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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이 있다. 오늘도 한해 계획을 계속 세우고 있다(세웠다).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
- 오늘의 말씀 2024년 1월 26일(금) 42 날이 밝으매 예수께서 나오사 한적한 곳에 가시니 무리가 찾다가 만나서 자기들에게서 떠나시지 못하게 만류하려 하매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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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낼리(Nely) 자매의 추락 본문
2기 선교를 시작하면서 알파와 오메가 교회에서 내가 첫 설교를 하는 날이었다. 교회에서 하는 밍가(교인들이 함께 교회를 위해 일을 하는 풍습)가 있어서 아침 일찍 6시에 주일 예배를 드렸다. 설교의 내용은 우리가 사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는 것이었다. 그 은혜를 우리가 늘 묵상해야 하며 은혜를 경험하며 살아야 한다고 설교하였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밍가를 하게 되었다. 약 두 시간 가량의 예배 후에 아침 8시에 작업을 시작하였다. 교회의 15주년 행사를 하기 위해 교인 전체를 여섯 그룹으로 나누어 작업을 하였다. 성도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그룹마다 숫자는 적었지만 각자가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일을 시작할 즈음에 예배시간에는 참석하지 않았던 낼리 자매가 나타났다. 자매는 나이가 열여섯 살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는 다니지 못하고 직장에 나가는 중에 있다. 교회 예배에도 열심히 출석한다. 자매는 지붕에 페인트칠을 하는 팀으로 갔다. 나는 자매가 지붕에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한 10분정도 지났을까 ‘꽝’ 하는 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 가보니 낼리 자매가 교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지붕은 부셔져 구멍이 나 있었다. 지붕 페인트칠을 하기 위해 올라갔다가 지붕이 약해 부서지고 낼리 자매가 교회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붕과 교회 바닥과는 6m 정도 되는 높이였다. 낼리 자매가 손에 들고 있었던 분홍색 페인트가 바닥에 흘러 있었고 자매는 그것을 뒤집어 쓴 채 쓰러져 있었다.
곧바로 병원 앰뷸런스를 불렀다. 앰뷸런스가 오기까지는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 동안 나는 교회 한쪽 구석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다. 제발 살려 달라고. 병원차가 도착하여 비상조치를 취한 후 병원으로 후송하였다. 에콰도르 정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지은 병원이 이곳 수도 뀌또에 세 군데가 있다. 교회는 북쪽에 있었지만 이 중에서 제일 좋은 병원은 남쪽에 있어서 다급하지만 그곳까지 갔다. 병원에서는 자기 구역이 아닌 사람이었지만 감사하게도 자매를 응급 환자로 받아 주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엑스레이로 자매를 촬영하였다. 목과 머리, 다리, 허리 등을 검사하였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많이 초조하였다. 이상이 없어야 하는데 하면서도 워낙 높은 곳에서 떨어졌기에 많은 걱정이 되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후에 결과가 나왔다. 한군데의 뼈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낼리의 집은 우리 교회에서 가장 가난한 집이고 아이들도 가장 많은 가정이다. 여섯 명의 아이들 중에 큰 딸은 시집을 갔고 둘째가 낼리 자매이다. 그 자매의 아버지(Morocho)는 한 달에 30불을 받는 직장에서 일을 한다. 많이 배우지 못하였고 집안 배경이 어려우니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 이 가정은 움막 같은 곳에 살고 있었다. 2년 전에 내가 벽돌을 사 주어 지금은 벽돌집에서 산다. 이런 집의 사정을 아신 하나님께서 이 자매를 살려주신 것이다. 이 사건을 경험하면서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게 되었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인간은 너무나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평소에는 인간이 자신을 믿고 열심히 자기 힘을 발휘하며 살지만 순식간에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사람은 사고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다. 우리의 생명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경험하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기에 우리는 하나님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나님께만 기도하였다. 하나님은 기도를 들어 주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셨다. 높이가 6미터가 더 되는 곳에서 사람이 떨어졌는데 뼈가 상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적이다. 만약 조금만 잘못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크게 다치거나 아니면 죽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에 하나님은 살아계셨다. 하나님이 교회의 사정을 아시고 그 순간 천사를 보내신 것이다. 만약 이 자매의 생명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교회가 시험에 드는 것은 뻔 한 일이었다.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서 아무 이상 없도록 밑에서 받아 주신 것이다. 누군가는 말하기를 하나님의 은혜는 가장 위험한 순간에 경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아침에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설교를 하였는데 그 은혜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이런 위기를 주신 것이다. 하나님만이 자매를 보호하셨다는 분명한 체험을 하였으니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것을 고백해야 한다.
이런 기적은 선교지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다. 하나님은 항상 기적을 사용하시는 것은 아니다. 복음의 확장을 위해 다른 방법이 없을 때 혹은 직접적인 간섭이 필요할 때는 하나님께서는 기적을 베푸신다.
이 사건을 통해 다른 몇 가지 바램을 가져본다. 낼리 자매와 그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려워 서로 힘들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이 사건을 통해 교회와 이 마을에 축복의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교회가 침체 되어 있었는데 이 기회를 통해서 더욱 기도하고 전도하는 일에 앞장서고 더 전진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주일날 하는 밍가에 대해서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주일은 쉬면서 전도하고 예배해야 한다. 새벽에 잠간 예배를 드리고 하루 종일 교회를 위한 노동을 하니 교인들이 힘들어 한다. 주일은 예배만 드리고 다른 날 밍가를 할 수 있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2000년/ 2기 사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