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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제 5장 선교사와 함께 하는 세 종류의 사람들 본문

선교자료, 이슈, 연구/선교전략과 선교단체

제 5장 선교사와 함께 하는 세 종류의 사람들

후앙리 2020. 4. 21. 19:17

 

선교는 선교사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교사가 선교에 있어서 핵심이지만 선교사가 선교사 되게 하는 여러 기관들과 사람들이 있다. 해외 선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선교 학자들, 선교 본부 사역자들, 그리고 파송 교회 목사들이다. 이런 여러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면서 선교는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간다. 선교사 이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잘 아는 것이 선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선교학자들

선교 학자들은 선교의 경험들과 케이스를 가지고 학문적으로 연구하여 이론과 전략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선교의 기초를 다지고 선교 방향과 흐름을 인도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미래 교회 지도자들인 신학생들과 미래 선교사들에게 선교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신학교에서의 선교학자들의 가르침이 미래 한국 선교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재 한국 신학교의 상황을 보았을 때 선교학과나 선교학에 대한 과목이 이전보다는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선교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커졌고 선교학 교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한국교회가 선교에 얼마나 깊이 참여하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신학교의 선교학에 몇 가지 보완할 점들이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신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기에 신학교의 선교학에 대해서 평가할 자격은 없지만 신학교 외부에서 보는 객관적인 눈으로 몇 가지를 요구 하고자 한다.

 

1. 신학자와 선교 경험

신학교에 선교 경험이 있는 선교학자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반드시 선교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공식은 없다. 선교 경험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 경험 있는 선교학자들이 더 많이 요청된다. 선교 현장을 모를 때 현장과 전혀 상관없는 이론을 가르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선교 포럼에서 있었던 일이다. 선교지의 가난한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어떻게 도와야 하느냐 하는 토론이 있었다. 한 선교학자는 경제적으로 절대로 도와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 이유는 그것이 바로 이론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선교학자는 선교지 현장에 가보지 않았기에 먹을 것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상황을 모르기에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다. 또한 똑같은 이론을 가르치더라도 경험에서 나온 이론은 더욱 더 힘이 있다. 같은 말이라도 경험에서 나온 말은 훨씬 설득력이 있고 균형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문제에 있어서 선교사로서의 경험있는 선교학자가 도와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주장을 한다면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쉽게 반박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선교지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선교지 경험이 없는 학자의 주장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모르기에 그런 주장을 한다고 비판을 할 것이다.

 

다른 신학 과목도 마찬가지다. 목회의 경험에서 나온 가르침과 그렇지 않는 학자출신의 가르침은 다르다. 경험이 있는 교수는 현장을 알고 사람들의 마음과 상황을 안다. 그들의 가르침은 같은 내용일지라도 힘이 있고 영향력이 더 크다.

 

필자가 신학교에 다닐 때 선교에 비전을 가지고 신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이 전체 학생의 70%정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3년 동안 공부한 후에는 대부분 선교에 대한 비전을 잃어버리고 30%만이 선교사가 되겠다고 했던 조사가 있었다. 신학교의 선교에 대한 교육의 문제를 볼 수 있는 조사였다. 물론 이는 선교학을 가르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학교 전반적인 문제였다. 신학교에서 선교를 바로 가르치지 못하였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신학생들이 나중에 목사가 되기에 신학교에서 선교를 잘 배워야 선교적인 교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신학교 교수들이 선교지에서의 살아있는 체험을 했을 때 그의 가르침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 있는 가르침이 될 수 있다.

 

선교학 과목에서 선교지에 대한 리서치나 선교지 방문 등을 과목의 과정을 다룬다. 아울러 선교사들을 초청해서 특강형식으로 선교의 경험을 듣게 하기도 한다. 이처럼 신학교에서 선교학을 가르치면서 선교 경험과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하다.

 

2. 선교 신학자들과 선교 현장

선교 신학자들에게 필자는 몇 가지 요청을 하고자 한다. 선교 신학자들이 선교 강당헤서 뿐 아니라 선교 현장에서 좀 더 많은 활동을 했으면 한다. 선교학자들이 선교 동원이나 선교사들을 케어 하는 일이나 선교 단체에 자문을 구하는 일들에 많은 참여가 요청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국 교회 선교 환경은 너무나 확연히 구분되어 있는 것 같다. 신학자들은 신학자들끼리, 선교 단체는 단체끼리, 선교사들은 선교사들끼리만 동역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교는 서로 문을 열고 함께 이루어가야 할 과업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도와주고 협력해야 할 분야이다. 선교학자들이 선교 이론을 가지고 선교 현장에 나가서 선교사 재교육을 할 수 있다. 목회자들에게 선교 세미나를 할 수도 있다. 선교 대회를 할 때는 감정이나 경험에 치우치지 않도록 이론으로 균형을 잡아 줄 수도 있다. 특별히 선교학자들이 선교 동원에 나타나는 선교 이슈에 대해 이론적인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선교 전략에 대한 이론적인 조언이 필요하다. 전략은 전략이고 변할 수 있는 것인데, 한국 사람들의 성향상 그 전략이 전부 인 것처럼 몰입하는 경향이 있기에 선교학자들이 그런 전략들의 장단점을 잘 분별해 주지 않으면 한국 교회 선교 동향은 비전문가들에 의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많다. 한 선교 전략이 새로 나왔을 때 선교사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선교사들이 선교 동향이라는 커다란 힘(?)을 거슬러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선교 동향은 선교학자들과 선교사들과 행정가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 선교 동향 현실은 몇 몇 선교 동원가 혹은 운동가들에 의해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에 선교 신학자들이 참여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함께 협력할 때 건강한 한국 선교를 만들어갈 수 있다.

 

3. 선교학 수강 범위

신학교에서 선교학자가 아닌 목회학과나 신학과에서도 좀 더 많은 선교학 과목들이 들어가야 한다. 선교지에 나가서 실재적인 선교 활동을 하는 사람은 선교사이지만 그들을 후원하는 사람들은 교회와 목회자들이다. 목회자는 교회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다. 목회자는 선교사를 도와줄 뿐 아니라 관리 감독을 한다. 심지어는 선교 전략까지 목회자의 생각에서 나와 선교사들을 조정한다. 목회자들이 선교에 대해 잘 모를 경우에도 선교사들은 어쩔 수 없이 목회자의 의견에 따라 가야 한다. 파송 교회와 담임 목사가 요구하는 일을 거절 할 수 있는 선교사는 많지 않다. 현장 선교사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담임 목사나 교회의 요구가 잘 못 되어 있어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목회자들의 선교에 대한 지식은 짧은 선교지 여행이나 혹은 신학교에서 배운 선교학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에게 선교에 대해 바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선교에 있어서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는 목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은 선교 신학자들이다. 신학교의 선교학자들이 미래의 목회자인 신학생들에게 선교를 잘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 선교의 미래는 다름 아닌 선교학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신학교와 선교 훈련

신학교에서 선교 훈련의 일부분을 감당하는 것도 필요하다. 신학교에서 전인적인 훈련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부분적인 부문, 즉 선교 이론이나 선교 전략에 대한 훈련은 가능하다. 선교 훈련 단체와 서로 연계해서 서로의 영역을 구분하여 훈련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사항이다. 선교 훈련이 이론적인 부분에만 치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인성이나, 영성, 내면적인 부분에만 치우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한꺼번에 모든 전인적인 훈련을 시키는 것은 시간이나 인력 면에서 한계가 있다. 신학교에서 선교 훈련 단체와 협력해서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여러 가지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특별히 신학교에서 전문인 선교사를 위한 성경 연구반의 개설이 요청된다. 전문인 선교사가 굳이 목회자가 되지 않아도 성경을 공부해서 선교지에서 성경을 가르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인 선교사들이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는 과정이 부족하기에 선교지에서 성경을 가르치는데 한계를 느낀다. 이 한계를 풀기 위해서 전문인 선교사들이 안식년이 되면 목회학 석사(M.div)과정에 들어가 공부하게 된다. 이 과정은 보통 3년 씩 걸리는데 선교사가 중도에 3년이라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굳이 공부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 후원자들에게도 선교사들의 공부를 이해시켜야 하고 선교지를 떠나 3년씩 공부하는 것은 선교지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3년을 공부하는 동안에 선교사들에게 많은 변동이 있게 되는 것도 문제점 중에 하나이다. 현재 선교지에서 많은 전문인 선교사들이 목회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려한다.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가운데 하나는 신학교에서 전문인 선교사들을 위해 성경을 공부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드는 것이다. 굳이 목회자가 되지 않고도 평신도로서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로서의 정체감과 전문성을 가지고 선교 할 수 있도록 신학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문인 선교사들은 계속해서 신학을 공부하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 선교사는 모두가 목회자가 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이것은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고 전략적이지 못하다. 이 문제는 선교 단체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신학교에서 풀수 있기에 신학교가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한다.

 

교회와 목사들

교회는 선교의 모판이라고 한다. 선교의 자원이 교회에서 나올 뿐 아니라 선교에 있어서 교회가 중심에 서 있다는 말이다. 교회가 없이 선교는 있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선교는 교회에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일이다. 선교에 있어서 교회의 역할은 논쟁의 여지가 없을 만큼 중요하다. 한국 선교는 한국 교회의 모습이요, 결과다.

 

교회가 선교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제는 교회가 선교를 어떻게 전문적이고 효과적으로 감당해야 하느냐는 점을 다룰 때가 되었다. 교회가 선교에 동참할 때 전체 선교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가? 교회가 선교에 참여하는 새로운 방법과 과정은 무엇인가? 안타깝게도 일부 교회와 목사들이 선교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교에 참여하면서 몇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제일 큰 부작용은 교회가 선교 전체를 주관하려는 점이다. 선교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있는데 그 역할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교회가 독자적이고 독단적인 선교를 하려는 태도이다. 일부 교회의 경우, 교회가 크고 힘이 있기에 교회 스스로, 자체적으로 얼마든지 선교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선교 단체와의 협력이나 선교 단체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는 선교사들의 사역을 선교 단체나 선교사의 의견에 따르기 보다는 교회에서 설정해 놓은 정책에 따라 실행하려고 한다. 교회가 선교 단체나 선교사 보다 더 전문적이고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교회가 선교 정책을 자주 바꾸는 것도 문제이다. 교회가 선교 정책이나 방향을 바꿈으로 인해 선교사들은 많은 혼동에 빠지게 된다. 교회가 정책을 자주 바꿈으로 인해 일어나는 부작용의 폐해는 선교사들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어떤 교회에서는 새로운 교회 선교 정책에 따라 파송과 후원을 했던 선교사들을 전원 교체하기도 하였다. 그 교회에서 파송 받았던 선교사들은 파송 교회가 없어져 철수하거나 다른 파송 교회를 찾아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큰 교회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C교회는 이제 자립 단계에 있는 작은 교회다. 비록 교회의 재정과 규모는 작을지라도 열정을 가지고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파송 선교사에게는 교회에서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니 다른 후원 협력교회도 구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파송한지 두 달 만에 교회는 한 선교사를 파송하여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재정적으로 감당하는 것이 상당한 무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교사에게 일방적으로 파송을 철회한다고 하였다. 교회에서는 그 이유를 선교사의 잘못으로 돌렸지만 사실은 교회의 잘못이었다. 이처럼 작은 교회도 선교의 지나친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는 현실이 나타난다.

 

많은 교회에서 선교지에 선교 센터를 짓기 위한 계획을 세워놓고 이에 합당한 선교사를 모집한다. 아니면 교회의 선교 방향을 이미 설정을 해 놓고 나서 이에 합당한 선교사를 찾기도 한다. 물론 이전 선교사와의 연계성에서 새로운 선교사가 필요할 때 찾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새로운 교회의 선교 정책을 세워놓고 선교지에 교회의 의도대로 선교사를 파송하려는 것은 한번쯤 점검해 보아야 할 사항이다. 교회의 선교 정책을 선교 단체나 현지에 있는 선교사와 협의해서 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교회가 단독으로 정책을 세우는 것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교회가 어느 정도 범위의 선교 전략과 정책을 가지고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최소한 전문 선교 단체나 선교사와의 협의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교회 담임 목사는 선교사들에게 선교의 전략이나 방법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담임 목사가 선교사에게 가르치지 못할 이유나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장점을 주고받는 가르침이 아니라 담임 목사의 일방적안 가르침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교회와 선교사와의 갈등이 이런 부분에서 많이 나타난다.

 

파송 교회와 선교 단체, 그리고 선교사와의 관계를 국가 대표 축구팀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축구에서 국민들을 교회로, 대표 팀 감독과 축구 협회를 선교 단체로, 선수들을 선교사들로 비유할 수 있다. 국가 대표 축구 선수들이 경기를 잘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은 응원해주고 지원을 해 준다. 선수들은 감독을 위시한 코치진과 축구 협회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다.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뛴다. 이 삼각관계가 잘 이루어졌을 때 그 나라의 축구는 발전 하게 된다. 선교도 마찬가지로 후원하는 교회와 선교 단체와 선교사가 거룩한 삼각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자신의 영역이 무엇인지를 알고 지원 해 주어야 한다. 국민이 축구 선수나 감독이 되어 지도하고 주관해서는 안 된다. 국민은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는 선교사와 선교 단체가 잘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감독과 같은 역할은 선교 본부가 하는 것이다. 응원하는 국민이 감독에게 지나친 간섭을 할 때는 감독은 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전에는 국가 대표 축구라고 하더라도 선수 중심이었다. 국민도 감독진도 변변치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전문화되고 있다. 국민과 감독의 역할이 분명하며 선수의 역할도 분명해 졌다. 서로의 삼각관계가 잘 이루어져야 축구를 잘 하는 것처럼 선교도 교회와 선교단체와 선교사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선교 단체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선교 단체가 전문화되고 제 역할을 감당할 때 한국 교회 선교는 더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선교 단체가 전문화되지 못하고 교회가 선교의 주도권을 가지고 선교단체나 선교사를 조절하려 한다면 한국 선교는 후진성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각 조직마다 자신의 역할을 알고 제자리를 지키며 서로 협력할 때 선교는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선교의 건강성과 발전성을 가로막지 않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크다고 해서 선교 단체를 설립해서 선교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교회가 재정적인 권한이 있다고 해서 선교사나 선교 단체를 조정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오직 하나님이 주신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

 

선교 단체와 본부 사역자

선교 단체에는 파송 단체와 훈련 단체, 동원 단체와 지원 단체 등이 있다. 선교 단체는 각자의 특성에 따라 전문성을 가지고 사역을 하고 있다. 축구 감독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던 것처럼 선교가 발전 할수록 선교 단체의 전문성은 더욱 중요시되어진다. 이제는 축구 감독에 따라 팀의 실력과 수준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선교 단체에 따라 선교의 수준이 정해진다. 선교 단체를 보면 선교사의 수준을 알 수 있고 한국 교회 선교를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선교가 어디까지 왔는가를 보려면 교회가 선교에 얼마나 동참하느냐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떤 선교 단체인가를 평가해야 한다. 한국 선교에 있어서 축구 선수 같은 선교사들은 기본적으로 선교사로서 자질과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실력이 있는 선수인 선교사들이 선교를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선교 단체이다. 그런 면에서 선교 단체의 수준은 한국 교회 선교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1. 선교 단체의 전문성

선교 단체는 선교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그래서 선교 단체는 선교에 있어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한국 교회가 선교 단체의 전문성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인색하다는 점이다. 이는 교회도 선교 단체 이상으로 선교를 독립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교만한(?) 생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 이면에는 선교는 아무나 할 수 있고 열정과 비전과 헌신만 있으면 된다는 한국식 믿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선교는 전문 분야이기에 전문적인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전문성이 갖추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직접적인 선교 사역에 동참할 때 한국 선교는 뒷걸음치는 것이다.

 

선교의 전문성을 논하기 위해서 현재 선교 단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1) 선교 단체는 선교 단체를 운영하기 위한 매뉴얼이 있다. 그 매뉴얼은 선교 단체의 역사에 따라 두꺼운 책 몇 권의 분량을 가지고 있는 단체도 있고 단순한 기본 정관과 원칙, 철학들만을 가진 단체도 있다. 그 매뉴얼 안에는 선교 사역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선교 전략과 방향, 재정 정책과 멤버 케어, 선교 훈련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있다. 교회가 선교 단체의 매뉴얼을 본다면 선교 단체만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 선교사 허입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가지고 있다. 선교 단체는 선교사를 허입하기 전에 후보자들을 동원하는 일을 한다. 동원하기 위해 교회나 선교 대회에 방문하여 홍보한다. 동원된 후보생들을 위해 기초 선교 학교를 운영한다. 그 이후에 선교사를 허입하기 위한 선교 훈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심리 검사나 가족 건강 검진 등 다양한 검사를 요구한다. 교회와 후원자들의 다양한 추천과 제반 서류를 요구한다. 몇 번에 걸친 면담을 통과해야 허입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교사 허입 후에는 회원 선교사로서 가져야 할 기본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허입된 선교사가 선교지를 결정할 때는 파송 교회와 현지 선교사와의 관계, 안전과 전략적인 문제, 은사적인 면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한 선교사가 파송 된 후에는 사역과 멤버 케어를 담당한다.

 

(3) 선교 단체의 사무실은 항상 분주하고 일이 넘친다. 각 단체는 필요한 부서가 있고 부서별로 전문적이며, 독립적인 일을 하고 있다. 선교 단체마다 재정부가 있으며, 재정부에는 전문 재정 담당자가 일을 한다. 보통 일반인이나 교회가 해외로 송금하는 것은 은행의 복잡한 절차 때문에 쉽지 않다. 선교 단체에서는 한 두 시간 안에 몇 백 명의 선교사에게 보내는 송금을 사무실에 앉아서 다 진행한다. 재정부에서 송금에 관련된 일을 하기에 달러 가격도 최상의 조건 속에서 매매한다. 기도편지를 보낼 때도 기도편지만 전문적으로 편집하고 보내는 팀이 있다. 선교지에 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는 선교 단체에서 정해 논 규약에 따라 그동안의 노하우를 가지고 즉각적으로 대처한다. 선교사가 안식년으로 한국에 왔을 때나 은퇴하는 선교사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한다. 선교사 자녀 교육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한다. 이런 다양한 일들을 선교 단체는 신속하면서도 전문성 있게 담당한다.

 

(4) 선교 단체는 다양한 선교 자료가 있다. 많은 선교사들의 케이스와 연구들을 모아 놓고 선교 전략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각 나라에 대한 자료나 기도에 필요한 기도 정보를 가지고 있다.

 

(5) 무엇보다도 선교 단체의 전문성을 말하는 것은 많은 선교사들이 다양한 경험 가운데 함께 협력하며 사역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선교 전문가다. 전문가들인 선교사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선교 정책이나 연구를 위한 모임을 갖는다. 이런 모임들을 통하여 선교는 한걸음씩 발전해 나간다. 이것을 주도하고 주관하는 기관이 바로 선교 단체이다.

 

선교는 전문 분야이고 선교 단체를 보면 그 전문성을 알 수 있다. 선교 단체의 전문성을 인정할 때 한국 교회 선교는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다.

 

2. 선교 단체의 시스템

선교 단체는 전문 선교 기관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원해서 일을 한다. 선교 단체는 비영리 기관이기에 재정적으로 정해진 수입이 없다. 후원자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에 의해 운영이 된다. 비영리 기관인 시민 단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지만 선교 단체는 그런 성격의 기관이 아니다. 선교 단체에서 일하는 본부 사역자들도 선교를 위해 일하기에 선교사라고 칭한다. 이들도 해외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처럼 선교 후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선교 단체에서 행정 업무를 보는 간사들을 위해서는 선교사들의 선교비에서 일정액을 행정비로 떼어 그것으로 기본 생활비를 제공한다. 그런데 한국 교회 상황은 한국 선교 단체 사무실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에게는 후원하는 것이 약하다. 한국 교회 선교에서 참으로 중요한 사역을 하는 본부 선교사들은 대부분이 생활비가 넉넉지 못하다. 열악한 경제적인 여건 가운데서 사역을 하다 보니 오랫동안 본부 사역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선교 단체 본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다시 선교지로 나가던지 아니면 선교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선교 단체에서 사역하는 본부 선교사들의 형편이 열악하기에 본부 사역자들의 이동이 많다. 오랫동안 선교 단체에서 일하기에는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그런 결과로 한국 선교 단체들이 선교 전문성에서 발전하기가 더디다. 선교 본부 책임자들이 자주 바뀌다 보니 선교 정책과 전략이 자주 바뀌게 된다. 아직도 많은 선교 단체들은 안정적인 본부 사역자 시스템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한국 교회 선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교 본부의 좋은 사역자들을 많이 수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부 사역자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본부 사역자들이 기본 생활비 때문에 사역을 옮기거나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한 선교사가 열악한 시스템에서 잠시는 헌신하여 일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렵다. 열악한 선교 본부 시스템은 한국 교회 선교가 발전하는데 있어서 장애요인이다. 이런 장애 요인으로 인해 아무리 좋은 선교사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선교는 건강하고 수준 높은 선교를 하기 어렵다. 현장 선교사에게 갖는 관심이나 투자를 좀 더 선교 본부 사역자에게 바꾸어야 한다.

 

미국 육군 사관학교 졸업생들은 언제든지 실전에 투입하기 위해 훈련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 중에 삼분의 일만이 실전에 투입되고 나머지 3분의 2는 후방에서 지원하는 요원으로 남는다. 그것은 그들이 전투 요원으로써 실전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전방 요원들만큼 후방 지원 요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교도 마찬가지이다. 선교 학자들은 건강한 선교 시스템을 갖기 위해서는 선교지의 선교사 숫자의 20%는 본부에서 사역하는 본부 선교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랄프 윈터 같은 선교학자는 전체 선교사의 3분의 1이 본부 사역자로 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분의 1이라면 한국 선교사가 2만 명일 때 선교 본부에 일하는 선교사가 적어도 5천 명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 본부에서 일하는 선교사가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본부 선교사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으로 한국 선교가 발전하기 원한다면 선교 본부 사역자를 수급해야 한다. 선교 본부 사역자들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선교 단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현장 선교사가 중요하다면 선교 단체 본부를 더욱 귀하게 생각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야 한다.

 

한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수입을 가지고 재생산을 위한 연구에 투자 한다. 교육이나 연구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은 건강하고 미래가 있는 기업이다. 비록 현재는 많은 수익을 남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연구에 투자하는 기업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신에 당장 사업이 잘 된다고 사업을 확장하기만 하고 그것을 연구에 재투자 하지 않는 기업은 부실한 기업이다. 한 사람이 주식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회사들의 수입보다는 지출을 보는 것이 지혜다. 회사들의 현재의 인기도나 판매 실적보다는 수익금에 대한 지출, 즉 투자 형태나 투자 액수를 보는 것이다. 연구에 투자하는 기업의 주식을 산다면 손해 보지 않는다. 반대로 현재의 판매 실적만 본다면 그 주식 투자는 도박이나 다름없다. 한국 사람들의 주식 구입이 투자가 아닌 도박이 되어 버린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의 실적만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숨겨진 연구 투자 부분을 간과한다면 기업이나 선교 모두가 도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 선교가 진정으로 발전되기 원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기 원한다면 꼭 필요한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한다.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를 하기 원한다면 선교 단체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후원을 해야 한다. 현장 선교사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선교 본부에서 일하는 선교사를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장 선교사를 지원하는 것은 그 열매를 당장 보기 원하는 것이지만 본부 선교사를 지원하는 것은 그 열매를 미래에 보기 원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을 현장 선교사에서 본부 선교사에게 돌려야 할 때이다.

 

필자는 본부사역에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선교지에서 일하는 현장 선교사다. 현장 선교사인 필자는 한국 교회가 건강하게 더 발전적이고 미래가 있는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선교 단체의 본부 체제가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만 보고 당장의 결실만 바라는 급한 한국인은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격을 가졌다. 참고 기다리기 보다는 당장 어떤 일을 성급하게 해 내야만 한다. 그런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반대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유행이나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반면에 하나님의 눈을 의식한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더 많은 고통을 감수한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당장의 열매를 원하지 않는다. 반석위에 짓는 사람은 인내를 가진 사람이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사람이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견고하고 흔들리지 않고 건강하고 안정적이다. 한국 교회의 선교가 반석위에 집을 짓는 사람과 같아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미래가 있는 선교, 바로 선교 단체를 세우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일이다.

 

3. 선교 단체의 개선점

선교 단체의 시스템이 조직되지 않음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난다. 그런 문제들이 바로 한국 교회 선교가 바꾸어야 할 우선적인 일이다.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1) 한국 선교 단체들은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교단 선교부는 교회의 구조인 모달리티로 구분 되지만 선교 단체의 구조인 소달리티 형태를 띠었다고 보아야 한다. 현재 한국 선교사들 중에 절반 정도는 교단 선교부 선교사다. 대부분의 교단 선교부는 교단 정치에 연관되어 있다. 교단에서 완벽하게 독립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교단 선교부의 경우에는 교단의 정치적인 힘이 선교 행정력이나 구조, 전략, 현지 사정, 선교사들의 상황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처럼 교단의 정치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는 선교의 전문성을 키워나가기 어려운 구조를 갖는다는 뜻이다. 이런 결과로 선교의 전문성이 약화되면 선교는 건강하게 발전하지 못하게 된다. 선교 전문 기구가 비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단과 선교부 간에 역할 분담이 분명해져야 한다. 교단도 자신의 역할만을 감당하고 자신의 영역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선교부에 과감히 위임하고 독립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교단은 실재 선교 정책에 관여하기 보다는 선교부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관리 감독하고 선교부는 선교 사역과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구조이다.

 

또 다른 형태의 정치적인 영향력은 서구 선교 단체의 문화적인 부분이다. 지부 형식으로 한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서구 선교 단체들은 한국 선교가 한국 문화의 장점을 가지고 발전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미 형성된 서구 단체들의 문화적인 요소이다. 이 서구 단체의 문화적인 요소는 또 다른 정치적인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선교가 발전하기 위해서 서구 단체들의 장점과 경험들을 활용하고 받아들여야 하지만 한국의 고유문화에 맞게 적용되어져야 한다. 그래야 한국 선교가 한국적인 문화와 색체를 살리면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서구 선교단체들의 한계이면서 숙제이다.

 

(2) 한국 선교 단체들은 아직도 기본적인 부분에서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분야나 단체든지 간에 기본은 그 분야와 단체의 미래를 결정한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한국 선교 단체들은 선교사 훈련, 본부 행정, 사역 전략에 있어서 기본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선교사 훈련에서 선교사의 사역 기술보다는 인격과 영성이 기본이다. 선교사 선발에서도 기능적이고 능력적인 면보다도 선교사의 내면의 인성이 기본이다. 본부 행정에서도 여러 가지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체계적인 기초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장기 계획과 연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선교 훈련에서도 실재 사역을 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격 훈련을 중심으로 훈련이 진행되어져야 한다. 사역에서도 성급하게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기초적인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선교사를 파송하고 처음에 언어 훈련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서구 선교 단체에서는 언어 훈련을 하되 제 3국에서 영어 공부를 하게하고 선교지에 가서 또 현지어를 배우도록 시간을 준다. 국내 선교 단체 중에는 영어와 현지어를 할 수 있도록 3-4년을 기다려주는 단체는 거의 없다. 이처럼 한국 선교 단체는 기본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결실만을 중요시 여겨왔기에 지금부터라도 기본을 충실히 하도록 전반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3) 한국 선교 단체들은 역사적인 의식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선교사나 선교 단체의 역사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부분이 약하다. 선교 단체와 선교사가 사역한 내용을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소홀히 하였다. 지역 연구나 선교 전략에 대한 연구 또한 부족한 부분이다. 선교사들이 자신의 사역을 이론화시키는 작업도 맣이 하지 않았다.

 

Y 선교사는 미국에서 선교학으로 유명한 신학교에서 선교학 박사학위 공부를 하였다. 그가 공부를 하게 된 동기는 미국 선교사들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이다. Y선교사는 원래 안식년 때 이 학교에서 선교학 석사 공부를 하면서 재충전을 하고자 했다.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면서 많은 미국 선교사들이 이 학교에서 박사 코스를 공부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사 학위 논문 내용들은 선교지에서 사역했던 것들이었는데 미국 선교사 자신들의 사역이 아니라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을 기초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교지에서 Y선교사가 느낀 것은 미국 선교사들의 사역은 미미한 것 같았고 한국 선교사들은 사역들을 잘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박사 학위에는 한국 선교사들은 많지 않고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들을 보고서 그것을 기준으로 논문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약점이 바로 사역이 아니라 그것을 정리하고 이론화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Y선교사 자신만이라도 계속 공부를 해야겠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선교학 박사 코스를 공부 한 것이다.

 

선교 단체는 선교사들이 보낸 기도편지나 보고서 등 많은 선교지 자료들을 잘 보관하여야 한다. 보관할 뿐 아니라 연구원들을 두어 그것을 정리하게 하고 한국 교회와 선교사 후보생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자료들이 역사적인 자료가 될 때 한국 교회 선교는 한걸음 더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선교사들에게 있어서도 사역에 대한 정리 혹은 사역을 이론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사역이다. 단순히 시간이 남아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 자체가 현재 하고 있는 사역과 똑같은 사역이요, 그 사역의 결과는 대대로 후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기에 기록과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 선교가 사역이나 전략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보니 일을 하는 것도 준비나 계획에 앞서 일단 시작하고 본다. 선교지의 사정이 어떤지도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 선교사를 일단 보내놓고 본다. 선교사가 그 사역지에 적합한 적응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지도 않고 파송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선교사들이 중도에 쉽게 포기한다. 그리고 선교지나 선교 사역을 쉽게 옮기고 바꾼다. 한국 선교의 전략의 부재의 결과다. 이제는 역사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정리하고 이론화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역사적인 마인드로 전략을 세우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한국 교회 선교가 장기적으로 하나님께 세계 선교를 위해 쓰임 받을 수 있는 요소이다.

 

(4) 한국 선교 단체들은 협력하여 사역하는 것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협력은 하나님 나라 확장에 있어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이다. 누구도 혼자 일할 수 없고 혼자 다 할 수도 없다. 하나님은 모든 자녀들에게 다른 은사를 주셨다. 다른 은사를 주신 것은 서로 협력하라고 주신 것이다. 만약 협력이 안 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역행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협력은 그 자체만으로 사역이라 할 수 있다. 협력해서 어떤 일을 하기 전에 협력하는 모습 자체가 곧 사역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협력은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선교 단체들은 서로 협약을 하고 이중 회원도 인정하고 타 선교 단체에 위탁(seconding)하기도 한다. 선교 단체에서는 선교사 혼자 보내기 어려운 지역에 이미 사역을 하고 있는 다른 선교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 사역이나 지역적인 전문 선교 단체에 위탁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이 한국에 지부가 없는 국제 선교 단체에 소속이 되어 사역할 경우에는 한국 선교 단체가 후원자 관리나 재정 송금 등을 대신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이 곧 선교이지만 아직도 많은 선교 단체들은 다른 선교 단체와 협력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어떤 선교 단체는 자신의 단체가 무엇이 부족해서 협약을 하고 이중 회원권을 인정해야 하느냐고 말한다. 우리도 그 일은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다른 단체와 협력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볼 때 이기적이요, 독선적인 태도이다. 이 부분은 한국 선교 단체들이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할 부분이다. 자기도 할 수 있지만 하나님은 서로 협력해서 하라고 하셨다. 이것이 세계를 품는 그리스도인의 태도다. 나라와 민족을 뛰어 넘어 사역하는 선교 단체이기에 마땅히 교단과 선교 단체 간의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 이런 벽을 뛰어 넘지 못하면 선교 단체 간에 서로 경쟁관계에 있게 된다. 선의의 경쟁이 아닌 나만 이겨야 하고 나만 잘해야 하는 악의의 경쟁이 된다. 이제 한국 선교 단체들은 악의의 경쟁에서 탈피해야 한다. 한국 선교 단체들은 하나님의 관점에서 선교 단체 간, 선교사간에 서로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여러 선교 단체가 연합해서 하는 사역도 필요하다. ‘선교 한국과 같은 연합 행사는 아주 좋은 본보기이다. 한국 세계 선교 협의회(KWMA)에서 하는 연합 사업을 선교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MK 선교 단체들이 연합해서 MK 수련회나 MK를 위한 사역을 하는 것도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선교 연구 단체나 선교 훈련원들도 서로 연합해서 사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 단체들이 연합하여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선교 단체의 문들을 좀 더 열고 함께 이루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5) 한국 선교 단체들은 멤버 케어 분야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이미 전 장에서 멤버 케어 부분을 다루었듯이 선교 단체들이 이 일에 먼저 투자를 해야 한다. 선교 단체들은 한국 교회가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건강한 선교 단체 일수록 멤버 케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현재 선교 단체의 멤버 케어 시스템이 바로 선교 단체의 수준과 건강성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6) 한국 선교 단체들은 균형 감각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전략을 세우고 균형 잡힌 사역을 해 나가는 것이 부족하다. 한국 선교 단체들의 너무 강한 특성들이 균형을 깨뜨리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단체는 이것만 한다, 혹은 우리 단체의 철학은 이것이기에 다른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 선교 단체들은 너무 영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다. 선교는 기도와 사명과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일반 계시, 곧 자연 은총적인 측면이 무시되는 경우가 있다. 영적인 부분이 너무 강하다 보니 현지 문화나 선교사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해서는 관심이 줄어든다.

 

한국 선교 단체들은 선교라는 위대한 과업(?)에 지나치게 치우쳐 진정 중요한 한 사람의 가치를 무시하기도 한다. 사역이나 물질이 중요하다 보니 선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의 필요나 그 생명의 가치를 인정치 못하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선교지에서 내전이나 어려움이 있을 때 선교사의 생명 보다는 선교 사역을 위해 철수를 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대표적인 부분이다. 한국 선교 단체들은 균형 잡힌 선교를 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건강한 선교를 해야 한다. 사역이나 사람도, 영적인 분야나 일반 은총적인 분야 모두가 균형을 갖추는 선교 단체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7) 한국 선교 단체들은 선교의 전문성을 더 키워 나가야 한다. 선교가 다른 영역과 비교해서 전문 영역이라는 것을 이미 설명하였다. 그러나 선교 단체의 입장에서 아직도 전문성을 키워야 할 분야가 많이 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지도 따라 할 수도 없을 만큼의 선교사나 선교 단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전문성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선교 행정에 있어서도 행정적인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선교 단체의 행정이 그동안은 비전문가들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 온 부분이 있다. 행정에 문외한인 선교사들이 행정을 했기에 행정에 부족함이나 착오가 많이 있어 왔다. 한국 선교에서 선교 행정가라는 전문가를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 이제는 선교 행정가를 더 많이 키우고 발전시켜 나갈 때이다. 한국 교회 선교가 전문성에서 발전하지 못하면 한국 교회 전반적인 문제가 된다. 한국 선교가 한국 교회와 온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이제는 전문성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론

한국 교회 선교에 있어서 선교사가 선교사 되게 하고 바른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신학교와 선교 단체가 적합한 협력을 해야 한다. 선교사를 돕는 교회 담임 목사, 선교학자, 본부 사역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각 단체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선교사가 사역을 잘 할 수 있도록 원활한 협력을 하는 것이 한국 선교의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