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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에디슨 씨의 가정 본문

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에디슨 씨의 가정

후앙리 2020. 4. 22. 22:13

 

에디슨 씨는 한국인 아내를 둔 에콰도르 사람이다. 한국에서 7년 동안 스페인어 교사를 하다가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에콰도르에 돌아와 산다. 에디슨 씨는 한국말도 제법 잘한다. 그래서 그는 에콰도르 사람에게는 한국말을 가르치고, 한국 사람에게는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나와 아내는 오랜만에 그의 집을 방문하였다. 에디슨 씨가 사는 곳은 우리 가족이 처음에 에콰도르에 도착하여 2년 동안 살았던 동네이다. 그곳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이다. 5년 전 에콰도르에 처음 와서 그분들을 만났을 때는 우리 가정에 자동차가 없었다. 그 가정을 방문하면서 첫 텀 때 1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언어를 공부하러 시내로 다녔던 때가 생각이 났다. 그때는 교통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을 텐데 감사하며 살았던 곳이다. 우리 가정은 그 지역에서 희래도 낳고, 언어도 배우고, 에콰도르에 정착을 잘하였다.

오늘 다시 그곳에 가서 지난날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었다. 그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정을 지켜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족이 처음 선교지에 도착했을 때 많이 외롭고 힘들 것을 생각하셔서 이 가정을 예비해 두셨던 것 같다. 우리가 에콰도르에 도착하여 처음에 집을 얻어 동서를 분간할 수 없었던 때에 에디슨 씨 가정을 만났다. 에디슨 씨 집은 우리 집 바로 옆에 있었다. 그래서 가깝게 살면서 그 가정의 도움을 받은 것은 정말 하나님의 역사였다고 믿는다. 지금도 우리 집 앞 골목에서 우연히 처음 만났을 때가 생생하다. 외국 생활의 외롭고 낯선 곳에서 집을 얻어 살기 시작했을 때 우리 집의 골목에 사는 한국 사람을 만날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때 우리 가정에게는 그분들이 하나님이 보내 주신 천사였다. 그 가정에는 빠블로(Pablo)”아나(Ana)”라는 두 자녀가 있다. 이 아이들과 이새가 친구가 되어 시간만 되면 함께 놀았다. 이웃으로 살면서 외로움도 달래고 함께 밥도 먹고 여행도 가고 형제처럼 가깝게 지냈다. 에디슨 씨 가정을 생각할 때 필요한 사람을 적절하게 예비하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의 세밀하신 손길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그때 그러셨던 것처럼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필요한 것을 예비해 주시고 인도해 주신다는 확신을 다시 한 번 갖게 된다.

에디슨 씨의 아내는 에콰도르 사람과 결혼함으로 인해, 고국과 친척, 친구들을 떠나 홀로 외롭게 살고 있다. 물론 사랑하는 자상한 남편이 있고 자녀들이 있지만 주위에 함께 삶을 나누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세상에는 타국인과 결혼하여 고향을 떠나 사는 이민 가정이 많이 있다. 타 문화권 출신의 사람과 사랑으로 결혼을 했지만 문화 차이로 인한 부부생활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또한 어디에서 살든지 어느 나라 사람인가?”에 확실한 정체감을 가지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원래 태어나고 자란 자기 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했다고 인정해 주지 않고, 또한 결혼한 배우자 나라 사람들도 자기나라 사람처럼 대우해 주지 않는다. 에디슨 씨의 아내도 마찬가지로 한국인들과 에콰도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지만, 양쪽의 사람들이 그녀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한다. 나는 타 문화권 사람과 결혼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그네와 거류민과 과부와 고아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예수님은 외롭고 가난한 자와 병든 자들을 도와주셨고 우리에게도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하셨다. 교회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바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일 것이다.

지난 첫 텀에 우리 가정은 에디슨 씨 가정과 함께 매주 성경 공부를 하였다. 그냥 이웃으로 사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더 의미 있고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내가 제안을 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게 되었다. 원래 이 가정은 가톨릭 성당의 미사에 열심히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 가정이다. 그러나 우리 가정과 함께 제자 훈련 교재를 가지고 1년 동안 함께 공부를 하였다. 나는 성경 공부 시간에 이들에게 성경 말씀을 가르치며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하였고 QT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이 가정은 지금도 QT를 하면서 기도하며 신앙을 잘하고 있다. 이분들께 개신교 교회에 참석하도록 권유를 하였지만 성당에 계속 나가겠다고 하였다. 성당에 나가면서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살겠다고 한다. 예수님이 자신들의 구원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유일한 구세주임을 믿고 받아들이지만, 개신 교회로 옮기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것은 오랫동안 성당에 다녔기에 성당이 개신 교회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었다. 이미 성당에서 가르치는 신앙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기에 그것을 인정하고, 성경 중심으로 산다면 굳이 교회로 옮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에콰도르의 가톨릭교회가 타락했다고 생각하지만 성당에 출석하는 것이 더 편했던 것이었다. 또한 적절하게 나갈 개신 교회가 마땅치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이분들에게 에콰도르의 개신교 교회는 체질에 안 맞고 한인 교회 또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교회 출석에 대해서는 내가 권면은 할 수 있어도 억지로 개신 교회에 출석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아서 좋을 대로 하도록 하였다. 이들의 신앙 고백이 분명하고 매일 말씀 중심의 삶을 사는 것을 인정하기에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이 세상에는 이들처럼 적절한 교회를 찾지 못해 성당에 나가거나 혹은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도의 한 부족은 교회가 존재하지 않아 교회에 출석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생활양식과 신앙의 모습은 개신교인들이 하는 것과 똑같다고 한다. 이슬람 지역에서도 예수님을 영접하였지만 교회가 없어서 혹은 다른 모슬렘들의 눈치를 보느라고 교회 출석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이슬람과 같이 모스크에 가서 기도한다고 한다.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형편상 교회에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을 우리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나는 무교회주의자가 아니다. 종교 다원주의자도 아니다. 교회가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성도는 당연히 교회에 출석을 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교회에 출석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이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임이 편안하게 교회에 다닐 수 있는 우리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출석할 수 있는 좋은 교회를 세워 주고 그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에디슨 씨 가정이 믿음 안에서 영생을 누리며 하나님을 섬기는 삶을 계속해서 잘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20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