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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일상의 영성 본문

선교와 영성/영성 자료

일상의 영성

후앙리 2021. 6. 2. 16:09

과거 수도원장을 지낸 분들 가운데 마르틴 루터에게 영향을 준 버나드(끌레르보에 베르나르도)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이 산 꼭대기에 있는 수도원의 원장으로 있을 때 수도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한 젊은이가 수도원에 도착했습니다.

헐레벌떡 오는 청년에게 어떻게 오셨나요?”라고 묻자 청년은 수도사가 되고 싶어서 왔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버나드는 아직도 숨이 가라앉지 않는 청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숨이 많이 가쁘신가 봐요, 당신은 이 산을 올라오는 동안 무엇을 보셨나요?” 그러자 청년은 저는 원장님을 만나려는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올라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버나드가 혀를 끌끌 차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럼 당신은 산을 올라오는 동안 이 산에 걸려 있는 구름도 보지 못하셨군요. 산골짜기에 맑은 샘물이 흐르는데 그 샘물의 노랫소리도, 새들의 노랫소리도 못 들으셨군요. 당신은 여기 올라오면서도 수많은 진리들을 놓쳤습니다. 그런데 이 꼭대기에 올라와 무슨 진리를 찾겠다고 하십니까?”

하루하루의 과정 속에도 보석 같은 순간, 아름다운 순간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매 순간 나뭇잎 하나보고 감격하고, 구름 한 번 보고 감격하며, 즐거워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 일상이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제가 좋아하는 켄 가이어라는 사람이 묵상 집에서 들려준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 미국인이 멕시코로 관광을 갔는데, 시장에 들어서니 인디언 출신의 노인이 양파를 팔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다가 얼마냐고 물어보자 가격을 말합니다.

관광객이 제가 5줄을 사면 깍아 주겠습니까?” 라고 하자 깍아 주겠다고 했습니다. 관광객은 다시 제가 10줄을 사면 깍아 주시겠습니까?” 라고 물었고, 인디언 노인은 역시 깍아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광객이 그럼 제가 여기 있는 20줄을 전부 다 사면 얼마를 깍아 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그 인디언 노인이 관광객을 바라보더니 안 팔아요라고 했답니다. 관광객이 노인에게 장사하러 나왔는데 왜 안 판다고 하지죠?” 라고 묻자 노인은 말했습니다.

이걸 지금 다 팔아버리면 오늘 하루 내 삶이 없어집니다. 이 시장에는 제가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또 내 친구들이 많은데 그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삶이 없잖아요. 여기 보세요. 태양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나는 이 햇빛도 즐길 수가 없잖아요. 지금 이걸 다 팔아버리면 오늘 내 삶이 없어집니다.”

우리가 오늘 하루 이런 삶의 부요함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 삶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질까요? 우리가 그것을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봅시다. 숨쉬는 순간마다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부요해지고, 얼마나 멋지게 달라지겠습니까?  (영성의 길. 이동원). 2020. 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