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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웃는 얼굴과 상황화 본문

선교와 영성/일상의 영성

웃는 얼굴과 상황화

후앙리 2020. 6. 7. 23:25

지난 5 23일자 조선일보에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김치 시즈닝(가루 양념) 파우더를 만들어 미국 시장에 파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정식 출시한 제품이 출시하자마자 완판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 19 로 인해 미국인들이 집에서 머물면서 김치 맛을 느낄 수 있는 김치 시즈닝 사용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하인즈 케첩이나 타바스코 핫소스, 기코만 가장처럼 세계인의 식탁에 놓을 수 있는 한식 소스를 만들고자 해서 이 제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 사업을 하기 전에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갔다가 떡볶이 장사를 해서 년 매출 10억을 올린 경력이 있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내가 깨달은 두 가지가 있다. 이미 아는 것이지만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중요한 것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필리핀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 했던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을 대하면서 웃는 얼굴을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장사의 기본 중에 기본은 웃는 얼굴이라는 것이다. 가게 주인이 웃지 않고 찡그리고 있다면 다음에 또 손님이 찾아올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웃는 얼굴은 제품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장사뿐이랴? 내가 웃지 않고 사는데, 기쁨으로 살지 않는데 복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겠는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본은 기쁨이다. 환하게 웃고 밝고 즐겁게 살 때, 믿는 사람의 표시가 나타난다. 그것보다 우선되는 것은 없다. 비록 숨어서 자신의 전재산을 헌금하거나 구제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밝은 삶을 사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 한다고 하더라도 찡그리고 살면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겠는가? 웃는 얼굴, 밝고 긍정적인 태도는 인간의 삶에서 기본이다. 장사를 잘하고 싶으면 웃는 얼굴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 안태양 대표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었다. 그리스도인들도 전도를 잘 하고 싶으면 웃어야 한다. 복음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통로로 해서 전해진다.

둘째는 음식의 상황화다. 우리 입맛에 맛있다고 해서 외국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음식을 그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안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 입맛과 문화, 우리의 입장에서의 생각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사 먹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만드는 것이 상황화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을 틀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람에게는 고추장이 아주 맛있고 중요한 소스이지만 외국 사람들은 끈적끈적한 소스를 처음에는 맛을 볼지 모르지만 그것은 다시 찾아 먹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하였다. 그래서 김치를 재료로 해서 마른 김치 양념 소스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새롭게 출시하고자 하는 것은 김치주스라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김치로 어떻게 주스를 만들 수 있으며 과연 외국 사람들이 그것을 먹을 수 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의 생각에서는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드렜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김치 주스가 이미 나왔고 잘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내게 좋은 것이라고 다른 사람도 좋은 것은 아니고, 내가 싫다고 다른 사람도 싫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내가 에콰도르에서 살 때 차우라 빵이라는 중국 음식이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짜장면과 같은 중국 음식인데(짜장면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중국 음식이라고 한다), 에콰도르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짜장면 좋아하는 것처럼 차우라 빵을 좋아한다. 그런데 차우라 빵은 남미 다른 나라에는 없고 에콰도르에만 있는 중국 음식이다. 물론 중국에도 없다(물론 비슷한 것은 있다). 에콰도르 상황에 맞게, 그들의 입맛에 맞게 상황화 시킨 것이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전도를 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데 우리 입장이 아니라 복음을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해서 전도의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복음이라도 사람들에게 와 닿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전도의 상황화가 필요하다. 내 생각을 뛰어넘는, 어쩌면 그리스도인들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전도의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인들만이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먼저 믿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의 필요에 따라 전도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대할 때의 인간관계도 내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도 내 입장이 아닌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것이 삶의 대화를 위한 상황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