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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휠체어에 타신 분을 보면서 본문

성경공부, 설교/말씀묵상(QT)자료

휠체어에 타신 분을 보면서

후앙리 2011. 3. 27. 23:03

며칠 전에 아내와 희래와 함께 동네 이마트에 갔다. 우리는 시장을 같이 본다. 나는 바쁠 때나 시간이 부족해도 시장은 함께 간다. 선교지에서도 그랬던 습관인지는 모르지만 가족이 함께 시장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에 살 때 한인 슈퍼에 들었을 때였다. 한 아주머니가 카트를 끌고 있는 나와 옆에 있는 아내에게 오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참 행복해 보이십니다. 온 가족이 함께, 특별히 남편이 이렇게 시장을 봐주니 정말 부럽습니다.”이유인즉, 그분의 남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장을 봐준 적도, 함께 와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말 부러운 모습으로 얘기를 하시는 것이었다. 어떻든 우리는 시장을 함께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가족이 함께 마트에 가는 것이 즐거움이면서 행복한 일이지만 때로는 바쁠 때, 혹은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할 때는 가끔씩 마음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물건을 고를 때도 가족들의 취향이 다를 때는 신경전(?)을 부리기도 한다.


어떻든, 이날은 시장을 보고 있었는데, 휠체어를 타신 한 할아버지를 보았다. 따님인지, 며느님인지는 모르지만 뒤에서 휠체어를 밀면서 마트 시장을 보면서 이것저것 설명을 해드리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런데 얼굴만은 환하고 밝으셨다. 시장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구경삼아, 바람을 쐴 겸 모시고 나온 것 같았다.


할아버지의 그렇게 좋아하시는 얼굴 표정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몸으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자유롭게 외출도 하고 시장도 보고 것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의 삶의 의미와 기쁨을 다 누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은 오히려 가지고 누릴 수 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순간 숨 쉬고 사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가족이 함께 시장을 보는 것도 정말 행복한 일이다. 작은 것(아니 그것이 큰 것이다)의 소중함을 간과한 채 살고 있지는 않는지 자신을 돌아보았다. 누리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할 순간에 정말 하찮은 것으로 감사하지 못하고 짜증내고 힘들게 하는 내 자신을 반성해 본다. 매 순간 기쁨과 감사로 살아야 할 이유를 다시 발견한 것이다. 휠체어를 타신 그 할아버지의 환한 모습을 보면서
(201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