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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 2024년 1월 26일(금) 42 날이 밝으매 예수께서 나오사 한적한 곳에 가시니 무리가 찾다가 만나서 자기들에게서 떠나시지 못하게 만류하려 하매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
-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이 있다. 오늘도 한해 계획을 계속 세우고 있다(세웠다).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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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선교사의 자동차 본문
1995년 7월 10일의 일기 내용이다. 선교지에 온 지 5개월 정도 지난 때였는데, 자동차가 필요함을 느끼며 자동차를 사야하는가를 고민했던 내용이다.
<요즈음 나는 차량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많이 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차량을 사야 하는가? 시골 교회를 방문하는 주일마다 온 가족이 먼지 나고 더운 날씨에 많이 걸어야 하고 몇 번씩 대중교통을 갈아타야 하며, 때로는 차를 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아 차량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 차량이 필요한 이유와 꼭 차량을 구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차량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차량이 있으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차가 있으면 여행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온 가족이 외국인으로 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할 때가 많다. 외국인이 매일 버스를 타는 것은 여러 가지로 위험요소가 많이 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지켜주셔서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냈지만, 이곳에 있는 500여 명의 한인들 가운데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밤에 집에 돌아와야 할 때,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는데 택시도 안전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택시를 탈 때 마다 택시요금을 가지고 실랑이를 하는 것이 힘들다.
뀌또 시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다. 선교사로서 이곳에서 자가용을 타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
대중교통과 자가용의 이용 요금이 비슷하다. 자동차 연료비는 싸지만, 버스나 택시요금은 그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시골 교회를 방문할 때 많이 힘들고 지친다. 시골 교회들은 처음 방문하는 곳이기에 어떻게 여행을 준비해야 하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워 여행 중에 교통 문제로 당황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사역을 시작하게 되면 사역지를 자주 방문해야 하고, 언어도 함께 배워야 하기에 많이 바빠질 것이다. 그리고 차량이 있으면 이 새 학교에 다닐 때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선교사님들도 자동차가 있는데, 우리 가족만 없는 것이 힘이 들기도 하다.
이상에서 나열한 것처럼 내 입장에서는 차량을 구해야 하는 합리성이 있지만, 또한 선교사로서 몇 가지 이유로 차량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내가 사역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며, 대부분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내가 차를 가지게 되면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선교사는 부자이며, 자신들과는 다른 사람들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나라 사람들의 약 90%의 사람들이 극심한 가난 가운데 살아간다. 이곳 사람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매일 눈으로 보면서 나만 차를 타고 다닐 수 있을까?
한국에서 자동차를 이용했던 습관 때문에 지금은 힘들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대중교통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차량을 구입하게 되면 그 돈은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피와 땀으로 드린 헌금으로 사야 하는데 그것을 내가 마음 편하게 누릴 수 있을까? 내게 헌금하는 분들도 많은 분들이 개인 자가용을 갖고 있지 않는데 선교사인 나는 자동차를 소유해야 하는가?
선교사로서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검소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에 대해 고민이다.
현지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방해요소가 된다. 선교부에서는 문화적응을 위해서 언어훈련 기간 동안에는 차량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정하고 있다. 나는 지금 언어훈련 기간 중에 있다.
현재 차량이 없어서 불편함이 있지만,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불편함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당장의 불편함이 있지만 하나님이 필요할 때 차량을 주실 것이다. 지금은 차량에 대한 생각으로 생각의 낭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다릴 줄 아는 성품도 키우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차량에 대해 이러한 고민들을 했었는데, 결국 4개월 후에 파송교회에서 차량 구입을 위해 돈을 송금해왔다. 파송 교회에서 바자회를 열어 바자회의 이익금 전액을 차량 구입비로 보내온 것이다. 교회에 차량 구입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가 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교회에 마음을 주셔서 차를 사도록 하신 것으로 믿고 중고차를 구입했었다. 나는 그 차를 거의 8년 동안 에콰도르에서 철수할 때까지 잘 사용하였고, 사역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도 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온 교인들이 바자회를 통해 수고해주심에 감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