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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두 사람의 죽음 본문

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두 사람의 죽음

후앙리 2020. 8. 11. 12:15

작년 1221일에 우리 교회 주일학교에 나오던 6살짜리 어린아이(Gabriela)가 뀌또 시내에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였습니다. 외할머니와 외삼촌과 함께 시내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는데, 큰 길에서 길을 건너다가 갑자기 나타난 차에 치어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대낮에 아이를 치었던 차가 그냥 달아나 버린 것입니다. 사고 후에 5분 정도 지나서 경찰이 왔는데, 사고 처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빨리 시체를 치우라고만 강권하고 가버렸답니다. 경찰이 조사하여 사고를 낸 차를 바로 뒤 따라 갔다면 분명히 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토요일이라서 달아난 길이 교통 체증으로 막혀 있었고 그 방향에 터널이 있어서 다른 데로 빠져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 아이가 가난한 인디헤나 아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를 잃은 부모와 친척들은 너무나 큰 상처를 받게 되었고 특별히 함께 있었던 할머니는 자기가 아이를 죽였다고 생각하면서 심한 우울증으로 고통 가운데 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공의가 사라져 버린 이 나라의 한 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내면 무조건 도망가 버리는 운전자들의 나쁜 습관과 돈을 주지 않으면 사고 처리를 전혀 하지 않는 경찰들의 무책임이 만들어낸 비극입니다. 그 가족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바라면서 저희들이 계속해서 심방하고 있으며, 오직 복음만이 공의를 실현할 수 있음을 느끼면서 에콰도르에 복음이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가난한 자들의 설움을 보시는 하나님만이 참된 위로자입니다. 그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소망 가운데 이겨 나가는 이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인디헤나들이 이런 고통 가운데 오히려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누구보다 더 많은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하기를 기도합니다.

산따 아니따 마을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지난 119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나이가 50세 되신 분이신데, 신장에 문제가 생겨서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된 것입니다. 신장이 좋지 않게 된 이유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그 가족이 모두가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그 가정의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이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제가 병원에 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아주머니는 감사하게도 복음을 받아 들였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있다가 죽음을 맞게 되었는데, 너무나 가난하여 장례를 치를 비용마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에서 장례비 전체를 도와드렸습니다. 장례식 때 고인의 남편과 큰 아들은 여전히 술에 취에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이 죽음을 통해서 술 중독이 이처럼 한 인생과 가정을 완전히 파괴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복음을 알지 못해서, 내려오는 나쁜 습관 때문에, 가난이 너무 심해서 술에 중독이 되어 삶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더구나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이 가정처럼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습니다. 한편으로 악한 영이 술로 이 마을을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마을에 있는 성당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인 신부는 마을에 행사가 있으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춤을 춘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버지(이곳에서는 가톨릭 사제를 아버지라 부른다.)’가 술을 마시기에 모두가 다 마셔야 된다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합니다. 술이 자신의 인생과 가정을 망하게 하는지도 모른 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복음만이 이들의 술로 사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며 저희 교회에서 알코올 중독 문제를 위해 기도하며 적극적으로 그 폐해를 가르치고자 합니다. 고인의 결혼한 둘째 아들은 가족과 함께 지금 교회에 잘 출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복음만이 유일한 소망인 것을 확인합니다. 인간 근본의 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복음뿐입니다. 그 복음이 이 나라에서 힘을 발휘하도록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 2003.2.9 기도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