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선교교육 연구원(IMER)

빠블로 사에스(Pablo Saez) 목사님의 방문 본문

성경공부, 설교/말씀묵상(QT)자료

빠블로 사에스(Pablo Saez) 목사님의 방문

후앙리 2009. 8. 31. 09:50

빠블로 사에스는 침보라소 출신의 목사님이다. 열두 돌 신학교 교장이기도 하며 뛰도 시내에 이민자들의 교회인 산 호세 알또(Sanjose alto)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이 목사님이 나를 초청하여 침보라소에 가서 교회 부흥회에서 설교한 적이 있다. 이 목사님이 섬기는 뀌또의 교회는 150명 정도의 성도가 출석한다. 이 목사님이 오늘 우리 집을 방문하였다. 교회와의 어려운 사정 때문이었다. 교회 리더들이 목사님께 요청하기를 일반 직장 일을 그만 두고 교회 일만 하라고 요청을 하였다. 문제는 교회에서 주는 목사 생활비가 30불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생활비를 올려주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다 교회에서 하는 모든 행사나 모임이 있으면 목사님은 반드시 참석을 해야 한다. 모든 모임을 인도하라는 것이 교인들의 요구이다. 목사가 모임을 인도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 목사님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교회 뿐 아니라 다른 교회도 돌아보아야 하고 신학교 운영도 해야 한다. 직장일도 해야 한다. 지금은 일주일에 이 교회에만 3일 이상씩 나가면서 일을 하는데 더 이상은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를 사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상담을 하러 왔다.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에콰도르 교회 목사들의 어려운 면을 보게 되어 마음이 안타까웠다.

목사님이 그 동안 너무 바빠서 많이 지쳐있는 것 같았다. 실재로 에콰도르의 목사들은 일을 많이 한다. 직장 일과 교회일, 연합회 일, 가정 일들을 다 해야 한다. 이곳 에콰도르의 목사들에게는 자녀들이 많다. 교회에서 주는 생활비로는 자녀들을 키우기가 어렵다. 교인들이 헌금을 적게 하기에 교회에 재정이 부족하다. 이것은 아직은 연약한 신앙인들이 많은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직장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

목회자가 다른 직업을 갖는 문제는 단순하게 생각할 사항은 아니다. 한국 사람들은 목회자가 전임으로 교회 사역을 해야 교회가 부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부흥되면 목회자 생활비는 자동적으로 채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목회자는 다른 직업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한국 목사들은 굶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직장을 갖지 않는다. 이것이 한국의 문화다. 하지만 에콰도르에서는 다르다. 에콰도르 목사들이 직장을 가져야 하는 것은 가정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일반 직장을 가졌을 경우에는 생활 전선에서 일하는 교인들의 아픔과 생활고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만 전임으로 일을 하여 교회가 생활비를 책임져 준다면 에콰도르 사람들의 성향은 나태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에콰도르에는 다른 직업을 가진 목사들이 큰 교회를 목회하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목회자들이 교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 교회가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사에스 목사님의 경우는 목사님이 교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대화를 통해 서로 불신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목사님의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털어 놓고 교회가 목사님을 이해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에콰도르의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이 어려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이 해결을 위해 선교사와 에콰도르 목사들이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선교사인 나로서는 먹고 사는 것에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인해 에콰도르의 목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힘든 부분을 함께 나누고 협력하는 것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을 선교사인 나에게 찾아와 털어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교사인 나의 일 중의 하나이다. (2000년/2기 사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