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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교회 연합회 목사들의 방문 본문

성경공부, 설교/말씀묵상(QT)자료

교회 연합회 목사들의 방문

후앙리 2009. 8. 27. 09:30

첫 번째 안식년을 마치고 에콰도르에 다시 도착하여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함께 일하는 교회 연합회 목사들이 우리 집을 방문 하였다.

교회 연합회 목사들은 우리 가정이 다시 에콰도르에 돌아 온 것에 대해 반갑게 환영을 하였다. 내가 무엇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영한 것은 내게 큰 기쁨이 된다. 선교사가 현지인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한다면 슬픈 일이다. 적어도 이들은 나를 팽개치지는 않았다. 아니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로 인해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고 싶다. 나와 이들을 연결해 주시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환영하는 목사들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나는 이들과 함께 지난 첫 텀인 4년 동안 일을 하였다. 그 시간이 그렇게 많은 시간은 아니었고 적은 일을 했을 뿐이다. 내가 특별하게 눈에 보이는 사역을 한 것도 아니다. 물질적으로는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다. 나는 이들을 위해서 돈으로 일한 것이 아니었다. 돈에 있어서는 정말 이들에게 인색할 뿐이었다. 돈 대신에 사랑과 섬김으로 함께 하고자 하였다. 그저 함께 지냈을 뿐이다. 선교사라는 직책 이전에 친구가 되기를 원했는데 이분들도 나를 친구처럼 대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것 같아 감사하다. 나는 이들의 환영에 대해 자신들을 더욱 겸손히 섬겨달라는 표시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들은 내가 맡겨준 숙제, 즉 모임을 계속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안식년을 가기 전에 나는 이들에게 목사 모임을 계속하면서 기도하고 성경을 공부하라고 부탁하였다. 그런데 다시 돌아와 보니 모임은 지속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목사들 자신들이 보기에도 부끄러웠는가 보다. 그러나 누가 누구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나는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이들이 모이지 못했다면 그것은 내 책임이다. 내가 너무 내 중심으로 이 모임을 이끌어 왔기에 내가 없을 때는 모일수가 없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선교사는 선교사가 없을 때도 모임이 계속 되도록 그렇게 가르치고 도와야 한다. 그래서 모이지 못한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내 책임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자기들의 잘못으로 생각하고 내게 잘못을 구하고 있었다. 다른 한 편으로 내가 이곳에 다시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들을 더욱 잘 세워 스스로 해 나갈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들과 함께 나의 삶을 나누고, 내 자신을 자랑하지 말고 희생하며 섬기리라는 다짐을 해 본다.

오늘도 여전히 이들이 서로가 싸우고 있었다. 내가 가기 전에도 서로 말다툼을 자주 하고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해 안타까웠었다. 그 싸움은 안식년 후에 돌아올 때까지 계속 되고 있었다.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 싸움의 모습은 꼭 어린 아이와 같았다. 어린 아이와 같이 자신은 잘나고 상대는 못 낫다는 식이다. 때로는 말들이 거칠기도 하다. 그러나 싸우면서도 이들은 모임에 계속 참석한다. 여전히 모임에는 참여하니 모임을 통해 서로 더 좋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서로 이해하고 말을 절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들이 화합하고 용서하며 살 수 있도록 내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한편으로 내게는 감사한 일이다. 이 문제는 이들이 선교사 보다는 덜 성숙해서라기보다는 서로의 관계 문제이다. 이들 스스로는 해결 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용납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말로만이 아닌 서로 도와주는 분위기를 만들 책임이 있다. 선교사가 이방인이기에 동일하게 함께 밀착되어 살기는 어렵지만 이들을 평화롭게 하는 중재자의 역할은 오히려 더 잘 감당할 수 있다. 나는 우리 주님처럼 섬기며 자신을 희생하며 중재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이 더 많고 배운 것도 더 많다고 해서 교만해서는 안 된다. 주님처럼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주님처럼 자신을 내어주기 까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들을 섬겨야 한다. 나의 역할이 바로 이런 역할인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들은 내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연합회의 많은 일들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자신들의 한계를 알고 나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나는 이방인이고 주인은 이들이라는 것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그들이 주인 되도록 세워주어야 한다. 내가 앞장서서 모든 것을 다하면서 나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옆에서 도움을 줄 뿐이고 이들이 직접 주님을 따르도록 안내해야 한다. 나는 이들을 섬겨서 주님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 선교사가 현지인들을 섬기는 것은 비천해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주님이 주신 책임이며, 아울러 선교사만이 갖는 특별한 권한이다.

이들이 우리 집에 오면서 모두들 한 가지씩 선물, 즉 음식을 가지고 왔다. 나는 이 나라 경제가 어려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나를 생각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였다. 어떤 사람은 빵을, 어떤 사람은 치즈를, 어떤 사람은 집에서 재배한 콩과 옥수수를, 그리고 계란을 가져왔다. 나는 눈물이 날 만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처럼 나를 생각해 주고 환영해 주다니 너무나 감사했다.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다. 내가 섬겨도 부족한데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이 이 귀한 것들을 주는 것이 내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되었다. 하나님이 더 많이 갚아주실 것을 기도 한다. 앞으로 더 많이 섬겨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내가 왜 이렇게 많이 가져 왔냐고 물어보니 자기들의 풍습이라고 대답한다. 이런 좋은 풍습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선교사의 기쁨과 만족이 바로 이런 것에 있다는 것을 느껴본다. (2001년/2기 사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