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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 2024년 1월 26일(금) 42 날이 밝으매 예수께서 나오사 한적한 곳에 가시니 무리가 찾다가 만나서 자기들에게서 떠나시지 못하게 만류하려 하매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
-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이 있다. 오늘도 한해 계획을 계속 세우고 있다(세웠다).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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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미겔 우시냐(Miguel Usina) 목사님 본문
미겔 목사님은 60세가 넘으신 분으로서 선교사 자녀 학교에서 목수로 일하면서 평생 동안 5개의 교회를 개척한 목사님이시다. 교회를 개척하여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고 3년 전부터 쟈노 치코(llano chico)라는 지역에 새롭게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일주일 전에 일을 하시다가 가벼운 사고가 나서 조금 다치게 되어 일을 못 하고 있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바로 가지 못하고 그저께야 심방을 가게 되었다. 다행히 목사님의 몸은 많이 회복이 되어 감사할 수 있었다. 심방하여 모처럼 목사님과 많은 얘기를 하였다.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는 지금 많이 힘든 상황이었다. 얼마 전에 교인 20명 정도가 다른 교회로 옮겨 갔다고 한다. 이 교인들은 목사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전도해서 교회에 출석을 잘하는 교인들이었는데 다른 교회로 떠나간 것이다. 다른 교회로 가게 된 이유는 옮겨 간 그 교회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교회는 국제적인 크리스찬 NGO 단체의 지원을 받아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방과 후에 학교 공부와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NGO 단체에서는 프로그램을 인도하는 교회와 교사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해 주고 있다. 교회와 교사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매달 일정액의 지원금을 준다. 자연히 주변의 많은 어린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혜택을 누리고 있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그 부모도 주일날 교회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겔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의 교인 20여 명도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이런 혜택을 받게 하고자 그 교회로 옮겨 간 것이다. 이 NGO 단체는 6.25 이후에 한국에서 구제를 시작하여 국제적인 단체로 발전한 것이다. 이 단체의 목적은 어린이들을 돕는 가운데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좋은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교회는 어느 정도의 인력과 시설을 갖춘 교회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미겔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된다. 미겔 목사님의 입장에서는 그 교회에서 교인들을 강제로 빼앗아 간 것이다. 안타깝지만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런 사정은 미겔 목사님의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을이라면 어디에서나 발생하는 어려운 문제이다. 이로 인해 교회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으며 서로 불신하는 가운데 교회들이 분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의로 시작한 NGO 단체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복음 전파에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대형 교회가 개척 교회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과 같은 현상이 NGO 단체를 통해 이 나라의 시골 마을들에서도 이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단체를 운영하는 분들과 후원자들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이 단체의 사역과 후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진정 이 혜택을 받는 시골 마을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또 다른 피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혼란스러운 마음이다.
이 교회에는 다른 문제도 있었다. 미겔 목사님이 오래 전에 개척해서 자신의 사위에게 물려준 교회가 있었는데, 그 사위가 교회 목회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위 목사의 잘못으로 교인들의 절반 이상이 교회 출석을 하지 않고 있다. 사위 목사는 자기 의 개인 일 때문에 주일날에도 교회에 잘 나오지 않고, 교인들과 불화도 많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힘들고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미겔 목사님의 교회가 이런 어려움에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큰 어려움은 그 마을 사람들이 복음과 교회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어서 전도가 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중 삼중으로 힘든 상황이다. 미겔 목사님은 이런 어려운 형편 때문에 교회를 다른 지역으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지역은 새로운 주택들이 들어서는 곳으로 자신에게 더 맞는 곳일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문제는 그 지역으로 들어가고자 하는데 사위 목사가 자기보다 먼저 그 지역으로 들어가서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고 한다. 사위 목사가 그곳에서 잘하면 좋지만 그렇지도 않으면서 깃발만 꽂아 놓고, 자신이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로 장인인 미겔 목사님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겔 목사님은 자신의 교회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옮기더라도 신앙생활만 잘하면 되고 자기 사위도 새로운 곳일지라도 사역만 잘 하면 될 것이지만, 모두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마음을 털어 놓으셨다.
그런 노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많이 안타까웠고 내 마음도 답답했다. 평생 동안 여러 교회를 개척하여 든든하게 세우시고 은퇴할 나이가 되어 새롭게 시작한 교회 개척이 뜻대로 되지 않기에 고통스러워하는 목사님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젊은 목회자들이 자신의 일에는 충실히 하지 않고 오히려 선배 목사의 사역을 방해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런 현실이 안타깝다. 몇 달 전에 미겔 목사님의 사모님이 아파서 내가 병원에 모시고 가서 치료를 해 드린 적이 있다. 치료하고 집으로 모셔 드리는 데 그때도 사모님이 많이 우셨다. 아마도 생애 마지막이 되는 개척인데 잘 안되니 그것이 너무 힘이 드셨던 것 같다.
오직 하나님의 긍휼만이 미겔 목사님과 교회를 회복하실 것을 믿고 하나님께 긍휼을 구해 본다. 이런 고통을 통해서 교회를 세워 가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믿고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선교사로서 도울 수 있는 데까지는 돕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노 목사님 부부의 눈물을 씻기실 주님을 바라본다. (200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