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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는 유익이 있다. 오늘도 한해 계획을 계속 세우고 있다(세웠다).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같
- 오늘의 말씀 2024년 1월 26일(금) 42 날이 밝으매 예수께서 나오사 한적한 곳에 가시니 무리가 찾다가 만나서 자기들에게서 떠나시지 못하게 만류하려 하매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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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소망 교회 야외 예배 본문
소망 교회는 2,000년 초에 개척된 교회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소망 재단에서 교회가 필요해서 변진석, 박성민 선교사님 두 가정이 주도하여 시작하였다. 내가 안식년으로 한국에 있을 때 개척이 시작되었는데, 안식년을 마치고 이곳에 와 보니 벌써 많은 성도가 참석하고 있었고 교회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또 하나의 교회를 이 땅에 허락하셨고, 장애인을 중심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인도하셨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교회 개척이었다.
소망 교회에서 이번에 1박 2일로 야외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우리 가족도 함께 참석을 하였다. 10여 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아이들과 어른을 합해서 총 40명 정도가 야외 예배에 함께 하였다. 이 예배에서, 변, 박 선교사님은 한 강의씩 맡아 강의를 하였고, 나는 예배의 설교를 맡았다. 함께 교제하고 운동하고 휴식하고 찬양하는 시간도 가졌다. 짧은 하루였지만 모든 프로그램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개인적으로는 장애인들을 가까이에서 직접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장애인들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계획된 것들이 많이 지체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천천히 진행되는 프로그램들 가운데 오히려 많은 시간을 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을 수 있어서 내게는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함께 오락 시간을 가질 때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참으로 즐거워하였다. 천진하게 노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천사와 같았다. 그들은 늘 소외된 곳에서 가족들의 돌봄도 별로 없이 혼자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가난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일하러 가야 하기에 장애인들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모처럼 넓은 야외에 나와 함께 논 오늘이 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된 것 같다. 그들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물론 비장애인들만의 시간이었다면 프로그램도 더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더 마음껏 뛸 수도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그들과 함께 영혼을 나누는 시간이었고 내면에 인간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함께 이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하는 시간에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없는 장애인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한 아이는 장애가 심해서 밥을 먹을 수 없고 매 식사 때마다 죽을 먹어야 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이 아이를 먹이기 위해서는 믹서로 밥을 갈아 죽을 만들어야 했다. 또 어른들이 식사를 하면서 교대로 밥을 먹여 주어야 했다. 이 아이에게 밥을 먹여 주는 영광스러운 기회가 내게도 찾아왔다. 처음에 이 아이의 입에 숟가락을 대 줄 때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제 세 돌을 지난 아이가 전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입만 겨우 벌리는 모습을 보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이 아이의 입에 숟가락을 넣어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밥을 먹기 위해 입을 벌리면서 어떤 생각과 의식을 갖는지 나는 모른다. 이 아이는 숟가락을 입에 갖다 대면 입을 벌릴 뿐 다른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다. “이 아이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사는가? 이 아이에게 하나님께서는 어떤 뜻이 있는가? 정말 공평한가? 이 아이의 인생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이 아이도 한 인간일진데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꿈틀거린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아이를 보면서 나 자신이 불평하며 살았던 것을 돌아보았다. 작년에 읽었던 “아담”(헨리 나우엔 저)이라는 책의 내용이 생각났다. 헨리 나우엔은 아담이라는 일어설 수도,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장애인을 돌보면서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예수님을 만났으며, 그 안에서 인생을 찾았다는 내용이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장애인들은 우리의 영혼에 깨우침을 주기 위해 보낸 하나님의 천사들이다. 우리에게 인생의 의미를 가르치기 위해 보낸 하나님의 사자들이다.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말씀대로 겸손하게 살라고 외치는 하나님의 선지자들이다. 이처럼 귀한 천사들과 사자들과 선지자들을 섬기는 귀한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더욱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고 기도한다. (200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