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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한국 교회 선교의 위기와 극복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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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선교의 위기와 극복

후앙리 2019. 3. 30. 23:22

 

총회 세계 선교회(GMS)에서 실시하는 LMTC(지역교회 선교사 훈련 과정)의 한 노회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의 친구 목사가 있다. 이 목사는 그 동안 LMTC의 한 노회 담당자로서 지역 교회를 정해서 격년으로 훈련을 해 왔다. 친구 목사는 올해 훈련을 하는 해인데, 올해는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훈련을 원하는 교회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선교단체에서 하는 선교학교 프로그램도 지원자가 부족해서 열리지 않는 곳이 점점 늘어간다. 뿐만 아니라 선교사 훈련원의 훈련생 숫자도 줄어들어간다. 선교사 훈련생이 줄어든다는 것은 선교사지망생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선교한국 대회는 2010년부터 매 2년마다 참석자 숫자가 1,000명씩 줄어들고 있다. 한국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 숫자도 몇 년 전부터 증가 폭이 낮아지고 있다.

 

해외 선교단체만이 아니라 대학생 선교단체도 마찬가지다. 캠퍼스 학생 선교단체의 회원 숫자는 지난 20년 동안 90%가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기독신문 2019215일자). 한국 교회도 30년 전에 1,200만 명의 교인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700-80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해외 선교는 한국 교회의 현상(양적 숫자, 질적 수준)5-10년 정도 후에 따라가고 있다. 그것은 교회의 현상이 5-10년 후에 그대로 해외 선교에 반영된다는 뜻이다. 한국 교회가 위기라는 말을 하는데, 그러기에 지금 해외 선교도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해외 선교 위기 상황의 현상은 다음과 같은 것들로 정리할 수 있다.

1. 선교 헌신자의 전체적인 감소다.

2.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해외 선교에 대한 비전과 열정의 감소다.

3. 젊은이들의 선교사 지망생은 줄어들고 실버선교사(은퇴 후에 선교사가 된 경우)의 증가다.

4. 전체 한국 선교사의 연령의 노령화다.

5. 선교후원금(재정)의 감소다.

6. 선교 교육, 훈련 참가자의 감소다.

7. 교회나 선교단체, 그리고 신학교의 선교대회의 감소현상이다.

8. 선교사, 선교단체, 선교현장 체제 등의 자질 부족과 운영부재다.

9. 선교지의 추방, 철수, 각종 사고, 테러 등 선교사들의 위기의 증가다.

10. 선교사역 전략의 부재와 선교사들의 사명감과 열정의 감소다.

 

이러한 위기의 대부분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이면에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문제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 교회의 선교는 한국교회의 상황과 별개일 수 없다. 선교사들의 자질 부족은 한국교회의 리더(신학생, 목사, 사역자)들의 자질과 연관되어 있다. 선교사들은 한국 교회가 하는 요청을 거절할 수 없으며, 한국 교회에서 배운 대로 선교지에서 실행한다. 한국 교회의 모습이 바로 선교()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부정적 측면에서 해외 선교에 미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은 무엇인가?

 

1. 기복주의다. 기복주의는 인간의 기본적인 물질적 필요로 채우는 것을 뛰어넘어 세속적 욕심을 채우는 이기적인 것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교회와 선교사가 선교를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과 성공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2. 정과 연으로 된 가족주의다. 정과 연으로 된 가족주의는 집단 내부의 구성원에게는 거의 무조건 포용적이지만 밖으로는 경쟁적, 배타적 양상을 지닌다. 그러나 선교는 지연과 학연을 뛰어넘어야 한다. 아울러 국가와 문화까지도 뛰어 넘는 것이 선교다. 그런데 선교사들은 정과 연으로 된 가족주의를 뛰어넘지 못해 그리스도인의 바른 공동체를 형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협력사역을 하지 못한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현지인과의 평등관계를 맺는 것을 방해한다.

3. 개교회주의다. 교회가 교회의 근본적인 사명과 임무보다는 개교회 자체의 외형적인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개교회의 확장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 동일시되는 사상을 갖는 것이다. 선교지에서도 개교회주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되어 선교사들이 경쟁하며, 협력하지 못하는 요인이 된다. 선교지에서도 선교사들은 혈연, 지연, 학연 등의 당파싸움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4. 성장논리와 우상 숭배다. 기복주의에 바탕을 둔 개교회주의의 가장 큰 목표는 양적 성장이고 성장이 축복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선교사들은 눈에 보이는 사역에 치중하게 되고 후원금을 잘 모금하는 선교사가 축복을 받은 것처럼 성공에 목매는 것을 볼 수 있다.

5. 교회와 사회의 분리와 이분적인 사고다. 이분적인 사고는 교회와 세상, 현세와 내세, 신앙의 영역과 비신앙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다. 선교사들도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세상을 적대시하며,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빛과 소금의 교회를 만드는 하나님 나라의 의식이 부족하다.

6. 이성 경시 현상과 단순 논리주의다. 한국 교회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고,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있는 진리의 복합성과 상호유기성을 단순논리로 해석한다. 지적이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기보다는 은사와 권위주의로 무조건 복종하는 상명하달식의 교회 문화를 가졌다. 선교사들도 선교지 현지인들을 무시하고 단순한 논리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한국 교회의 부정적 현상가운데 나타나는 선교현장에서의 잘못된 모습이 한국 선교의 위기다. 이제 교파를 초월하고 문화 우월주의를 내려놓고 물량으로 선교하겠다는 생각과 식민주의적 혹은 제국주의적 선교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좀 더 실제적인 부분에서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은 무엇이 있는가?

 

첫째는, 위기상황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이다. 상황과 현상이 크게 어려워 위기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일하는 손을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 한숨만 쉬고 있을 것이 아니라 현재 해야 할 일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님 앞에서 묵묵히 감당해야 한다. 역사의 주관자는 결국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환경과 상황을 어렵게 하여 하나님의 자녀들을 인도하시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님의 자녀는 회개하고 말씀으로 돌아갈 때, 하나님은 다시 회복시켜 주신 예들을 성경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이 하나님의 회복을 기다린다면 지금 있는 자리에서 절망하지 않고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한다. 매일매일 자신의 사명에 대해 묻고 확인하며 도전하며 실행해야 한다.

 

둘째는, 양적 중심의 선교에서 질적 중심의 선교로 전환하는 것이다.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내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많은 사람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단 한 사람의 변화와 성숙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인내해야 한다. 인내하면서 교회와 선교사들은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실제적인 활동과 간섭하심을 기다리며 그분이 사람을 세워나가시도록 내 중심과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보이는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진실된 그리스도의 제자를 양육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셋째, 선교의 바른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다. 위기는 잘못된 방향에서 일어난 결과다. 물론 외부적인 환경도 위기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지만 결국 위기는 우리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된다. 그 잘못이란 부정직하고 이기적인 욕심이다. 우리는 먼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잘못을 회개할 뿐 아니라 고쳐나가야 한다. 원래 회심의 의미는 잘못된 방향에서 돌아서서 바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과감히 전환하는 것이 회심이라면 지금 회심해야 한다. 전환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것은 그동안 쌓아놓았던 사역일 수도 있고, 명성일 수도 있으며, 돈일 수도 있다. 그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면 내려놓는 것이 바른 방향을 추구하는 첫 걸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른 방향 추구는 자신의 욕심과 가진 기득권과 힘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먼저 변화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자신을 변화시키지도 않고, 자신은 모든 잘못에서 예외인 것처럼 행동한다면 바른 방향으로 돌아설 수 없다. 선교사들이여! 선교지의 사역과 재산을 현지인들에게 다 주고 철수할 수 있는가? 그런 마음과 다짐이 없이는 바른 방향으로 가겠다는 결심, 개혁하겠다는 마음은 물 건너간다.

 

넷째, ‘남은 자사상을 기억하는 것이다. ‘남은 자사상이란, 하나님께서 남은 자’, 즉 연약한 자, 숨어 있는 자.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자, 그러나 신실하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자,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자다. 그 남은 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남은 자는 사람들의 편이 아니라 하나님의 편에 서는 자다. 사람들에게는 주목받지 못해도 하나님의 눈에는 주목을 받는 자다. 세상은 다 멸망하여도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하나님 나라는 자라간다는 믿음을 갖는 자다. 이 세상에 소망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소망을 두는 자다.

 

결국 위기의 한국 교회와 한국 선교 상황 가운데,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이름이 아닌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다. 세상의 가치관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 기득권이란, 권력, , 재산, 안정 등이다. 자신에게 채워져 있는 이 세상의 것들을 비우는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아무도 가지 않는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고난과 억울함을 참으며, 가난한 자가 복이 있음을 믿고 사는 것이다. 한국 교회와 선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자신을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서 서게 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