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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교육 연구원(IMER)

진정한 개혁 본문

선교와 영성/선교는 삶이다

진정한 개혁

후앙리 2020. 8. 17. 11:54

언젠가 어떤 선교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선교지에서 선교사님들 간에 서로 잘 지낼 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선교사들은 서로의 사역과 삶, 가진 지식과 언어실력에 대해서 서로 부딪힐 때도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자신이 불리해지면 어떤 선교사는 이 나라에 언제 도착했는가에 대한 이슈를 들고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이슈를 들고 나오는 선교사의 정체성은 선교사역 기간에 있다는 것이다. 실력이 없으면 실력보다는 선교사 사역기간을 앞세우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가를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목사라는 직함에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있는 목사는 다른 사람이목사님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화를 낸다. 이런 목사는 어떤 전도사가 교회를 개척할 때 전도사가 무슨 교회 개척을 하느냐고 깎아 내리기도 한다. 평신도 선교사들은 평신도라는 것 때문에 주눅이 들어 사역을 하는 것을 본다. 내가 아는 선교사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다.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선교를 하면서 교회를 개척해서 사역을 잘 하고 있다. 그런데 소위 목사 선교사들은 평신도가 무슨 교회 개척을 하느냐며 평신도가 잘하고 있는 사역을 깎아 내린다.

 

목사 직함도 중요하지만 목사의 정체성은 더 중요한 것에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주님 안에서 형제요, 자매다. 목사이기 전에 우리는 형제이다. 목사라고 부르면 좋지만 형제라고 부르면 더 좋아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목사라는 직함에 두는 것이 아니라 형제라는 관계에 둘 때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오래 전에 어느 교회에서 사역하셨던 목사님께서 교회 개혁을 시도하였다. 교회에 처음 부임해서 여러 가지 개혁들을 시도하는데 장로님들이 잘 따라주었다. 목사님께서 교회의 본질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지원하는데 있다고 하였다. 장로님들은 이에 동의하였다. 그 일을 위해 어떤 장로님은 몇 억 원을 헌금 하는 일도 있었다. 어느 날 이 목사님은 목사와 장로의 신임을 묻는 투표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성경을 통해 볼 때 장로직은 종신직이 아니라 임기제에 더 가깝기에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그러자 장로님들은 신임을 묻는 투표에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였다. 새로운 교회 개척을 위해서 몇 억 원씩 헌금하는 헌신된 분들이 왜 그토록 장로임기제에 반대를 했을까? 그 교회 장로님들은장로라는 직함이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장로님들은 돈보다 직함에 중요성을 두고 사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교회는 별문제 없이 장로임기제를 채택하여 실행한다. 그런 교회 장로님들은 자신의 정체성을장로라는 직함에 둔 것이 아니라 장로로서 해야 하는사역자체에 두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사역이 중요하기에 장로 직함정도는 내려놓을 수 있다. 사역을 위해서 장로라는 위치가 필요해서 장로가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내려놓아도 된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장로라는 직함이 정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선교사들도 각자가 다른 위치에서 사역을 한다. 각자의 선교 사역의 철학이 다르다. 사역의 방향과 내용도 다르다. 사람을 키우는 것에 중요성을 두는 선교사들은 건물을 몇 개 지었는지에 별 관심이 없다. 반대로 건물을 짓고 프로젝트 성 사역에 중요성을 두는 선교사들은 때로 사람보다는 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나의 동기 목사 중에 한 분은 교회개척을 시작하기 전에 유럽교회에 순례를 갔을 때 유럽교회에는 사람은 없고 웅장한 교회건물만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은 교회를 개척할 때 건물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교회 건물을 짓는 것보다는 사람을 세우는 데 목표를 두기로 했다. 지금도 1,000명이 넘는 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셋방살이를 한다. 대신 그 교회는 교회 외부를 위해 많은 사역을 한다. 선교를 하고 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주로 하는 교회이다. 이 목사님은 사람을 세우고 양육하는데 목표를 두었기에 대부분의 교회가 교회 건물부터 지으려고 할 때 사람을 위한 곳에 재정을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는가? 사역 철학을 어디에 두는가? 참된 개혁이란 내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잘못되었다면 과감히 바꿀 수 있는 것이 참된 개혁이다. 나의 뿌리가 잘못되었다면 바꿀 수 있는 용기가 바른 개혁 정신이다. 나는 선교사의 뿌리를 어디에 두고 사는가? 현지인을 예수님처럼 생각하며 섬기고 복음을 전하는가? 현지인 한 사람을 귀히 여기고 사람을 키우는가? 아니면 후원교회의 뜻에 따라서 교회 건물 지어주고 현지인을 고용해서 월급주고 아직도 왕처럼 사는 선교사는 아닌가? 이렇게 질문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나를 되돌아본다.