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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 사랑하는 이들을 ‘내’가 다 보호할 수 없다. 본문

선교와 영성/영성 자료

+ 사랑하는 이들을 ‘내’가 다 보호할 수 없다.

후앙리 2021. 6. 2. 19:49

사랑하는 마음은 그 사랑 때문에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더 많은 이들을 사랑할수록 더 많이 고통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이 깊을수록 고통도 더욱 깊어진다.

나 역시도 한때는. 어떤 면에서 자녀들 때문에 아픔을 겪었다. 한 번은 아이가 학교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당했을 때, 또 한 번은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을 때다. 한 녀석의 팔이 부러졌을 때와 다른 녀석이 실연을 당했을 때도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우리가 이사를 할 때마다 옛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때 오는 어려움에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이 저려왔다.

나는 아이들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기쁨과 슬픔을 겪으며 이해력이 자라고 성장해 간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모두 장성해서 집을 떠나 독립했지만 부모인 나로서는 네 아이들 모두 보고 싶고 내 곁에 두고도 싶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잡아 둘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게 떠나보냈지만 사실은 아직도 쉽지 않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이 이끄시는 손을 붙잡고 그곳이 어디든 각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기쁨과 슬픔, 자신만의 사랑과 상실을 경험해야 한다. 아직까지도 나는 앞으로 겪어야 할 아픔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그 아이들을 위해서지만 어느 면에선 나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들의 고통이 결국 내게로 돌아올 것이기에 나를 고통과 아픔에서 보호하고 싶은 것이다.

고난은 하나님이 우리를 빚으시는 과정에서 사용하시는 하나의 방편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만약 부모가 자녀들이 고난을 겪을 때마다 그것을 피하게 한다면 그들이 온전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그리스도의 고난과의 교제에서 멀어질 것이다. 또 그 교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더욱 깊은이해로부터, 더욱 깊은 사랑으로부터, 더욱 깊은 감사로부터, 그리고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더욱 깊은 기쁨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나의 자녀들은 내 손의 산물이 아니다. 내 손은 그들을 붙잡아 줄 수도 없고, 그들의 모습을 빚을 수도 없으며, 좋은 인생을 위해 함께 해 줄 것도 없다. 그들은 하나님이 빚으신 작품이다. 나는 단지 잠시 동안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도구일 뿐이다. 그들을 온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비록 도구에 불과하지만 나는 그들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그리고 부분적이고, 잠시 동안만 사용되는 도구이지만 모든 면에서 항상 그들을 사랑할 것이다. 비록 도구가 낡아서 더 이상 쓰이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들을 향한 사랑만큼은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무척 즐거웠고 아이들을 떠나보낼 때는 참 슬펐다. 이제는 그런 감정들조차 나를 온전히 빚으시는 하나님의 도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캔 가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