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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 2024년 1월 26일(금) 42 날이 밝으매 예수께서 나오사 한적한 곳에 가시니 무리가 찾다가 만나서 자기들에게서 떠나시지 못하게 만류하려 하매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
-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이 있다. 오늘도 한해 계획을 계속 세우고 있다(세웠다).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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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선교지에서의 설날과 생활 속의 영성 본문
선교지에서의 설날과 생활 속의 영성
오늘은 올해의 설날(구정)이었다. 설날을 지내기 위해 함께 사역하는 선교사 네 가정이 모여 음식을 준비하였다. 엄마들이 만두를 빚으며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아빠들은 아이들이랑 제기차기를 하며 놀았다. 저녁 식사를 하고 아이들이 모두 한복을 입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였다. 세배를 하면서 한국에서는 설날에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세배 돈도 일일이 챙겨 주었다. 세배 돈을 받는 아이들은 마냥 기뻐한다. 늦은 밤까지 윷놀이를 하면서 선교지에서의 즐거운 설날을 보냈다.
설날을 보내면서 우리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였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한 하나님을 섬기는 같은 백성이지만 이 세상에 사는 동안은 민족과 나라에 대한 정체감을 가지고 사는 존재들이다. 선교사와 그의 자녀들은 외국에 나와 살지만 뿌리는 언제나 한국이다. 선교사 자녀들이 자라서 나중에 어디에 살지 모르지만 이 세상에 사는 동안은 한국인으로 살아야 한다. 그들이 스페인어를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에콰도르 사람은 될 수 없다. 영어를 잘한다고 미국 사람이 될 수 없다. 아이들의 문화가 한국 보다는 선교지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선교지의 현지인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은 그들을 한국인으로만 인정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설날을 지키면서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르친다. 이 아이들에게 한국의 명절과 문화 뿐 아니라 평소에도 한국말을 가르친다. 학교에서는 선교지 언어로 말을 하지만 집에서만은 한국말을 한다. 설날은 우리 아이들이 한국인임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 날이다.
설날을 보내면서 나는 하나님께서 이 귀중한 시간을 우리에게 허락하셨다는 것에 대해 감사했다. 윷놀이를 하는 동안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느꼈다. 윷놀이를 시작할 때 기도를 한 것은 아니지만 놀이를 하는 동안 내내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마음으로 묵상하였다. 하나님의 자녀들과 함께 한국의 전통 놀이를 즐기는 시간에 하나님의 존재를 생각하였다. 하나님께서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와 함께 즐겨하실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리스도인이 즐겁게 노는 시간도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가질 수 있다.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예배시간이나 기도시간만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쉬고 즐기고 노는 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심을 경험할 수 있다. 하나님은 그 시간을 허락하시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다.
내가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더욱 느껴야 하는 때는 아내와 함께 시장을 보는 시간이다. 아내와 함께 시장을 볼 때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다. 물건을 살 때 두 사람 모두 긴장을 한다. 때로는 다투고 마음이 상하기까지 한다. 서로의 물건을 사는 기준과 습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가 날 때는 내 생각만을 하게 되고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기는커녕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요즈음은 물건을 사러 가기 전에 물건을 사는 긴장된 순간에도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게 해 달라고 함께 기도 한다. 물건을 사는 중에도 예배시간이나 기도시간에 느끼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즐겁고 은혜로운 시간이 되도록 기도한다. 그 결과 이제는 서로가 편한 상태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 주셔서 돈을 소유할 수 있고 하나님이 주셔서 물건을 구입하며 그것으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누리고 사는 것을 인해 감사한다.
아내는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대학을 다닐 때 기독교용 어린이 유치원 교재를 만들었다. 그 때 아내가 내게 했던 말은 전체 교재 내용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과 하나님 중심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통 기독교 교육(기독교 학교)을 한다고 할 때, 수업 시작 전에 기도하고 예배하는 정도다. 때로는 성경을 배우기도 하지만 수업시간에는 하나님과 상관없는 교육을 하고 있다. 세상 교육은 창조론에 대해서는 수업시간에 가르칠 수도 없도록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바른 기독교 교육을 한다는 의미는 하나님과 관련된 자연과 수학과 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기독교 교육 내용에도 하나님 중심으로 되어져야 한다. 이것은 생활 속의 영성의 한 예이다.
로버트 뱅크스라는 신학자는 눈뜬 영성과 눈 감은 영성에 대해 말했다. 눈감은 영성이란 예배나 공식적인 하나님과의 교제 시간에 갖는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눈 뜬 영성이란 모든 일상생활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사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직장에서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이 임재 하는 것을 경험하고 그 가운데서 하나님을 드러내고 그분께 모든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순간에 우리와 함께 하신다. 우리가 잠잘 때나 깨어 있을 때나, 집에 있을 때나 여행 할 때나, 어려운 순간에나 즐거운 시간에도 함께 하신다. 그분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울고 웃고 일하고 쉬고 누려야 한다. 엄밀히 말해서 그분이 제외된 일상의 삶은 의미가 없다. 일주일에 드리는 한 번의 예배도 중요하지만 모든 일상의 시간들이 예배 시간처럼 하나님 앞에서 중요하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늘 그분을 느낄 수 있고 그분과 함께 기뻐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면서 부모들이 미리 약속을 하였다. 어린이 각자에서 1불씩 주기로 하였다. 네 가정이기에 한 어린이당 4불씩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정에서 같이 모이기 전에 자기 집에서 이미 세뱃돈을 받았다. 자연히 그 집 아이들은 5불을 받게 되었다. 5불이 안 되는 다른 아이들은 1불을 더 달라고 자기 부모에게 떼를 썼다. 그 순간에 나는 이 아이들의 항의가 합당한가를 생각해 보았다. 세뱃돈은 부모가 자식에게 거저 주는 돈이다. 4불도 부모가 안 주면 못 받는다. 그런데 1불을 더 달라고 떼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하나님께 요청하는 것도 이와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인간은 단 한 푼도 가질 수 없는 존재이다. 인간의 존재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한 순간도 존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님께 덜 가졌다고 더 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평한다. 세뱃돈을 더 달라는 아이들이 곧 나의 모습임을 돌아보면서 달라고 하기 전에 주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