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일

작은 답을 이미 알면서도 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어떤 이들은 내게 이렇게 묻는다. “정말 모든 것을 버리고 선교를 떠나야 합니까? 예수님이 내게 요구하시는 게 그것입니까?” “예수님을 따르려면 정말 내 가족과 직업과 재산을 다 버려야 합니까?” 내 답변은 이렇다. “단순한 일로 한 걸음씩 시작할 수 있는데 왜 거창하게 묻습니까? 자녀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겠다는 다짐도 좋습니다”

영적 삶의 위대한 비밀은 당신이 큰일은 모를지라도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에 대해선 이미 안다는 것이다. 큰일을 알아야만 작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걸음씩만 내딛으면 된다. 놀랍게도 주님과 소통하는 사람은 작은 일이 무엇인지 안다.

예컨대 우리는 이렇게 작정할 수 있다. “나는 특정인에 대해 더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겠다. 험담하지 않겠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일이다. 여전히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지만 적어도 나쁘게 말하지는 않겠다는 한 걸음이다. 다음 걸음은 상대에게 보내는 미소일 수 있다. 그다음에는 집으로 초대한다. 어느새 둘은 친구가 되었다. 돌아보면 한 걸음씩 움직여 이루어진 긴 여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 속의 모든 위대한 인물도 작은 일로 시작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처음부터 굴속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4년 동안 고뇌하며 한 걸음씩 내딛었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자신에게 물으며 조금씩 풀어 나갔다. 우리는 극적인 최종 결과에 초점을 맞추지만 거기에 주목해서는 안 된다. 그곳에 이르기까지 그가 거쳐 간 작은 일들에 우리의 시선을 두어야 한다.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은 오늘 밤 해야 할 일은 정확히 안다. 내일 해야 할 일도 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도 안다.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그런 작은 일들에 충실할 때 이로써 먼 길을 갈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그럴 때 당신을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이 점점 크게 들려오고 목적지도 또렷해진다.

물론 이러한 일이 쉬운 일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걸음을 내딛어야 할 모든 지점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믿어야 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멀리 뛰기를 요구하지 않으신다. 처음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원하신다. (예수의 길: 헨리 나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