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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자동차를 고치면서 본문
에콰도르에서는 자동차도 선교사역에서 한 일익을 감당한다. 그것은 자동차가 있으면 기동력이 있어서 더 많은 일을 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자동차를 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선교사가 되어 간다는 의미이다. 자동차가 고장이 났을 때, 그것을 수리하는 힘든 과정이 참 선교사가 되게 하는 도구가 된다.
한국에서는 자동차가 고장 나면 고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 만약 길에서 고장이 나면 전화 한 통화로 보험회사의 견인차를 부를 수 있다. 고장 난 차를 자동차 정비소에만 갖다 놓으면 그곳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점검하고 수리한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부속을 따로 사러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그러나 선교지인 에콰도르에서는 차 주인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 길에서 고장이 나면 자동차 주인이 어떻게든지 정비소까지 끌고 가야 한다. 견인차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차를 불러 줄로 두 차를 연결해서 정비소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 자동차 정비소에 도착해도 정비공들이 모든 것을 알아서 고쳐주지 않는다. 자동차 주인이 필요한 부속품들을 직접 구해 와야 한다. 부속품이 부속품 가게에 있어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부속품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경우는 미국이나 한국에 부탁을 해서 가져와야 한다. 그래서 선교사가 자동차 부품을 잘 구할 수 있는 차종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때로 부속품이 너무 비싸서 사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고장 난 부속을 직접 수리해주는 공장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모양만 가지고 가면 그 자리에서 아예 부속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백미러 같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은 플라스틱 가게에서 직접 만든다. 차 주인은 부속을 수리하던지 아니면 구입해서 그 부속을 가지고 자동차 정비소로 다시 간다. 그곳에서 정비를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재촉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빨리 고치기가 어렵다. 빨리 고치도록 시간을 내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가끔은 좋은 부속품을 다른 차에 사용하기 위해 바꾸어 가는 일도 있기에 정비하는 동안은 차 주인이 직접 있어야 한다.
자동차 정비소는 대부분이 소규모이다. 소규모기에 모든 부분을 다 고치는 것이 아니다. 고장 난 곳마다 차를 가지고 다니면서 따로 따로 고쳐야 한다. 선교사는 자동차가 한번 고장이 나거나 소모품을 갈 때는 많은 시간과 돈을 허비하기에 때로는 새 차를 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선교사에게 새 차는 아직은 사치일 뿐 아니라 그만한 재정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자동차를 고치는 과정은 선교사에게 있어서 하나의 훈련의 장이 된다. 자동차를 고치면서 현지 문화와 사람들을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다. 선교사는 때로 한정된 그리스도인들만 만날 가능성이 있다. 사역을 할 때 정해진 사람들만 만나지만 자동차를 고치는 동안은 현지인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또 다른 관점에서 생활 방식과 세계관을 관찰하고 배울 수 있다. 현지인들이 얼마나 어렵고 불편한 삶을 사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현지인들이 선교사의 눈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일들, 왜 그렇게 비춰졌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연스럽게 전도의 기회도 얻게 된다.
차를 고치면서 어려운 삶속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사는 현지인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자동차도 없다. 그들은 고된 일을 한다. 그들은 먹을 것도 충분하지 않다. 그들을 보면서 현지인들보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는 선교사인 내가 오히려 더 불평하면서 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동차의 고장은 내 자신의 인내의 부족을 깨우쳐 준다. 에콰도르의 사람들은 잘 참는다. 언제 어디서나 잘 기다린다. 당장 일이 안 되어도 웬만한 일로는 항의하지 않는다. 한국인인 나는 참지 못하고 급하게 일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그들의 성격과 문화를 배우게 된다. 그들은 내 급한 성격과 습관대로 사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님을 가르쳐준다. 기다리고 불편한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인내의 훈련을 하게 된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자동차를 고치는 것도 사역의 하나이다. 그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은 아니다. 선교사의 삶은 총체적으로 선교 사역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 있다면 음식을 준비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선교지에서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을 줄여 사역을 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러나 선교사역에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포함해야 한다. 식사 준비의 과정도 총제적인 입장에서 하나의 사역이 된다는 뜻이다. 자동차를 고치는 것도 마찬가지로 선교사의 삶의 총제적인 것에 포함된다. 고치는 시간을 따로 분리해서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시간도 선교사의 삶의 일부분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선교사의 삶 자체가 사역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시간 낭비, 불편함, 고생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선교사에게 필요하다. 중고차가 선교사에게 새 차보다 더 유익한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2000년/ 2기 사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