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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한인 교회 설교 본문

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한인 교회 설교

후앙리 2020. 7. 15. 11:51

 

이곳 뀌또에는 교파가 다른 세 개의 한인 교회가 있다. 그중에 나는 장로교회에 가서 가끔씩 예배를 인도한다. 담임 목사님이 다른 곳에 여행을 갈 때나 연고가 생길 때 나이 드신 목사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서 설교를 하곤 한다. 한인교회의 예배를 인도하러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한인들을 만나게 된다. 에콰도르 GMP 팀은 가능하면 한인들을 만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선교지의 삶이 외롭고 힘들지만 현지인들을 위해 온 선교사이기에 가급적 한인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런 우리 팀의 약속 때문에 한인 교회에 설교를 위해 갈 때마다 한인들을 만나는 것이 부담이 된다. 이런 원칙 때문에 첫 텀 때는 한인들과 관계를 거의 갖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한인들과 만나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우리 자녀들 때문에도 한인들과 연관을 갖게 되는 일이 생긴다. 오늘은 한인 교회 담임 목사님께서 선교 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으로 출타하셨기에 한인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한인들을 만나는 것이 마음에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 만나면서 마음에 위로를 받기도 한다.

모처럼 한인들을 만나 한국말로 교제하는 것이 좋았다. 현지인을 위해 이 나라에 온 선교사이지만 때로 한국말로 마음껏 말하고 떠들고 싶을 때가 있다. 한국인과는 한 마디의 말로도 감정이 통하고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한국 음식도 함께 먹고 한국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선교사가 한인들과 좋은 교제를 한다는 것, 그 자체로도 큰 위로와 충전의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기회를 통해 선교사와 한인 교회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선교사 입장에서는 설교를 하면서 한인들과 교제를 할 수 있다. 교회 입장에서는 담임 목사가 부재중일 때 설교를 위해 선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인 교회가 현지인 선교를 하고자 할 때 선교사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선교사도 현지인을 위한 사역을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한인 교회의 자원을 활용할 때 더 효과적인 사역들을 할 수 있다.

이처럼 귀한 협력 사역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들리는 소식들은 한인 교회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서로 경쟁하고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한인 교회는 교회의 자원을 선교사가 빼앗아 간다고 생각을 하고, 선교사는 한인 교회가 선교 자원을 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인 교회는 선교사를 경계하고, 선교사는 한인 교회에 지나친 관심을 갖고 간섭을 하기에 서로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다.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관점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서로를 공생 관계로 생각하여 하나님이 주신 은사에 따라 함께 협력할 때 하나님 나라에 유익이 될 것이다. 많은 선교지에서 한인 교회와 선교사 간의 아름다운 협력이 일어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20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