 쌀을 가져오는 것이고, 언젠가는 고구마이고, 또 언제는 고춧가루였다. 한해는 형님들이 키우신 늙은 호박을 잔뜩 가져와 이웃들과 나눠먹은 적도 있다. 그 귀한 것들을 가져올 때마다 마음에는 풍족함과 만족감이 있었다. 무언가 가득 채운 것 같은 풍요로운 마음이었다. 이런 것들은 시장에서 사는 것과는 또 다른 소중한 것들이었다. 농약도 거의 안하고 비료가 아닌 퇴비나 유기농 비료로 키운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가져올 때마다 만족함이 컸다.

그러나 올해는 꼭 가져오고 싶은 것이 별로 없었다. 형님들이 챙겨주시는 것 외에는 다른 것들에 관심이 가지 않았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은 그런 마음이었다. 어떤 것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나, 꼭 이것을 가져가야 한다는 그런 깊은 관심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면서 그 때는 그런 것들이 그렇게도 좋았는데 이제는 별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흥미를 잃은 이유를 꼭 찾으려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순간마다 관심을 갖는 것들이 달라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전에는 그것이 없으면 안 될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에 집착하던 것들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을 느끼며 이 세상의 것들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 또한 해본다. 어쩌면 순간마다 바라는 것들이 인간의 욕심일 뿐이며, 그것이 인간에게 없어도 별 상관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어쩌면 허무한 것을 실체인 냥 쫓아다니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해 본다. 없어도 사는데 별 상관없는 것을 소유하고 성취하기 위해 애쓰고 다른 사람과 싸우고 속에 있는 부끄러운 욕심을 드러내며 사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때는 그렇게 소중했고, 없으면 안 될 것처럼 집착했던 것들이 지금에는 그렇게 관심조차도 갖지 않는 것을 보면서 그런 이유가 욕심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혹시 하나님에 대해서도 똑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가 하는 두려운 생각도 해 보았다. 하나님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바뀌지 않아야 하는데, 세상의 것들처럼 하나님에 대한 열망도 바뀌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니 하나님만이 영원한 분이시다. 그러기에 그분에 대한 관심과 열정과 비전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 그분을 생각하는 것은 영원토록 신선해야 하며, 뜨거워야 한다. 그분에 대한 갈망은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파숫군이 아침을 기다리는 것처럼 타올라야 한다.

그리고 없어지고 변하고, 잠시 잠간인 세상의 것에 목숨을 걸 필요도 없고, 그것에 가치를 두고 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이 세상의 것에 대한 집착은 인간의 욕심에서 나온 것임을 알고 오직 영원한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