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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교회 연합회의 상황 본문

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교회 연합회의 상황

후앙리 2020. 8. 7. 14:12

내가 협력으로 일하고 있는 교회 연합회가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이다. 연합회의 모임들도 활성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참석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합회가 힘을 잃어 가는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첫 번째는 현지인 지도력의 부재이다. 회장으로 있는 목사가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회장은 정치적인 사람이요, 권위적으로 단체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일 뿐 아니라 연합회에 속한 교회의 일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강압적으로 다른 교회와 지도자들을 다스리려 하고 교회의 일보다는 연합회의 수양관 건물 짓는 일과 지역 개발에 더 큰 관심이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잘 따라지 주지 않고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 회장은 연합회를 돕는 프로젝트를 하는 선교사의 말만 듣고, 선교사가 하라는 대로만 일한다. 최근에는 교회들의 중심에 있어서 누구나 오기 쉬웠던 연합회 사무실을 회장 혼자 결정하여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옮겨 버렸다. 다른 목사님들과 지도자들은 당연히 동의하지 않게 되었고 서로 관계가 더 악화되었다.

두 번째는 연합회 전체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AIEP가 처음에 세워진 목적은 연합회가 세워질 당시의 가톨릭에 대한 핍박에서 교회를 보호하고 돕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연합회는 점차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일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각 교회를 통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고, 농사 기술을 가르쳐 주는 등의 일들을 많이 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 요즈음에는 연합회 수양관 건축을 한다고 모든 재정을 그곳에 쏟아 붓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일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마을이나 사람들을 돕는 돈은 많이 있는데, 교회를 도울 돈은 별로 없으며 연합외의 연합 행사를 위한 재정도 별로 없다. 각 주일학교에 성경 공부 교재가 없고 청년부에서 사업을 하려 해도 재정이 없다고 한다. AIEP 수양관 건축에 비용이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관심과 시간과 사역들이 이런 일들에 소모되고 있는 결과로, 성경 공부 모임이나 신앙적인 행사에는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다.

세 번째는 비전의 부족이다. 무슨 일을 할 때에는 계획이 있어야 하고 장기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단체는 모든 일을 갑자기 결정해서 진행한다. 하는 일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데 단기적이고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성과 계획과 논리가 아니라 지나치게 감정으로 일을 하는 것이 연합회가 침체되는 이유다.

이런 문제 가운데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연합회의 회원들이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복음의 권위를 인정하고 복음으로 변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문제인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의 해결이 우선이 아니라, 사람의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복음에 중심을 두고 사는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당장 먹고 사는 일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교육과 사람을 키우는 사역으로 방향을 돌릴 필요가 있다. 교육은 장래의 소망이다.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는 근본적인 삶의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 그러기에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교육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열매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교육하는 일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 연합회에 속해서 일하는 선교사들의 의식이 먼저 변화할 필요가 있다. 어떤 선교사는 당장 보이는 프로젝트성 사역을 귀하게 생각하여 그 일에 물질과 시간과 자신을 투자한다. 선교사들은 보통 돈을 통해서 생활환경을 바꾸어 주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사람들의 어려운 환경 개선을 통해 복음의 문을 열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선교사들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선교지 사람들의 삶의 개선이 반드시 복음과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그런 삶의 개선이 복음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선교사는 먼 장래를 보고 인디헤나들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사역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선교사들은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지인들은 선교사들에게 의존하려는 마음이 많이 있다. 선교사는 선교사들을 의지하려고 하고 선교사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추는 사역이 아니라, 현지인 스스로 자립하고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 선교사 스스로를 위한 사역이 아닌 현지인들의 자립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현지인들에게 근본적인 도움이 되는 사역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선교사가 무엇을 하는 존재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현지인들 앞에 군림하는 선교사, 자신이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선교사, 당장 열매를 거두려고 하는 선교사, 현지인의 장래를 보지 못하는 선교사, 비전이 없는 선교사, 일하기 더 쉬운 사회적인 일과 외형적인 일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선교사, 자신이 가진 상처를 현지인에게 쏟아 붓는 선교사. 지금도 이런 선교사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보지 못하고 사역하고 있다. 선교 철학이 없이 사역하고 있다. 이런 선교사들의 행동은 복음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나도 그런 선교사는 아닌가? 나는 다른 선교사를 비판만 하는 선교사인가? 다시 한 번 나의 선교에 대한 태도와 방향, 사역을 점검해 보면서 현지인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그들이 복음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교사가 되기를 기도한다. (200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