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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 2024년 1월 26일(금) 42 날이 밝으매 예수께서 나오사 한적한 곳에 가시니 무리가 찾다가 만나서 자기들에게서 떠나시지 못하게 만류하려 하매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
-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이 있다. 오늘도 한해 계획을 계속 세우고 있다(세웠다).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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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1년 반 만의 외출 본문
지난 10월 22일부터 11월 23일까지 한 달 동안 한국과 미국에 다녀왔다. 한국에서는 GMP 정책 회의가 있어 혼자 참석하였고, 한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미국에서 우리를 후원하는 교회가 가족들을 미국으로 초청하여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기회를 가졌다.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는 GMP 정책 회의에 참석하였다. 회의에 참석한 선교사들이 모두 만족할 만큼 좋은 내용이었고 GMP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 심도 있는 토의를 하는 시간이었다. 선후배 선교사들이 함께 협력하고 서로 존중하며 회의하는 좋은 풍토를 만드는 회의였다.
미국 LA에서 한국에 가는 비행기가 대한항공이었는데 이륙하기 전에 아리랑 노래를 들려 주었다. 비행기 스피커에서 나오는 아리랑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는 감정이 느껴졌다. 그동안 외국 생활을 하면서 조국을 잊고 살다가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가면서 아리랑을 들으니 내가 조국을 떠나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러 가지 감정이 함께 솟아오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한국에서의 일을 마치고 선교지에 귀임하면서도 조국을 생각하면서 비행기에서 다시 한 번 눈시울을 적시었다. 이렇게 조국을 떠나는데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여행이 마음에 눈물을 흘리게 한 것 같다.
오랜만에 한국의 가을 정취를 느끼는 놀라운 은혜를 맛보았다. 단풍을 구경하며 즐겼던 과거를 생각하니 그때 가졌었던 설렘이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마음껏 즐기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잠시라도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은 고국을 방문한 선교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이 곳 에콰도르는 일 년 내내 꽃이 피어 있지만 한국의 가을과 같은 단풍은 없다. 누군가는 단풍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는데 오랜만에 느끼는 한국의 가을은 내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번에 하나님께서 기도에 철저히 응답해 주시는 것을 경험하였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시간을 잘 활용했고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해야 할 필요한 일들을 무리 없이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 기도의 응답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여행 경비를 채워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적절하게 채워 주셨다. 많은 도움을 주신 손길들에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싶다. 소중한 한 분 한 분을 통해서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보여 주신 것이다.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 가게 되었는데 적절한 치료도 받고 건강을 회복하는 은혜도 누렸다. 선교지에 살면서 지치고 힘든 몸을 치료한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가족들을 만나면서 점점 나이 들어가시는 부모님과 형님들과 함께 살지 못하는 것이 마음 아팠다. 언제나 그분들을 모시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하였다. 만날 때는 즐겁고 반가웠는데 헤어질 때는 슬픔과 고통을 한꺼번에 짊어져야 하는 가족들께 죄송한 마음이 컸다. 나는 이럴 때마다 할 말이 없다. 단지 하나님을 바라볼 볼 뿐이다. “하나님! 가족들을 위로해 주시고 가족들에게 평강을 주소서. 아멘.”
이번 여행에서 선교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몇 가지 물건들을 구해 올 수 있었던 것도 감사의 제목이다. 선교지와 비교할 때 한국에는 선교지에서 구할 수 없는 싸면서도 편리한 정말 좋은 물건들이 많이 있다. 그런 물건들을 볼 때마다 모든 것을 다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욕심을 제어하는 절제력이 필요했지만, 결국 이민 가방으로 3개를 가져왔으니 욕심이 지나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어떻든 선교지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 특별히 새로 나온 책들을 많이 구입해서 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소화가 안 되어 비행기 여행 중에 많이 힘들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밥 한 숟가락을 먹을 수가 없을 만큼 소화가 안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밥을 먹고 거기다 술까지 마시는데, 나는 밥은커녕 음료수 한 잔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비행기에 탄 많은 사람들은 술과 맛있는 기내식을 먹으면서 여행을 즐기는데 나는 선교지에서 사역하다가 고국에 돌아가는데도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주님께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주님! 저 사람들은 여행하면서 술을 마시면서 즐기는데 저는 밥도 못 먹고 이렇게 고생해야 합니까?” 그때 주님은 이런 마음을 주셨다. “그래 소화가 잘되게 해 줄테니 너도 저 사람들처럼 술을 마시면서 즐길래?” 바울에게 하셨던 “네 은혜가 네게 족하다.”라는 주님의 말씀이었다.
또한 여행 중에 말씀을 보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내 종 야곱아 두려워 말라. 이스라엘아 놀라지 말라. 보라, 내가 너를 원방에서 구원하며 네 자손을 포로된 땅에서 구원하리니 야곱이 돌아와서 평안히 거할 것이라. 그를 두렵게 할 자가 없으리라.(렘46:27)” 이 말씀이 아픈 중에 많은 위로가 되었다. 이 말씀으로 인해 하나님의 주신 마음의 평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비록 몸이 힘들기는 했지만 주님이 주신 평강과 기쁨으로 기분 좋은 여행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긍휼을 주셔서 건강의 회복과 영적 충전을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여행이 되었다. 주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하면서 이곳에서 선교사로서 더욱 하나님께 충성하리라 다짐해 본다. (200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